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진단업체들 잇따라 등장, 직장인 대상 컨설팅회사도 ‘희색’

공부만 잘한다고 인생에서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학점이 좋지만 결국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직장에 들어갔다가도 몇 년 다니지 못하고 퇴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더 이상 일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에 다시 들어가고, 직장을 바꾸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최근 들어 적성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번 발을 잘못 디디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궤도수정이 가능하지만 시간적으로 손해를 보는 만큼 미리미리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찾고 이를 계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적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문업체들의 활약도 예사롭지 않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적성을 진단하고 이를 계발시켜 주는 컨설팅업체들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특히 대상을 세분화해 학생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컨설팅업체가 있는가 하면 직장인 중심으로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2~3년 사이에 10여개의 적성 컨설팅업체가 생겨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대표적인 곳은 대치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와이즈멘토다. 종합진로지도컨설팅업체를 표방하는 와이즈멘토는 중고생을 주타깃으로 삼고 개인별 맞춤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직업경로 디자인’(Career Path Design)이라는 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의 경영컨설팅 기법을 이용, 학생들에게 최적의 진로를 찾아주고 있다.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도 매우 높다. 회원가입 비용이 77만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강남과 분당, 일산, 목동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담이 몰려들고 있고,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강연회에는 100여명 이상이 참석, 좌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조진표 대표이사는 “최근의 시대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지난해 이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며 “앞으로는 학교 단위로 진로적성교육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에듀플렉스도 학생들의 적성을 중요시한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목표의식 설정과 동기부여로 학생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이에 대비하도록 도와준다. 회사측은 “요즘은 중학생만 돼도 자신의 적성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계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멘토리, 슈레21 등도 요즘 들어 적성계발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등 업계의 대표주자로 평가받고 있다.학생들에게만 적성발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요즘 들어서는 직장인들도 뒤늦게나마 자신의 적성을 찾기에 힘을 쏟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상황이 이쯤 되다 보니 관련업체들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너서클펀더멘탈과 EF코리아는 교육분야에서 오랫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장인의 자기계발과 적성진단에 적극 뛰어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F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3~4학년 대학생이나 직장에 들어간 다음 더 이상 자기가 갈길이 아니라며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있다”며 “최대한 본인의 의사와 적성을 감안해 유학을 알선하거나 재교육을 통해 다른 길을 찾는 방법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적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카우트나 인크루트 등 취업포털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인ㆍ적성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들 업체는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적성을 중시하면서 주문이 밀려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스카우트의 경우 지난해에만 350여개 업체에서 주문을 받아 큰 성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인크루트도 2003년에는 단 20여개 업체와 거래했으나 지난해에는 70여개 기업에 관련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등 짭짤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적성과 관련된 비즈니스의 범위는 매우 넓다. 앞서 살펴본 대로 학생들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곳 외에 성인(대학생이나 직장인)을 주고객으로 삼아 서비스하는 업체까지 생겨났다. 여기에다 취업포털들도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적극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