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도층 인사도 코리아 ‘Yes’…지역 특성 살린 교류행사 보완해야

태국에도 한국문화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한류 열풍 고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태국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는 한국문화는 영화, 드라마, 대중가요 등이며 인터넷게임, 한글과 김치, 인삼, 태권도, 소설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태국 내 한류는 2002년 TV드라마 <가을동화>를 시작으로 해 <겨울연가> 이후 한국 TV드라마를 고정적으로 방영하는 TV채널이 나타면서 경쟁적으로 확산됐다. 특히 이 두 개의 드라마의 경우 방콕 등 도시민들의 경우 사회적 지위 여부를 떠나 지금도 만나면 대화의 소재가 되고 있다.드라마의 경우 이 외에도 <호텔리어>, <옥탑방고양이>, <러브레터>, <순수의 시대>, <이브의 모든 것>, <인어아가씨>, <위풍당당 그녀>, <별을 쏘다>, <대장금> 등 대부분 인기 드라마가 지상파 TV를 통해 방영됐다.영화의 경우 아시아 영화 전용 채널 UBC(케이블TV) CH24에서 <쉬리>, <카라>, <화산고>, <리베라메> 등이 방영됐고, 극장가에서는 <…ing>, <바람난 가족>, <국화꽃 향기>, <장화홍련전>,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올드보이> 등 60여편의 영화가 상영됐다.소설의 경우 <가시고기>, <아홉살 인생>,<고슴도치>, <괭이부리말 아이들>, <아린이야기>, <가을동화>, <이브의 모든 것>,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도레미파솔라시도> 등이 태국어로 번역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며, 필자 또한 <아린이야기>, <아홉살 인생>,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번역출판 기념회에 참석, 축사를 하고 출판 관계자와 출판문화의 교류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대중가요의 경우 비, 세븐, 베이비복스 등이 인기가 있으며 이들의 음반도 수만장 이상이 팔릴 정도로 열기가 있고 또한 팬클럽도 구성돼 있다.또한 인기 있는 연예인은 원빈, 송승헌, 유지태, 전지현, 유진, 장동건, 장혁, 배용준 등이며 이들의 경우에도 팬클럽이 형성돼 있다.인터넷게임의 경우 라그나로크, 리니지, 포트리스(Fortress), 라그하임(Laghaim), 뮤 온라인(Online), 토크클럽(Talks Club) 등이며 이들 게임에 대한 열중으로 태국 정부에서 사회문제로 인식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이 같은 한류 열풍을 반영해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방콕 인근 촌부리에 위치한 부라파대학교 부설 한국학센터가 한국대사관 및 한국국제교류재단 등과 공동으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사상 처음으로 개최해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한국어의 경우 태국의 명문대학인 출라롱콘대학, 탐마삿대학, 부라파대학 등을 비롯해 주요 국립 12여개 대학에서 1,200여명의 학생이 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한국어 수강을 하고 있다. 한국어를 대학교에서 배울 기회가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주태국 한국대사관 문화홍보센터에서 초중급반 한국어 강의를 매주 개설하고 있으며 라디오 교육방송을 통해 매주 2회씩 한국어 라디오방송을 진행하고 있다.사스(SARS) 이후 김치를 비롯한 한국음식에 대한 인식이 변화돼 방콕시내 한국음식점에는 그 가격이 태국음식이나 양식 등에 비해 비싼 편임에도 불구하고 태국인 등 외국인이 가족단위로 많은 수가 한국음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전자제품의 경우 삼성, LG 등의 제품이 태국 내 가전업계에서 단연 앞장서고 있다.왜 이럴까? 매우 발전되고 특색 있는 배경설정, 스테레오 타입이 아닌 지루함이 없는 상황설정과 전개, 아시아인의 정서에 부합하는 내용, 첨단 IT기술을 이용한 촬영기법 등과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의 영향, 우리나라의 발전과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역할의 증대, 한국인의 국제무대에서의 활동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여겨진다.현재 태국인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는 태국 현지어 언론보도에서 엿볼 수 있다.주간단위로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고정적으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신문의 경우에도 영화광고 및 해설, 드라마 내용 소개, 배우 및 감독 소개, 대중가요 가수 및 음반 소개, 한국음식 및 관광지, 전자게임 등을 수시로 보도하고 있다.