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열심히 하는 게 제 노하우입니다.”서울 도곡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최경자 타워랜드 사장(49)은 소위 ‘부자동네’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꾸려가는 데 대해 “성실히 일한 것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제가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자신 있는 물건만 손님에게 권하면 사업의 결실은 자연히 따라옵니다.”전업주부였던 최사장은 불과 창업 4년 만에 4곳의 중개업소에 11명의 직원을 거느린 ‘여성사업가’가 됐다. 그녀는 ‘성실함’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가 가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첫 거래를 성심성의껏 도우면 그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됩니다. 창업 당시 알게 된 고객이 지금까지도 투자 때마다 조언을 구하러 찾아오기도 합니다.”최사장은 1999년에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했지만 85년에 있었던 1회 공인중개사시험 때부터 “이미 마음은 콩밭에 있었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본래 부동산투자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80년대에 사 두었던 참고서들을 이사할 때마다 바리바리 싸 들고 다녔습니다. 법이 개정되는 것도 모르고 말입니다.”결국 10년 넘게 간직해 온 꿈이 99년에 이뤄졌다. 아들이 유학을 떠나면서 여유시간이 생기자 본격적으로 시험에 매달렸던 것이다. 처음에는 운전면허시험 정도로 생각하고 뛰어들었다는 최사장은 서울 노량진의 공인중개사 시험대비학원을 다니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학원에 나가는 것만으로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을 한달 만에 깨달았기 때문이다.마음을 고쳐먹은 최사장은 아예 2개월 코스인 시험대비반 강의를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한달 동안 모두 수강했다. 이런 식으로 하기를 5개월. 무엇보다 반복학습이 중요하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서울 남산도서관과 집 앞 사설 독서실까지 오가며 준비한 덕에 1년여 만에 원하는 자격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곧장 실무에 뛰어들었다. 분양권 전매에 대해 배우고 싶어 잠시 건설사 분양사무소에서 일하기도 한 최사장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조그마한 공인중개업소에서 월 6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일을 시작했다.“그때는 그게 200만원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했습니다. 전부 새로 배워야 할 일 뿐이었으니까요.”두달 만에 2배의 월급을 주겠다는 공인중개업소가 있어 그곳으로 옮긴 최사장은 탁월한 영업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다시 6개월 만에 직장을 옮겼다. 새로 들어간 공인중개업소에서 최사장은 총수입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었다. 결국 이렇게 해서 1년 만에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지역 특성상 한 고객이 한번의 매매로 중개업자와의 관계를 끝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소유한 부동산도 많을뿐더러 딸, 아들까지 소개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구체적인 노하우를 알려 달라”는 수차례의 요구에도 “성실”이라는 일관된 답변만 유지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 또 최사장은 도곡동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까닭에 지역정보에 있어서도 다른 공인중개업소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었다. 그녀는 “특히 부자고객에게 거짓말은 안 통한다”면서 “좋지 않은 매물은 솔직하게 단점을 설명한다”고 덧붙였다.그녀는 부자고객에게 인위적으로 접근하는 일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고객을 존중하는 진실한 마음이 전달되면 배신하지 않는 게 부자고객의 습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각종 모임을 통해 인맥을 확장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고.“‘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다’며 명함을 돌린다든가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오히려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거든요.” 억대연봉자인 남편보다 수입이 많으냐고 묻자 최사장은 “특히 부동산 창업은 서비스업종인 만큼 직원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로 애써 대답을 피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TIP1. 시험준비 기간은 최소 1년.2. 자격증 딴 뒤에는 바로 실무에 뛰어들어라.3. 스트레스를 푸는 나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약력 : 1956년생. 99년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2001년 타워랜드 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