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성장전략 집대성… 구체적 실행방법 제시

● 김위찬ㆍ르네 마보안 지음/ 강혜구 옮김/교보문고/1만7,000원최근 ‘옐로 테일’이라는 호주산 포도주를 자주 접하게 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옐로 테일’이 주변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은 <블루오션전략>이라는 책과 절대 무관하지 않다. ‘이 포도주가 <블루오션전략>에 나오는 그 포도주야’라는 부연설명이 따라붙으면 <블루오션전략>과 ‘옐로 테일’을 머릿속으로 연결시키기에 바빠지기 시작한다.옐로 테일은 맥주와 칵테일의 고객을 관찰, 와인의 엘리트 이미지가 일반인에게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후 옐로 테일은 전통을 깨고 호주의 강한 문화적 특성을 나타내는 상징을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와인의 이미지 대신 생동감 넘치는 색깔과 캥거루 모티프와 잘 어울리는 소문자로 인쇄된 브랜드명은 호주의 이미지를 잘 반영했고 다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석좌교수가 같은 대학의 르네 마보안과 함께 저술한 <블루오션전략>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필독을 권했다고 알려져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책이 국내에 출간되기 오래전부터 국내 컨설팅업계의 컨설턴트들은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열독했다니 ‘옐로 테일’이라는 포도주가 아니더라도 일단을 읽어 봐야 체면을 차릴 수 있는 ‘필독서’가 됐다.대부분의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싸우고 있고, 차별화를 위해 투쟁하며, 경쟁우위를 위해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런 레드 오션(Red Ocean)에서는 산업간 경계가 분명하고 제한적이다. 가격은 점점 경쟁사보다 낮춰야 하고 게임의 법칙은 뻔하다.하지만 정반대의 접근 방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경쟁에 대해 벤치마킹하는 대신 자신만의 법칙을 세우고, 경쟁 없는 시장공간을 창조한다. 전략적 사고를 바꾸고 구조적 접근법을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시장 공간을 만들어 내는 일, 바로 이 책이 말하는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이다. 레드오션전략이 경쟁을 목표로 하며 존재하는 소비자와 현존하는 수요에 초점을 맞춘다면, 블루오션전략은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비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거나 포착한다.따지고 보면 이 책 스스로가 블루오션의 영역에서 승부를 걸었고 그 결과는 대박으로 보인다.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이라는 새로운 개념, 즉 블루오션을 만들어낸 것이 이 책의 절대적 성공비결이라면 과장일까. 결코 쉽지 않은 주제의 이 책이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글의 콘텐츠 외의 요소들도 큰 역할을 했다. 깔끔한 편집과 쉬운 문체, 다양한 사례 등으로 어려운 주제가 절대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설명되고 있다. 한마디로 술술 넘어가는 기분 좋은 책이다.기존의 경영론은 한마디로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에 주목했다면 경쟁과 무관한 영역인 블루오션은 생각만 해도 화려하다. 하지만 지나침은 부족함보다 못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경쟁전략은 방법론만 있어 왔다는 저자의 주장은 지나치다. 경쟁전략의 다양한 방법론도 있어 왔지만 성장전략이나 신사업전략이라는 주제하에 블루오션에서 주장하고 있는 가치혁신을 가치명제, 서비스 오퍼링(Service Offering), 고객 니즈 분석 등 다양한 방법론으로 똑같은 블루오션 창출을 위해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다만 상대적으로 경쟁전략의 방법론은 교과서에 많이 나와 있지만 성장전략 등의 방법론은 컨설턴트의 밥벌이 도구로 숨겨져 있었다. 결국 이 책의 핵심 장점은 ‘있으나 드러내지 않았던’ 그들만의 비기를 과감하게 조목조목 쉽게 단계별로, 적용이 가능한, 그것도 충분하고 타당한 사례를 활용해 과감하게 다 드러냈다는 데 있다.마치 이 책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라가면 블루오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미소를 지으며 책을 덮게 된다. 물론 ‘다 알아! 그러나 실행이 쉽지 않아!’라고 항변하는 독자들이 예상된다. 책은 ‘전략실행을 전략화하라’는 별도의 장을 만들어 조직관리, 변화관리 등을 논하면서 독자들의 항변을 일거에 해결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2005년도 이제 막바지다. 올해도 경쟁의 레드오션에서 싸워 이기는 전략을 고민했다면 2006년은 경쟁 없는 블루오션에서 승부함을 어떨까. 연말휴가를 조금 양보해 <블루오션전략>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