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가격 오름세 … ‘장기투자처’로 손색없어

“잠룡, 드디어 깨어나나?”도심권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도로 등 제반시설이 미비해 개발에 제한을 받아온 서울 동대문구가 새롭게 비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 지역에 대한 각종 개발계획이 속속 발표되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발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시점에 가면 동대문구가 강북의 핵심주거지로 성장할 거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잠자는 용’ 동대문구가 개발호재를 등에 업고 신흥주거지로 부상할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일단 심리적 분위기는 한결 나아진 모습이다.서울시는 동대문구를 홍릉을 중심으로 한 산업벤처밸리와 전농동, 답십리동을 중심으로 한 뉴타운지역, 청량리역 일대와 제기동 약령시장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상권 등으로 구분지어 각자 특색에 맞게 발전시킬 계획이다.2차 뉴타운으로 확정된 전농, 답십리동 일대 27만3,000여평은 교육문화중심지로 개발되며 개발기본계획은 이미 수립된 상태다. 전농, 답십리뉴타운 예정지는 단독주택이 9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들이 전체 45%에 달해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이에 서울시는 이곳을 단독주택지 20%에 아파트 80%로 구성해 총 1만3,600가구의 뉴타운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해 놓았다.뉴타운 개발로 인해 도심 및 인근 지역으로 연계되는 교통망도 체계적인 정비가 예상되며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연결하는 경전철까지 연결되면 지역 내 유동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이밖에 서울의 대표적인 집창촌이었던 ‘청량리 588’인근 2만8,000여평은 균형발전 촉진지구로 지정돼 2013년까지 의료 실버타운이 조성된다. 시는 성바오로병원을 현재의 집창촌지역으로 이전시킨 뒤 여기에 대규모 의료시설 및 실버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았다. 대신 기존 성바오로병원터에는 업무, 판매, 주거시설이 들어서며 약 500평 규모의 동부청과물시장은 없애는 대신 단지중앙을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현재의 청량리역은 민자역사로 개발해 2008년까지 백화점과 대중교통환승센터를 갖춰 명실상부한 서울 동부의 핵심부도심권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지상 9층 지하 4층 규모로 건립되며 롯데백화점과 할인점은 물론 영화관 등의 엔터테인먼트시설과 식당 등의 근린생활시설이 마련된다.여기에 서울시가 가장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청계천 복원사업은 동대문구 개발의 ‘화룡점정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자연친화공간이 대폭 늘어나는 효과 외에 청계천벨트를 통해 도심권으로의 연계성이 향상된다는 점은 장기적인 전망을 한층 밝게 하는 요인임에 틀림 없다.한국도시개발연구포럼 전연규 대표는 “도심권의 변두리에서 서울 동부권의 핵심지역으로 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면서 “지역 내 각종 교육기관과 연계된 교육특화단지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현재 동대문구 대부분이 재개발구역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은 지역 내 낙후도가 얼마나 심한지를 나타내는 단적인 예다. 반대로 재개발 구역이 많다는 것은 앞으로 생길 개발이익 또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대문구는 성동구, 성북구, 종로구와 인접해 있어 개발에 따른 앞으로의 전망 또한 긍정적이다.뉴타운으로 개발 중인 전농 답십리구역은 주택재개발사업 5개 구역과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5개 구역, 자율정비구역 7개 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2차 뉴타운으로 개발되는 여타 지역에 비해서 사업진행속도가 빠르다. 현재 시세는 10평 정도가 평당 1,200만~1,600만원선이고 20평은 평당 1,000만~1,200만원이다.이 지역은 입지여건을 기준으로 볼 때 향후 지역 내 대표아파트타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의 집값도 상한가를 기록 중이어서 답십리동 대림 e-편한세상 42평형의 경우 지난해 2월 말 3억2,500만원이었던 것이 1년 후인 올해는 3억4,500만원으로 값이 뛰었다. 