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60여종의 제품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라면시장에서 단일품목으로 한국 라면시장의 21%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라면의 대명사 (주)농심의 ‘신(辛)라면’.농심이 지난 86년 10월에 판매한 辛라면은 ‘얼큰하고 매콤한 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기호를 그대로 재현, 라면시장에 매운맛 선풍을 불러일으킨 주역이다.1986년 당시 라면 브랜드들은 대부분 소재나 회사명을 중심으로 돼 있었다. 어떤 맛의 제품인가를 명확히 전달하고자 했고, 발음이 편리하고 소비자가 쉽게 주목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신(辛)라면, 매운 라면이라는 제품 컨셉이 명확히 드러나고 한자어를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차별화된 느낌을 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辛라면은 붉은 고추와 소고기가 잘 조화돼 매콤하고 개운한 소고기 국물 맛이 일품인데다 고급 밀가루를 사용, 면발이 매끄럽고 부드럽다. 또 표고버섯ㆍ건파ㆍ마늘 등으로 만든 별첨 스프도 첨가, 독특한 향미와 매콤한 맛을 내도록 개발됐다.특히 辛라면은 특유의 매콤하고 얼큰한 맛을 만들기 위해 1년이 넘게 많은 연구원들이 고추재료 개발에 매달렸다. 200여차례 넘는 실험과정을 통해 면발도 기존의 각형(角形)이 아닌 원형을 택했다.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면발이 매운 국물맛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었던 것이다.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얼큰한 맛을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소비자들 사이에 辛라면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이처럼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포착, 포장도 매운맛이 느껴지도록 붉은색으로 디자인한 辛라면은 영업현장에서 살다시피 한 사원들의 노력과 함께 제품력, 효과적인 광고가 어우러져 시판 초기부터 신나게 팔려나갔다.농심은 초기부터 톱브랜드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영업력을 집중했다. 광고도 제품의 속성인 매운맛을 제대로 표현해 초기 브랜드 인지도를 고지하기 위해 ‘사나이 울리는 辛라면’에 초점을 맞춰 제작해 크게 성공을 거뒀다. 이어 辛라면의 범용성 및 세계성을 강조해 톱브랜드로서 위상을 강화했다.출시 첫해 3개월 동안 29억원어치가 팔린 데 이어 87년에는 1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판매량과 매출액이 급증, 단기간에 국내 라면시장을 평정하는 데 성공했다. 辛라면을 애용하는 고객층은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辛라면의 이 같은 폭발적인 인기로 농심은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辛라면은 가공식품의 제품수명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소비자들의 구매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辛라면의 브랜드 능력 제고를 위해 1998프랑스월드컵 공식상품 지정,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을 했고, 농심 辛라면배 세계 바둑최강전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辛라면은 특히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전세계 70여개국에 수출 및 현지생산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며 한국의 맛을 세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