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펜션’을 입력하면 어마어마한 분량의 관련 사이트와 텍스트가 뜬다.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어느 사이트부터 방문해야 할지 아득할 정도로 ‘정보의 홍수’다. 민박이나 여관과 달리 펜션 이용자 대부분이 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예약을 하는지라 인터넷 마케팅이 치열한 까닭이다.하지만 잘 꾸며진 홈페이지를 믿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펜션의 입지가 소개 글과 다르거나 시설이나 서비스가 형편없어 여행을 망쳤다는 이용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에 펜션 건립이 줄을 이은 충남 안면도 등지에서는 삭막한 도로변에 조립식 건물을 지어놓고 손님을 손짓하는 ‘함량 미달’ 펜션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이다. 간혹 펜션을 이용한 범죄도 등장해 인터넷에는 ‘펜션 사기 구별법’과 같은 경고성 게시물이 돌아다닐 정도다.전국적으로 펜션의 수는 1,500~2,000개에 달한다. 오영관 휴펜션 이사는 “펜션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1,500개 정도, 나머지는 개점휴업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평창, 양평 등지는 포화상태라고 할 만큼 펜션이 과잉 건립됐다”고 밝혔다. 실제 옥션 등 일부 사이트에는 3만~5만원선까지 가격이 내려간 펜션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러브호텔처럼 ‘시간제 대실’ 영업을 하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펜션들이 궁여지책을 쓰는 것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펜션시장은 옥석이 가려지는 과도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김대중 전원클럽 팀장은 “펜션이 도입된 지 4~5년이 지나면서 업계 판도가 많이 바뀌었다”고 밝히고 “우후죽순 생겨난 예약대행업체들도 정리가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반면 펜션의 원래 의미에 충실하면서 체계적인 경영을 접목해 인기를 더하는 곳도 있다. 자연경관과 잘 어울리면서도 아담하고 개성미 넘치는 시설을 구비한 ‘진짜 펜션’들이다. 주인이 직접 거주하며 관리하는 것은 필수다.좋은 펜션에서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택 포인트를 명심해야 한다. 콘도 버금가는 비용이 아깝지 않을 만한 펜션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우선 여행지를 정했다면 해당지역 인근의 펜션 정보를 찾아봐야 한다. 첫 번째 포인트는 역시 인터넷 서핑. 홈페이지에서 내ㆍ외관 사진을 꼼꼼히 보고 반드시 이용객이 남긴 게시판 글을 읽어본다. 또 자체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지, 바비큐시설 등이 제공되는지, 애완견 출입금지 등 제한사항이 있는지, 관광지와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체크한다.두 번째 포인트는 전화로 확인하기. 인터넷으로 기본 사항을 파악했더라도 전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확실한 정보수집과 함께 펜션 운영자의 친절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펜션을 찾는 이유 가운데 ‘정겨움’과 ‘편안함’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운영자의 친절 마인드가 무척 중요하다. 특히 주인의 상주 여부는 중요한 선택 잣대다. 펜션에 상주하며 자기 집처럼 가꾸는 곳과 관리인을 따로 두고 체크만 하는 곳은 시설과 서비스,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최근에는 미디어를 통해 ‘스타 펜션’이 탄생하고 고객도 양극화가 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소문난 곳은 2~3개월 전 예약이 필수인 반면, 그렇지 못한 곳은 덤핑도 불사한다. 새로 지어지는 펜션도 이 점에 주목해 한층 고급화되는 경향이다. 별장, 전원주택으로 지은 집을 리모델링해 펜션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앞으로도 펜션업계 지각변동은 계속될 전망이다.드라마ㆍ영화 속 펜션펜션은 TV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심심치 않게 활용된다.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진 특색 있는 펜션은 홍보효과도 대단해 금세 ‘명소’로 부상하곤 한다.지난 1월 막을 내린 SBS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선 주인공 유진이 펜션 ‘꿈꾸는 숲’의 주인으로 등장했다. 유행을 적극 반영하는 트렌디드라마에서 펜션을 주무대로 삼은 것은 그만큼 펜션이 대중화되고 있다는 의미.드라마 주무대였던 ‘꿈꾸는 숲’은 실제로는 양평의 ‘블루마운틴’이라는 펜션이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유럽풍 목조주택이며 펜션과 카페를 겸하고 있다. 1,500평 대지에 2인실 3개, 4인실 2개의 객실을 갖춘 아담한 규모로 이용요금은 9만~12만원(이하 요금은 비성수기, 주말 기준). 