실제사례 바탕 기업 도약 전략서, 겸손한 리더십 돋보여

●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김영사/ 1만5,900원이 책은 언론이나 인터넷, 대학교수, 사회적으로 덕망 있는 기업가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경영서로 2002년 한국어판이 첫 출간되면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이 같은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업의 실제 사례를 집대성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즉 5년에 걸쳐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발전한 11개의 회사를 선정해 해당 회사들이 다른 회사들과 어떻게 다른가를 심층분석한 실제 사례 중심의 연구보고서 형식을 띠고 있다.21명 팀원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이 책은 체계적이면서 논리적인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독자들로 하여금 출발지는 어디이고 목적지가 어디인지 정확히 안내한다. 9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물이 흘러가듯이 1장에서 9장으로 목차에 따라 정독하는 것이 좋다. 적재적소에 제시된 각종 그래프와 도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좋은 역할을 한다.이 책은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에 성공한 회사들의 공통점이 무엇인가’라는 관점보다 ‘도약에 성공한 회사들이 공통으로 비교 기업들과 구별되는 점이 무엇인가’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일정한 기준에 의거, 도약에 성공한 기업군과 실패 기업군을 선별해 신입사원과 경영진의 보수, 경영전략과 기업문화, 해고와 리더십의 스타일, 재무제표에서 인사관리 등 기업경영 전반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이 책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의 차별화 요인에는 크게 8가지의 속성(콘텐츠)이 있는데 이는 리더십, 선(先) 인재우선ㆍ후(後) 할 일, 냉혹한 현실 직시, 고슴도치 컨셉, 규율의 문화, 기술 가속페달, 플라이휠, 축적에서 돌파이며, 이들 속성은 유기적인 관계로 좋은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중에서 위대한 기업을 일군 CEO들의 리더십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형의 리더십이 아니고 전혀 ‘리더답지 않은’ 리더십을 갖춘 리더들이었다는 점이다. 나서지 않고 조용하며, 조심스럽고 심지어 부끄럼까지 타는 이 리더들은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융합물로 기업이 잘나갈 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도취돼 문제가 생기면 창문 너머의 환경을 탓하는 일반적인 기업의 CEO들과는 차원이 달랐다.이들은 모든 공을 철저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돌렸고 자신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얘기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겸손이 몸에 밴 ‘슈퍼 리더십’의 소유자들이었던 것이다. 개인적 겸손함과 전략적 의지를 겸비한 CEO에 의해 좋은 기업은 일대 전환점을 통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고 밝히면서 킴벌리 클라크의 CEO로 재직한 스미스, GE의 잭 웰치 등을 예시하고 있다.여기서 11명의 CEO 중 10명이 내부 승진이었고, 3명은 오너 가족으로 기업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아울러 위대한 기업들은 적재적소에 적합한 사람을 채용 배치하고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찾아내는 독특한 문화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는 ‘무엇을 할 것인지보다는 어떤 사람을 쓸 것인지를 우선시’하는 이들의 인사관리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이밖에도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비해 도약에 실패한 기업들은 확연히 드러나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건 잠시 안 좋은 것일 뿐이지 금방 좋아질 거야’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안주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또한 고슴도치와 여우가 싸울 때 여우가 아무리 꾀를 써서 다른 종류의 공격을 시도해도 고슴도치는 온몸을 둥글게 말고서 신이 선사한 자신의 가시를 무기로만 사용하는 오직 한 가지 방어만으로도 항상 이긴다는 우화에서 기인한 ‘고슴도치 컨셉’에서 기업들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핵심역량에 집중함으로써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는데 이는 무분별한 사업다각화로 다양한 부문에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어제의 신기술이 이내 곧 진부한 것으로 판단될 정도로 분초를 다투는 오늘날 이 책은 나름대로 ‘변하지 않는 절대진리 제공’이라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투영된 객관적인 경영서로 이 책은 다양한 각도에서 기업들에 통찰력(Insight)과 과제물을 안겨줄 것이다. 비록 미국기업의 사례를 들어 국내 사정에 맞지 않는 내용이 있다 할지라도, 이 책에 담고 있는 몇가지 원칙들은 깊이 수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