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술의 기본은 ‘손절매’… 루머 따라 투자하면 낭패

시장이 달아오른다. 어어 하는 사이에 주가가 달음박질을 치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거의 날아가는 듯이 치솟는다.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주식을 들고 있는 사람은 언제 팔아야 하는지 불안하다. 또 미처 매수에 동참하지 못한 사람은 ‘나만 돈벌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초조함 속에서도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지 몰라 선뜻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사실 주식투자의 모든 것은 언제 사서, 언제 파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여기에 모든 고민이 녹아 있다. 이를 위해 기술적분석이라는 복잡한 수식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카더라통신’에 귀를 쫑긋 세우기도 한다. 자칭타칭 고수들의 수많은 비법들이 마치 무림의 비법처럼 전해지기도 한다.어려울 때는 기본에 충실한 게 원칙이다. 주식투자의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싼 것이고, 무엇이 비싼 것인지가 문제다. 가장 낮은 가격에 사서 가장 높은 값에 판다는 게 말이 쉽지, 언제가 가장 낮고 언제가 가장 높은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고점이구나, 혹은 그때가 저점이구나 하고 땅을 치게 된다. 따라서 더 떨어지겠지 하다가 살 기회를 놓치고, 더 오르겠지 하다가 팔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허다하다. 좋은 종목을 골라놓고도 매매시점을 잘못 잡아서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전문가들은 목표수익률을 정해놓고 매매하라는 말을 자주한다. 이 종목에서 20%가 오르면 팔겠다, 혹은 30%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주식을 사라는 말이다. 주가가 내 생각과 달리 매수 후 떨어진다면 10%의 손해에서 손절매하겠다는 생각도 가져야 한다. 또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증시격언이 있다. 욕심을 부리다가 살 기회도, 팔 타이밍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란 얘기다. 종목선정에 자신이 없으면 증권사의 추천종목을 참고하는 게 좋다. 증권사 나름대로 기업분석을 통해 상승가능성을 제시한 종목에 중점투자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이때 떠도는 루머에 속으면 안된다. 루머는 어디까지나 루머일 뿐이다. 어쩌다 한번 루머에 주식을 사서 수익을 올렸다고 하자. 그러면 다음번에도 루머를 찾게 되고 결국 한방에 지금까지 벌었던 것을 모두 날릴 수가 있다.저점매수 고점매도가 전통적인 전략이라면 반대로 고점매수 저점매도의 전략도 있다. 특히 강세장에서 유용한 전략이다. 주식을 고점에서 매수해 저점에서 팔라면 언뜻 이해가 안 간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분히 일리가 있다. 오르는 종목에 일단 따라붙는다. 예를 들어 어제 상한가에 오른 종목은 무조건 산다는 원칙을 세운다. 그래서 다음달 주가가 하락하면 판다. 이때 파는 시점은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운다. 수익률 -5%나 -10% 이런 식이다. 그리고 오르는 다른 종목을 또 산다. 이 종목의 주가가 오르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1만원에 산 주식이 1만1,000원까지 갈지, 1만5,000원에 달할지, 또는 2만원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고점을 확인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판다.고점매수 저점매도 전략의 경우 상승종목은 충분히 더 오를 이유가 있기 때문에 오른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첫날 상한가에 오르거나 상승폭이 큰 종목은 다음날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리고 그 종목이 얼마나 올라갈지 아무도 모르는 만큼 목표주가가 얼마고 하는 분석은 아예 무시한다. 고점을 확인할 때까지 상승세를 즐기면 된다. 주가가 어느 고점에서 하락으로 전환되면 그때 매도해 버린다. 고점매수 저점매도 전략은 고스톱으로 치면 3점짜리는 져주고 광박과 피박을 씌울 수 있는 판에서 크게 먹자는 전략이다. 손절매 원칙에 충실해야 하고 팔고 싶을 때도 꾹 참는 인내가 필요하다.최근 상승장에서는 두 가지 전략이 모두 적용될 수 있다. 주가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골라 기다리는 전략도 유효하다. 특히 빠른 순환매가 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평가 종목을 사서 들고 있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다. 반대로 고점매수 저점매도 전략도 유용하다. 하루 100개 이상의 종목이 상한가에 오를 만큼 시장에너지가 충만한 상황인 만큼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전략도 필요하다.물론 두 전략 모두 단기적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전략이다. 그러나 단기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투자기간이 짧으면 조급해지고, 초조한 마음에 매매가 잦아지며 대박주를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크다. 지난해 4월 930을 넘었다가 5월 710대로 급락했다. 8월 이후 다시 반등에 나서 10월 초 890선까지 육박한 데 이어 다시 820선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올해 초 900 위로 다시 올라왔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수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렇다면 주가는 어떻게 결정이 되는 것인가에서부터 생각을 해야 한다. 반드시 다음 세 가지 중의 한 가지, 또는 이들을 조합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주가수익비율(PER)의 변화다. 둘째는 이익의 증가이며, 셋째는 배당수익률 등이다. 구체적으로 현재의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눠 계산하는 PER는 어떤 기업의 순이익 1원에 대해 얼마만큼 가치를 주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똑같은 기업이라도 어떤 때는 10배의 PER를 주면 주가는 오르고, 어떤 때는 5배의 PER를 줘 주가는 떨어지게 된다.둘째, 순이익(실적)이 증가했다면 주가는 올라간다. PER가 동일하더라도 순이익이 10% 늘었다면 주가도 10% 올라가는 게 정상이다. 셋째, 배당수익률이다. 1만원이었던 연초 주가가 1년 내내 제자리에 있더라도 연말에 배당을 1,000원 받으면 10%의 배당수익률을 건지게 된다.문제는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느 것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거의 신의 영역에 가깝다. 주가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며 이 정도는 돼야 사고, 이 정도 값까지는 충분히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고 시장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4조원 가량이던 영업이익이 3분기 2조7,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주가도 급락했다. 이것을 누가 사전에 알 수 있을까.따라서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을 아는 체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주식투자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Buy & Hold’ 전략을 세우는 게 옳다. △매년 꾸준한 이익은 내지만 성장성이 거의 없는 약점 때문에 현재 PER가 2~3배에 불과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일정한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을 유지해 매년 배당금이 적어도 비슷했거나 소폭 증가했고, △지난해 기준 올 예상 배당수익률이 은행금리의 2~3배에 달하는 종목을 주요 투자종목으로 삼는 게 좋다. 그리고 주가가 오를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또 한 가지 중요한 전략은 절대 ‘몰빵’을 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몰빵을 쳐서 잘되면 대박이지만 자칫 실수하는 날이면 그대로 쪽박을 차게 된다. 어떤 투자자들은 몰빵도 모자라서 미수까지 동원해 주식을 사기도 한다. 이것은 조금 빨리 가겠다고 고속도로 위를 뛰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종목별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도 한 업종에만 집중하는 것은 곤란하다. 업종경기에 주가가 모조리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종을 분산한 뒤 알맞은 종목을 골라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또 어떤 경우에든 손절매에 인색해서는 곤란하다. 매수가격 이하에서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돈이 한푼도 남지 않아도 좋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종자돈이 적으면 투자수익이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 종자돈을 보호하면서 불려나가지 못하면 결국 주식투자는 얼마나 손해율이 적어지느냐의 게임으로 전락하게 된다. 손절매는 그런 점에서 결코 인색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