30여평 규모의 카페는 사전 예약하면 세미나, 워크숍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이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데다 주변에 등산로, 산책로, 실개천이 있어 아늑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바비큐장, 연못, 데크, 잔디밭, 텃밭, 족구장, 배드민턴장 등을 갖춰 단체여행객에게도 편리하다. 라벤더, 자스민 등 허브 이름으로 명명한 방마다 비치된 책에서는 주인의 세심함을 읽을 수 있다.지난해 말 종영한 KBS2TV의 드라마 <오!필승 봉순영>에선 넓고 푸른 잔디밭이 인상적인 펜션이 등장했다. 주인공 일행이 함께 놀러간 장소로 잠깐 등장했지만, 이후 ‘이곳이 어디냐’를 묻는 질문이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질 만큼 관심을 끌었다.주인공은 충남 태안군 신두리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디퍼펜션. 1,400여평 대지에 자리한 이 펜션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다. 펜션 뒤쪽엔 송림이, 앞으로는 잔잔한 신두리 바닷가가 펼쳐져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적어도 2~3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방을 구할 수 없을 만큼 인기가 높다. 김우경 사장은 “뉴질랜드, 호주 등을 여행하며 본 아름다운 집들을 벤치마킹했다”면서 “오픈한 지 8개월 남짓밖에 안됐지만 골수팬이 생길 만큼 고객반응이 좋다”고 말했다.디퍼펜션의 트레이드마크는 1,000평에 달하는 잔디밭. 수입산 잔디를 심어 사시사철 푸르다. 모든 방에서 푸른 잔디밭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흔치 않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2ㆍ4ㆍ6ㆍ8인실 총 7개로 구성돼 있으며 요금은 8만~25만원. 바비큐 그릴과 숯을 무료로 빌려주는 것도 장점이다.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바람둥이 이병헌은 김효진을 데리고 환상적인 여행을 떠난다. 그가 인도한 곳은 바닷가 절벽 위에 자리잡은 멋진 펜션. 안면도 황도의 휴먼발리펜션은 수많은 펜션이 몰려 있는 안면도에서도 유명세가 대단하다.지난 2003년 5월 문을 연 이곳은 2ㆍ4ㆍ15인실 총 19개 객실과 넓은 잔디밭으로 구성돼 있다. 푸른 정원 너머 바다에선 서해에서 드물게 일출을 볼 수 있다. ‘베란다로 해가 뜨고 현관으로 해가 지는’ 이색적인 경험이 가능하다. 썰물 때는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7만~40만원.휴먼발리 인근의 씨앤썬펜션도 드라마나 화보,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지명도가 높다. 2002년 6월에 오픈해 안면도에선 ‘1세대 펜션’에 속한다. 이곳 역시 벼랑 위에 위치해 바다 조망권이 최고다. 평범하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와 집기가 오히려 편안함을 자아낸다는 게 이용객들의 소감이다. 2~10인용 26개 객실이 구비돼 있고 이용요금은 7만~20만원. 워크숍룸, DVD룸, PC룸, 매점, 실내바비큐장 등이 구비돼 있다.이밖에도 안면도의 해를 품은 바다, 시인의 섬이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을 받았고 양평 솔베르크도 전도연 주연의 <별을 쏘다>에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시인의 섬은 천상병 시인의 생가를 안면도로 옮겨놓은 모종인씨가 운영하는 펜션으로 문학기행을 겸할 수 있다.여행작가 추천 펜션여행작가의 눈은 보통사람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남보다 먼저 좋은 곳을 돌아보고 그 소감을 전파하는 일을 하는 만큼 시야가 넓으면서도 날카롭다. 펜션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다. 여행작가들은 “객실을 잘 꾸며놓았다고 좋은 펜션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펜션의 원래 의미를 살려내기 위해선 시설은 물론 프로그램, 서비스, 주인의 심성까지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다.<테마펜션>의 저자 이경택씨는 “펜션이 난립하면서 경쟁력이 없는 곳들도 인터넷 마케팅 등을 통해 과대포장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잠자리가 여행추억을 쌓는 데 큰 기여를 하는 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이경택씨가 추천하는 펜션은 ‘프로그램이 있는 펜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울산 울주군 치술령 자락의 비홍산방(www.bihong.co.kr)의 경우 ‘문화펜션’을 지향하는 만큼 속이 알차다는 평가다. 600여평 대지에 통나무집과 황토 오두막이 들어앉은 이곳은 갤러리ㆍ찻집ㆍ공연장ㆍ작가 휴식처 등으로 나눠져 있다. 주말마다 야외공연장에선 무료음악회가 열리고 갤러리에서도 한달에 두세 번 그림ㆍ서예 초대전이 열린다. 울산에서는 문화ㆍ예술의 텃밭으로 이미 유명해진 곳이다. 2~4인용 원룸과 방갈로가 4만~12만원.평창군 봉평면의 메이페어샬레(www.mayfair.co.kr)는 리조트와 펜션의 장점을 모은 단지형 펜션이다. 휘닉스파크와 가까워 특히 겨울철 스키마니아의 지지를 얻는 이곳은 ‘스위스풍’을 표방하는 산장 스타일. 