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건강을 챙기는 훌륭한 도구가 되고 있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개인 운동 트레이너까지 고용할 수 있게 됐는가 하면 어려운 의학정보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인터넷 웹사이트들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바쁜 현대인에게 인터넷은 가정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도구가 된다.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체력단련 프로그램인 ‘e코칭’(e-coaching)은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어 최근 수강생이 부쩍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헬스클럽에 갈 시간조차 없이 바쁜 현대인은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개인운동 교습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한때 미국에서 e코칭은 대형 헬스클럽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었다. 대형 헬스클럽들은 바쁜 일상생활 때문에 헬스클럽을 찾지 못하는 회원들에게 e메일로 다양한 운동정보를 제공했던 것이다.하지만 최근 인터넷에는 일반인들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e코칭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했다. 워크아웃포유닷컴(workoutsforyou.com)은 예비신부를 위한 체중감량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마크앨런온라인닷컴(markAllenonline.com)은 철인3종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체력단련 코스를 제공한다.카디오코치닷컴(cardiocoach.com)은 혼자서 운동하는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MP3 음악파일을 공짜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준다. 팀인트레이닝오그(teamintraining.org)의 경우 암환자 돕기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무료로 e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e코칭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가격이다. 헬스클럽에서 전담 트레이너로부터 훈련을 받으려면 시간당 50~75달러의 비싼 강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e코칭은 일주일 회비가 기껏해야 5~10달러밖에 안된다. 회원이 되면 개인별 체형에 맞게 구성된 스케줄에 따라 운동을 하게 되며, e메일을 통해 날마다 목표 운동량을 검사받게 된다. 회원들은 운동을 하다 부상을 당하면 전문가의 e메일 상담도 받을 수 있고, 운동 스케줄도 재조정할 수 있다.물론 헬스클럽을 직접 방문해서 전담 트레이너로부터 훈련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운동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약속시간을 따로 잡아야 하는 등 온갖 불편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e코칭을 이용하면 편안한 시간대에 운동할 수 있고, 날마다 피드백(feedback)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더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고 e코칭 수강생들은 말한다.e코칭을 이용하면 유명 스포츠강사를 자신의 전담 트레이너로 고용하는 이점도 있다. 온라인 운동 프로그램인 제프겔로웨이닷컴(jeffgalloway.com)은 올림픽 육상선수 출신의 제프 겔로웨이를 영입, 맞춤형 ‘달리기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토털보디메이크오버닷컴(totalbodymakeover.com)은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개인 트레이너 봅 그린으로부터 12주 동안 ‘살빼기’ 개인교습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실제로 e코칭은 책이나 비디오를 보고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운대학 설문조사에 따르면 e코칭 수강생 가운데 체중을 5% 이상 줄였다는 응답자 비중은 45%에 달했다. 반면 책이나 비디오를 이용한 ‘나홀로 운동족’ 중 체중감량 효과를 봤다는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그러나 e코칭을 이용할 때도 주의할 점은 있다. 최근 e코칭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정말로 검증된 운동 프로그램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이나 야후에서 ‘온라인’(online)과 ‘개인 트레이너’(personal trainers)를 검색어로 동시에 입력하면 e코칭과 관련된 수십여개의 사이트들이 등장한다.e코칭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는 정말로 ‘일대일 개인교습’을 받을 수 있는지, 또 트레이너는 어떤 경력을 가진 사람인지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봐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일대일 개인교습을 한다고 선전해 놓고는 전혀 차별화되지 않은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있기 때문이다.옥석을 가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트레이너들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조사해 보는 일이다. 예를 들어 ‘미국대학 스포츠의학협회’(acsm.org)나 ‘미국 헬스클럽협의회’(acefitness.org), ‘전미체력단련협회’(nsca-lift.org) 등에 등록이 돼 있는 트레이너라면 안심하고 e코칭 수강신청을 해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온라인 체력단련 프로그램과 더불어 최근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건강 관련 인터넷 웹사이트는 ‘일반인을 위한 의학정보 웹사이트’다. 이들 사이트는 최신 의학정보를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쉬운 언어로’ 제공하기 때문에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의학정보 사이트들은 의사들과 의학 관련 저널, 시민단체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을 위한 의학정보 웹사이트 중 가장 대표적인 페이션트인폼오그(patientinform.org)는 암, 심장병, 당뇨병 등 현대인이 걸리기 쉬운 3대 질병에 대한 최신 의학정보를 다루고 있다. 이 사이트는 미국 암 소사이어티, 미국 당뇨병협회, 미국 심장병협회 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한다.이 사이트에서는 저명한 의학저널에 실린 최신 연구논문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이 첨부돼 있어 △최신 연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환자 치료에 어떤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배울 수 있다.이 사이트에 소개되는 의학정보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철저한 분석을 거친 것들이기 때문에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매달 수백건씩 쏟아져 나오는 의학 관련 논문들 가운데 일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뽑아 전문가들의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제공하고 있다.이밖에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만을 위한 의학정보 사이트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어린이건강에 대한 최신 의학정보를 담은 키즈헬스오그(kidshealth.org), 미국동맥경화연구학회 정보를 소개하는 웹사이트(nmss.org) 등도 유용하다.알츠하이머오그(alzheimers.org)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노인병 관련 최신 연구결과가 수록돼 있다. 암환자를 위해 전문가 상담 대화방을 운영하는 웹사이트(plwc.org)와 가정의학 관련 연구결과를 요약해 소개하는 패밀리닥터오그(familydoctor.org)에도 상당한 정보가 축적돼 있다. 미 국립보건원이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nccam.nih.gov/health)에서는 대체의학을 활용한 치료법을 공부할 수 있다.이처럼 의학정보 인터넷 사이트들이 대중화될 수 있었던 데는 시민단체들이 많은 역할을 했다. 상당수의 의학연구가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혜택을 봐야 할 국민들은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없었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불만이었다. 일부 의학연구소들은 연구결과를 공표하지 않고 독점적으로 활용, 의학정보 대중화에 역행하는 경우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신약개발과 관련된 정보들은 긍정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전달이 필요하다고 시민단체들은 지적해 왔다.이 같은 불만이 고조되자 미국 연방정부는 정부 지원을 받은 연구실적은 의학저널 웹사이트 등에서 1년간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최신 의학정보를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혜택을 보게 하자는 취지에서다.미국 암 소사이어티의 레오나르드 리히텐펠드 이사는 “일반인들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의학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일반인들이 의학정보를 많이 접할수록 의료기술 발전속도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쯤 지나면 병원을 찾아와 최신 의학정보에 대해 의사들과 토론을 벌일 환자들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의학정보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환자와 의료계, 정부가 힘을 합쳐 보다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을 만들어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