싱가포르의 교도뉴스도 최근 태국의 청소년들에게 한국 대통령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다수가 “모른다”고 대답할 것이지만 원빈이나 배용준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한결같이 “두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한국 스타들의 포스터를 방과 거실에 붙여놓고 있다”고 대답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태국 국민의 많은 수가 한류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나 방콕 등 도시생활자, 대학생, 회사원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점점 빠른 속도로 확산돼 가고 있는 상황이다.50대 이하의 태국 국민 상당수는 한국문화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고 한류 구성요소에 대해 최소 4가지 이상에 대해는 상당히 알고 있다고 보면 무리가 없다.태국 정부나 여론 주도층 인사들의 경우도 한국문화, 특히 영화, 드라마, 김치, 불고기, 태권도, 축구, 인삼 등에 대해 매우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나 온라인게임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게임 몰두로 학교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다.이들은 한국문화, 즉 한류를 이루고 있는 여러 요소에 대한 관심보다도 자국의 기술이나 기법 향상을 위해 영화감독, PD, 온라인게임 메이커, 소설 등 작가 등의 교류를 바라고 있다.한류를 어떻게 확산시킬까 하는 명제는 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에 해당된다고 본다. 그동안 한국문화의 확산을 위해 지역별ㆍ국가별 여건에 따라 초창기에 정부가 직접 계획을 수립, 시행한 경우도 있고, 민간부문의 교류 측면에서 지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본다. 민간부문의 창의성과 역량은 세계 어느 선진국에 결코 뒤처진다고 볼 수 없으며,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류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 대중문화부문은 비즈니스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그리고 상대국 정부와의 마찰을 초래할 수 있어 민간 차원에서 주도해야 한다.태국의 경우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달리 민간 차원에서 교류를 진행시킬 수 있는 사회 기반을 상당히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현재 우리나라와 영화, 드라마, 대중가요 등 대중문화부문에서 이벤트 개최 등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다만 정부는 이에 대한 지원사항이 있을 때 이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 한국어의 보급과 전통문화예술부문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문이라고 생각한다.또한 한류는 한국의 일방적인 문화전파가 아니라 한국문화와 외국문화간 상호교류 차원에서 접근, 확산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국가와 지역별 특성에 부합한 문화교류 프로그램이 마련(태국의 예를 들면 불교문화 교류전, 전통의상 교류전 등)돼야 한다.한류 확산은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한 종합홍보 차원에서 필히 이뤄져야 한다. 한류는 한국 및 한국인, 한국제품에 대한 이미지와 관련, 해외에서 부정적인 사항을 불식시키고 긍정적인 면을 확산시키는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면에서 한류 확산은 곧 국가이미지 제고라고 봐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는 민간부문이나 정부부문이 결코 분리돼서는 성과를 거둘 수 없듯이 한류 또한 민ㆍ관이 공동으로 보조를 맞춰 추진, 지원돼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의식이, 우리의 식탁이, 우리의 말이, 우리의 대학교육 커리큘럼이, 우리의 돌잔치나 성인식이, 심지어 우리나라의 문구류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관습이나 법, 제도, 생산품 등 정신적, 물질적 모든 요소가 한류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문화의 보급이 태국 내에 확대되면서 한류 열풍의 고조 조짐과 병행해 한국의 긍정적 국가이미지가 확산되고 이로 인해 한국산 제품 구매력이 증가되고 있다는 것이 태국 진출 기업체의 의견이다. 물론 각사의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과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 및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 지속적인 품질 및 디자인 개선 노력 등의 결과임은 강조할 필요도 없다.한류의 확산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의식과 태도가 견지돼야 한다. 한류는 교류이며 교류는 생각하고 계획하고 움직이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권위와 권위주의가 다른 것처럼 상대방이 우리의 것을 인정해야 진정한 의미의 한류가 전파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