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과 성과 중시하는 ‘합리적 차별’… 입사부터 퇴직까지 원스톱 경력지원

인재양성은 사활을 건 핵심과제다. 쉽지 않은 만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인재는 기업실적을 쥐락펴락한다. 인재양성 효과를 톡톡히 본 단적인 예가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4분기 순이익만 1조원을 가뿐히 넘겼다. 증권가 시각은 당연히 ‘Call’(매수)이다. 보수적으로 봐도 매수 못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포스코의 실적향상은 인재양성 프로그램의 개시와 정확히 일치한다. 민영화 후 추진해 온 수익ㆍ효율중심의 조직변화는 인사전략에 그대로 묻어났다. 가령 인재선발 후의 부서배치 관행을 필요 부서 파악 후 인재충원 형태로 바꿨다. 이른바 ‘직무맞춤형 채용방식’의 도입이다.인사체계를 지배하는 룰은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차별’이다. 2만여명에 육박하는 상근종업원 전원이 이 시스템을 적용받는다. 과거 양적성장 때의 획일적 서열주의는 합리적인 차별로 옷을 갈아입었다. 능력을 한껏 발휘하도록 유연성과 경력개발 교육을 항시 지원한다. 인원관리만 해도 인사부가 아닌 현업부서가 자체 편성ㆍ운영한다. 또 포스코에는 인사조직만 4개팀이 가동 중이다. 인력자원ㆍHR기획ㆍ핵심역량개발ㆍ인사서비스팀 등 각 분야별로 전문화된 인사팀이 특화된 인재양성 시스템에 기여한다.CEO의 비전도 포스코 인재관에 반영된다. 이구택 회장은 건전한 윤리의식을 늘 강조한다. 그는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이 걸린 필수문제”라며 “아무리 유능해도 신변이 깨끗하지 못하면 회사와 함께 갈 수 없다”고 밝힌다. 이회장의 인재경영은 다양한 성과를 낳고 있다. 일반기업체가 흉내내지 못할 만큼 획기적인 투자를 반복한다. 학습분위기 조성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정도다. 포스코에서 ITㆍ외국어 학습 열풍이 부는 건 이런 차원에서다. 이회장은 경영혁신을 선도할 창의적 리더육성에도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가령 BBㆍGB(경영혁신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6시그마 활동의 추진 리더)자격 없인 팀리더가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포스코의 성장엔진은 윤리의식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로부터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포스코의 인재선발에는 국경이 없다. 글로벌 인재 확보는 새 고용형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현지 채용한 외국인 인력을 국내에서 훈련시킨 뒤 다시 현장에 배치한다. 해외생산 비중이 느는데다 이들을 현지공략의 첨병으로 삼기 위해서다. 특히 2003년에는 중국 베이징대, 칭화대 등의 석사인력 12명을 뽑기도 했다. 국내에서 최소 3년간 중국전문가로 키운 뒤 현지법인에 파견할 예정이다. 인사담당 부서장이 해당 대학교를 직접 방문, 채용설명회를 가져 화제가 됐다. 미주ㆍ유럽권의 MBA 등 전문인력 유치도 마찬가지로 공을 들인다. 정례적인 채용 로드쇼와 현지 인터뷰는 이제 필수가 됐다.신규인력은 입사 전부터 교육받는다. 예비포스코인으로서 일체감과 기본소양을 배양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행 중이다. 입사 후에는 신입사원교육, 전문역량교육, 사이버교육 등 직무수행교육이 기다리고 있다. 사이버교육도 적극 활용한다. 대부분의 교육이 인터넷의 ‘e러닝(Learning)’에서 이뤄진다. 현재 사내교육의 87%까지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인재개발원이 노동부 평가 전국 최우수 교육훈련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이제는 자발적인 학습조직까지 구축됐다. 경영사무분야 연구논문 발표대회인 ‘메퍼스(MAPPERS) 컨퍼런스’가 대표적이다. 또 원하는 시기ㆍ방법을 선택하는 ‘직원주도형 맞춤식 유학제도’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국내외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거나 야간ㆍ주말을 이용한 특수대학원 등에서 필요한 교육을 받도록 했다. 또 차세대 핵심리더 교육 차원에서 ‘포스코 e리더스 과정’을 개설해 팀리더급 20명을 뽑아 포항공대와 연계한 MBA 과정에 1년간 이수하도록 배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