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특구지정 신청 계획 … 국제적 명성의 관광자원화 기대

서울 동대문의 명물인 약령시가 특구로 지정돼 한층 업그레이드된 면모로 바뀔 전망이다. 동대문구는 제기동, 용두동 일원 8만6,000여평의 서울약령시를 특구로 지정, 한방 관련산업의 중심지로 특화 발전시키는 방안을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5월 중 재정경제부에 특구지정을 신청, 7~8월 중 특구지정을 실현시킨다는 게 지자체의 계획이다.서울약령시는 한의약 관련업체만 1,000여개가 모인 전문시장이다. 조선시대 병자를 치료하는 구휼기관인 ‘보제원’이 있었던 유서 깊은 자리인 만큼 ‘한의약의 메카’라는 상징성도 적잖다.서울약령시의 기원은 196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지 중심이던 기존 한약재시장이 이때부터 서울 집중 시스템으로 재편되면서 서울약령시 유통체계의 기틀이 잡혔다. 경동약령시, 경동시장 등으로 불리던 명칭도 지난 95년 서울시가 전통한약시장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서울약령시’로 개편됐다.서울약령시의 진가는 거래 규모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녹용류, 약초류, 광물성 약재류 등 500~600여종의 품목이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연간 4만t에 이르는 전국 한약재 유통량의 70~80%를 담당할 정도로 관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규모 면에선 최근 특구로 지정된 대구약령시에 비해 7~8배 큰데다 상시 종사자수는 4,500여명을 헤아린다. 또 월방문객만 30만명선에 달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연간 2만명 가량이 찾고 있어 특구로서의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이다. 박승돈 동대문구청 지역경제팀장은 “특구로 지정되면 각종 규제가 완화돼 궁극적으로 지역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테마거리 조성, 편의시설 확충, 환경정비, 약재 안전성 확보 등을 통해 국제적 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실제로 특구로 지정되면, 한약업사마다 (한)약사를 반드시 둬야 하는 규정이 점포 10개당 관리약사 1명을 두는 ‘공동약사제’로 완화되는 등 한의약 관련사업의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각종 정비사업, 유통체계 개선을 통해 관광객 및 소비자 발걸음이 늘어나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동대문구청은 특구지정 추진과 더불어 한의약전시문화관(가칭) 건립도 진행 중이다. 신축 중인 동의보감타워 지하 2층을 문화관 건립용으로 매입하고 현재 설계업체 선정과 명칭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문화관은 전시실, 한약재 표본실,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돼 ‘생활 속 한의약’을 표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계획이다. 실소비자가 많이 찾는 서울약령시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 생활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동대문구청 의약과 유병일씨는 “약령시를 방문하는 환자와 쇼핑객, 관광객이 반드시 들르는 서울의 명소로 만들어 한약재시장 경쟁력 강화, 한방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설립목적”이라고 밝혔다.또 외국산 한약재의 수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산 한약재시장의 보호 역할까지 담당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