전농동 신성미소지움의 40평형 분양권값도 지난해 2월 말 3억2,000만원에서 3월18일 현재 3억4,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1년 사이 불과 2,000만~2,500만원 정도 오르는 데 그쳐 시세차익이 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강북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거래량이 많지 않아 상승세가 크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게 하는 부분이며 이 같은 동향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문 휘경구역의 경우 현재 조합설립추진위가 승인을 받은 곳으로 다가구에서 다세대로 분할된 물건이 많이 나오고 있다. 20평 미만이 평당 850만~960만원선이고, 30평형은 평당 800만~820만원 선이다. 이밖에 제기동 경동시장 끝자락에 위치하며 성북구와 경계지역에 있는 청량리 6구역도 개발전망이 밝다. 지난 3월17일 발표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재개발사업에 있어서 시공사 선정시기가 사업시행 이후에서 추진위 구성 이전으로 앞당겨졌기 때문에 특히 지역 내 재개발사업이 초기단계인 곳들의 가격오름세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재개발컨설팅업체 미래파워 정해찬 과장은 “제기동 재개발구역 상당수가 사업이 초기단계여서 시공사 선정 등으로 가격 상승세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제기동, 청량리동은 인근에 홍릉수목원이 있어 녹지여건이 우수한데다 현재 서울시가 홍릉IT벤처밸리를 구상하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재개발사업이 초기라는 것은 분할된 다세대주택들이 많지 않아 조합원수 증가로 인한 투자이익 감소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최근 들어 용두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용두동은 청계천 조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내부순환로를 이용하기가 편리한 곳이다. 용두동 80번지를 개발하는 용두1구역은 현재 구역지정이 신청된 상태로, 조합추진위는 11개동 아파트 1,054가구를 건립한다는 개발계획을 수립해 놓았다. 이 지역만 해도 청계천 복원사업과 연계되는 곳으로 10평이 평당 1,500만~2,200만원이며 20평이 평당 1,000만~1,100만원선이다. 두산건설이 시공사인 용두2구역의 경우 사업시행인가가 신청됐으며 해당지역에서는 4월 중으로 사업계획을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용두5구역은 관리처분만을 남겨놓았으며 20평이 평당 1,200만원, 30평이 1,000만원 정도에 매매되고 있다.이에 따라 인근 신동아아파트 매매값도 상승세를 타 29평형이 현재 2억4,500만원으로 지난해(2억2,000만원)보다 2,500만원 가량 올랐고 34평형은 지난해보다 1,000만원 오른 2억7,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성동구와 용산구, 마포구 등은 이른바 한강조망벨트가 지역 내 집값을 선도한다면 동대문구는 중랑천변과 동부간선도로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이다. 그렇다면 성동구에서의 한강조망 여부와 동대문구에서의 동부간선도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일단 부의 중심지인 강남권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는 데 있다. 성동구 옥수동, 금호동의 경우 한강조망이 가능하다는 점과 동호대교, 성수대교 등을 통해 강ㆍ남북 진출이 수월하다는 점이 아파트 값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다.이런 기준으로 볼 때 동대문구에서는 강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동부간선도로와 아파트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가 가격상승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현재 아파트 값도 이 같은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옛 장안시영을 재건축한 삼성래미안은 25평형이 3월 현재 2억8,500만원이고 33평형은 3억7,500만원, 43평형은 4억8,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현대홈타운 2차도 29평형이 2억5,950만원, 32평형이 2억8,961만원, 36평형이 3억2,839만원이나 된다. 이 정도면 성동구 행당동 집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3월에 입주한 브라운스톤 행당 23평형의 매매값이 2억7,500만원이고 31평형은 3억7,000만원대이다.재개발닷컴 유현권 대표는 “투자지역을 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개발재료, 투자시기, 가격 저평가 여부, 구매수요층 규모”라면서 “동대문구는 이 모든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처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