북미산 적삼목과 고급산장에서 사용되는 너와재로 지어졌으며 9m 높이의 전면 유리벽과 고풍스러운 가구가 특징이다. 500여평 대지 위에 건평 90평 규모로 건축됐으며 7개 동에는 각각 14평 커플룸 4개와 20ㆍ25평형의 패밀리룸 2개가 있다.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와 야외음악가든, 바비큐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을 갖춰 가족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이용요금은 11만~24만원.이밖에 강원도 홍천군의 흙이랑 별(www.soilstar.com), 강원도 철원군의 두루미펜션도 ‘강력 추천 펜션’이다. 흙이랑 별은 세련된 맛 대신 푸근한 정감이 살아 있는 황토방 방갈로 형태. 주인부부가 고객들과 함께 산나물 캐기 이벤트를 벌이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자연친화적 펜션이다. 철원 두루미펜션은 민통선 안에 자리잡은 입지를 십분 활용, 철새 탐조 프로그램을 가동해 반응이 좋다.<경상도> <방방곡곡 숨은 여행 즐기기> 등의 저자 전기환씨는 ‘자연경관이 좋은 펜션’ 3곳을 꼽았다. 석모도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노을내리는 아름다운 집, 청평의 북한강별장, 포천시의 숲속의 통나무집이 그곳이다. 전기환씨는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고 시설이 편리해 가족나들이에 딱 좋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노을내리는 아름다운 집(www.casamia1004.com)은 말 그대로 노을이 지는 경관을 방에서 바라볼 수 있는 펜션이다. 지난 2001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프로그램 ‘god의 육아일기’ 촬영장소로도 널리 알려졌다. 약 4,000평에 달하는 넓은 대지에 북미식 통나무집 카페와 산장이 자리잡고 있으며 농구 등이 가능한 300평 규모의 운동장도 있다. 야외 바비큐, 캠프파이어, 갯벌체험, 바다낚시 등도 가능하다.청평호반의 북한강별장은 경춘국도 드라이브 코스와 가까워 운치를 더하는 펜션이다. 별장형 독채가 따로 있어 단체모임에 적합하고 15ㆍ25평형은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이용요금은 10만~38만원. 남이섬, 대성리 유원지와도 가깝다.포천시 영중면의 숲속의 통나무집(www.tongnamujib.com)은 울창한 금주산과 통나무집, 꽃 나무조경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펜션이다. 금주계곡이 바로 옆으로 흐르고 있어 모든 객실 테라스에서 계곡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가 이어져 산림욕을 하기에 적당하고 여름철에는 물놀이도 할 수 있다. 2인용 객실과 가족용 객실이 각 3개씩 구성돼 있으며 이용요금은 9만~12만원.예약 전문업체 추천 펜션각기 수백개 펜션업체를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펜션 예약 전문업체들은 이용자들이 선호하고 자연경관과 건물이 잘 조화된 곳들을 추천했다. 다른 곳에 비해 경쟁력 있는 ‘우수 펜션’임은 말할 것도 없다.휴펜션이 추천한 양평군 강하면의 들꽃향연의 경우 돌담으로 둘러싸인 120년 된 한옥을 개조해 만든 특이한 펜션. 평화롭고 조용한 펜션의 모델이나 다름없다. 가평군 가평읍의 포시즌은 정원 가운데 수영장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넓은 데크와 오두막 정자, 산책로도 자랑거리. 수영장은 오는 6월25일부터 오픈한다. 양평군 단월면의 노르웨이숲은 새내기 부부가 함께 완성한 펜션. 북유럽풍 회벽과 벽난로, 데크가 북유럽의 정취를 한껏 뿜어낸다.저스트고가 추천한 평창군 ‘강가에FNR’는 금당계곡 옆에 자리잡고 있다. FNR란 ‘Forest and River’의 약자로, 펜션을 둘러싸고 있는 전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숲(Forest)과 언제나 맑은 물이 흐르는 금당계곡(River)을 표현한 말. 4~5월 숙박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맹인안내견으로 유명한 래브라토 리트리버 새끼를 분양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동화속오두막 펜션은 이름 그대로 동화 속 삽화처럼 작고 예쁜 펜션이다. 소나무숲 속에 커플룸과 가족실 등 모두 7개의 객실이 있으며 방마다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피노키오 등 이름이 붙어 있다. 남제주군의 제주굿하우스펜션도 손꼽히는 절경에 자리잡고 있다. 섭지코지, 성산일출봉과 인접해 있고 귤체험농장, 골프퍼팅장 등을 갖춰 다양한 레저활동이 가능하다. 푸른 풀밭 위에 목조주택이 한 폭의 그림 같은 곳.전원클럽은 다른 지역에 비해 펜션이 비교적 적은 지방의 펜션을 다양하게 꼽았다. 경남 거제시의 오션뷰, 강원도 춘천시의 해바라기, 충남 예산군의 예당반올림 등이다. 오션뷰의 경우 지세포항에 자리잡아 외도와 지심도가 한눈에 펼쳐지는 풍광을 자랑한다. 윈드서핑, 카약, 바다낚시 체험이 가능한 해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특징. 춘천 해바라기펜션은 앞으로는 호수, 뒤로는 울창한 숲이 자리한 배산임수 입지를 자랑한다. 여기에 100평짜리 연못이 있어 붕어와 잉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송어와 향어는 직접 요리도 가능하다고. 교육용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이 즐길거리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