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남의 일 아니다’ … 출산장려 프로그램 등장

저출산ㆍ고령화는 기업경영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생산인구가 줄어들고 기업 내 고령근로자가 늘어나면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해가 거듭할수록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노동부의 ‘2004년 임금구조기본 통계조사’에 따르면 5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37.5세다. 이는 10년 전인 1995년 35.1세보다 2.4세가 많아진 것이다. 55세 이상의 근로자비중도 8.4%로 지난 90년 3.0%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기업구조조정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고령화는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한국노동연구원은 ‘향후 노동인력의 지속적인 고령화가 진행돼 2020년에는 전체 노동력 중 50세 이상의 비율이 약 40%, 2050년에는 약 50%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승주 노동부 고용평등국장은 “오는 2010년부터 노동수요가 노동공급을 초과해 본격적인 인력난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 2월 ‘고령화ㆍ저성장 시대의 기업 인적자원 관리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기업들이 머지않아 절대 인력이 감소하고 중ㆍ고령 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생산성 위기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사정이 이러하자 ‘저출산이 남의 일이 아니다’고 인식한 일부 기업들은 출산율 높이기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출산율 장려 프로그램은 가동하고 있는 대다수 기업들은 여직원들의 육아와 출산을 지원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아시아나항공의 여직원들은 출산휴가로 120일을 쉴 수 있다. 근로기준법상의 출산휴가일은 90일이지만 산모(직원)가 원하면 30일을 덤으로 준다. 직원이 임신한 지 6개월 이전에 유산했을 경우 30일의 유급휴직 기간을, 임신 6개월이 지난 후에 유산하면 출산과 동일하게 간주한다. 여성근로자의 보육비용으로 월 7만원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TFT-LCD 부품업체인 디에스엘시디의 주부사원들도 어린 자녀의 육아걱정 없이 마음 놓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편이다. 전 직원 970명 중 주부사원이 297명인 디에스엘시디는 주부사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사내에 어린이집을 마련한 것이다. 회사에서 입학금과 급식비 및 교재비를 제외한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도 이득이 적지 않다. 현재 90여명의 어린이가 부모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 어린이집을 오가고 있다.직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 태평양은 육아시설 및 수유시설을 설치하는 등 임직원들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데 힘쓰고 있다. 본사의 ‘서울 어린이집’을 비롯해 용인과 수원 등 사업장마다 보육시설과 함께 유축기, 젖병소독기 등을 비치한 여성 전용 휴게실을 마련했다.유아복ㆍ유아용품 전문업체인 이에프이(옛 해피랜드)는 출산장려를 위해 ‘+1’(Plus One)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사내 가임여성 1인당 평균출산율을 1.19명에서 2.19명으로 높여보자는 취지다. 임직원은 물론이고 대리점주, 판매사원, 협력업체 직원들이 셋째아이를 낳으면 산후조리비, 격려금 등의 명목으로 5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셋째아이를 출산한 고객에게도 3년간 전국 이에프이 매장에서 전 품목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 카드를 발급해준다.이들 업체 관계자는 “여성인력의 고용을 늘리고 모성보호에 힘쓰는 기업에 탁아시설 건립액을 지원하고 운영비용의 세액공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해 모성보호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