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디자인분야 접목여지 많아… ‘박주영 신드롬’도 대형 호재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한류는 스포츠(축구), 김치(사스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 기업(삼성ㆍLG 등)으로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포털사이트(sina.com)에서 한류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휴대전화 한류’, ‘바둑 한류’, ‘자동차 한류’, ‘IT 한류’ 등의 용어가 등장하는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활발한 의견 개진이 새로운 한류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류는 바람, 즉 한국물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초창기 한류는 문화(대중문화)상품 자체의 가치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한류에 대한 경제ㆍ산업적 가치가 발굴되면서 프로모션 및 시장세분화 등 마케팅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용은 단기적인 것에 불과하며 중ㆍ장기적으로 산업경쟁력의 원천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산업경쟁력이 중후장대(重厚長大)에서 경박단소(輕薄短小) 단계를 거쳐 이제는 온후지정(溫厚之情) 단계에 진입했다고도 한다. 그리고 정보화 사회에서의 산업경쟁력의 원천은 신3D에서 출발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온후지정이란 바로 문화산업을 의미하며 한류가 곧 문화산업이므로 온후지정 측면에서 우리는 비교적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런데 한류는 신3D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신3D란 이른바 디지털(Digital), 유전자(DNA) 및 디자인(Design)을 일컫는 말이다. 디지털분야(특히 가전)의 경우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물론 기술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지만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티에 의해서도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새로운 제품이 개발ㆍ출시되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디지털제품이 먹히면 세계시장에서도 먹힌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신제품을 한국에서 출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이뿐만 아니라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인텔(2004년 초 홈네트워크연구소 설립), IBM(2004년 6월 유비쿼터스연구소 설립) 등을 들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한류가 경제ㆍ산업 측면에서도 유용한 역할을 한 사례다.한국의 전통산업 가운데서도 조선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산업이 강한 경쟁력을 가진 데는 설계와 동시에 생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설계와 동시에 생산이 이루어지는 분야는 조선산업 외에 또 있다. 바로 TV드라마다. 국내 TV드라마 대부분은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시로 반영해 제작된다. 그리고 이러한 드라마들은 제법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 시청자(소비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간섭하고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성(?)에 기인하지만 소비자들의 의견이 생산현장에 직접 반영된다는 산업적 가치를 가진다. 여기서 간섭하고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성이라는 것이 바로 유전자(DNA) 개념이다.한국적 특성이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에 직접 응용되는 빈도는 디지털(Digital), 유전자(DNA)에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대중문화(특히 TV드라마)를 통해 디자인분야에서도 급격한 발전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류라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지역에서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중국 및 아시아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외국계 기업)은 국내에 한류와 연관된 패션 및 디자인분야의 R&D센터를 설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디자인분야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디자인의 발전은 한류의 발전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지금까지의 설명으로 보면 결국 한류는 온후지정 및 신3D 등 차세대 산업경쟁력을 지탱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류라는 의미를 되짚어 보면 이는 문화 및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것에 다름아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문화 및 일상생활에서도 산업적 가치로 활용될 수 있는 소재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평범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는 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젊은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는 명품 선호 현상,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 한국영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현상인 PC방, 그리고 세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E-스포츠 등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면 산업적 가치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 및 일상생활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해 산업적 가치를 발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물론 최근 축구계 신드롬을 몰고 온 박주영도 한류의 산업적 가치 가능성에서 예외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