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세대인 10년차 직장인들의 가정생활은 어떨까. 먼저 가장(혹은 주부)으로서 자신감은 ‘약간 있는 편’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46%의 응답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반면에 ‘별로 자신 없다’는 답변은 22%에 달했다. 자신감 넘치게 가정생활을 이끌고 있다는 10년차는 19%에 불과했다. 결국 자신 있다는 의견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비교적 젊은 세대답게 빡빡한 삶에도 불구, 본인의 역할ㆍ위치는 그런대로 지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존재이유를 잃은 50대 이후와 극명하게 갈리는 대목이다.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물었다. 먼저 배우자와의 시간. 응답자의 51%가 하루 1~3시간을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3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직장인 10년차는 단 11%에 머물렀다. 배우자와의 대화시간이 1시간 미만인 경우는 20%로 집계됐다. 이중 5%는 30분도 채우지 못했다.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도 비슷했다. 1~3시간(33%), 30분~1시간(26%)이 제일 많았다. 10년차 직장인 J모씨는 “아침에는 정신없이 출근하기도 바쁘다”며 “가족과 얘기하는 시간은 퇴근 후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1~2시간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그나마 자녀들이 커갈수록 대화시간은 더 줄어든다고 덧붙였다.10년차 샐러리맨들의 가사분담은 어떨까. 과반수에 약간 못미치는 46%의 응답자가 ‘아내가 주로 맡되 남편이 돕는 형식’을 꼽았다. ‘아내가 전적으로 부담한다’(20%)와 ‘절반씩 맡는다’(17%)가 그 뒤를 이었다. 아무래도 전자는 남편의 외벌이, 후자는 맞벌이일 확률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연령이 낮고 맞벌이일수록 남편의 가사분담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남편이 빨래ㆍ청소를 맡는다면 부인이 요리준비ㆍ설거지를 책임지는 식의 역할분담이다. 최근 <맞벌이 부부로 산다는 것>이란 책을 쓴 전경일씨는 “한 사람만 희생해선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며 “주중 당번제처럼 양성의 평등을 실현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역시 딜레마는 자녀교육. 조기유학 여부를 물었다. 응답자의 47%가 ‘여유만 있다면 보내고 싶다’며 한국의 교육현실에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 주로 30대 후반의 초ㆍ중학교 학부형답게 이들 직장인 10년차들은 자녀교육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반면 ‘교육에 만족하지 않지만 조기유학 보낼 생각은 없다’가 25%로 나타났다. 현재의 한국교육에 만족한다는 의견을 낸 사람은 5%뿐이었다.그래도 향후 생활수준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55%가 ‘약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우 높아질 것’이란 응답은 8%였다. 30대 후반의 왕성한 경제활동을 감안하면 일리 있는 장밋빛 전망이다.가정에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금전문제’(36%)로 나타났다. 주택마련ㆍ자녀교육ㆍ노후 대비 등 라이프사이클상 30대 후반부터 줄줄이 대기 중인 지출 항목들이 적잖이 부담스러워서다. ‘자녀교육’(31%)은 2순위 골칫덩이. 직장인 10년차 정도의 학부모라면 현재의 비정상적인 사교육 병폐는 누구나 동감하는 대목이다. ‘부모봉양’(8%)도 어려운 문제로 조사됐다. 응답자들 사이에선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의 봉양을 기대할 수 없는 첫 번째 세대”라는 말까지 들린다. 한편 고민상담은 ‘직장동료ㆍ친구’(41%)와 ‘가족’(39%)이 제일 많았다.피로를 푸는 데는 잠자는 게 최고(48%)로 꼽혔다. 목욕ㆍ운동(27%)이 그 뒤를 이었다. 영화ㆍ공연 등 문화생활(8%)로 에너지를 충전한다는 사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