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찾아오게 만들어야…휴먼네트워크만으로 사업 열기도

극심한 취업난 속에 ‘인맥이 취업난 극복 비장의 무기’라는 보도가 있었다. 인맥은 사회생활의 중요한 경쟁력인 동시에 어떤 사람에게는 아예 비즈니스모델이 되기도 한다. 크레벤(CREVEN.org)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백기락 대표(31)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비즈니스 커뮤니티’를 컨셉으로 한 이 온라인사이트 운영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전업시삽(Sysop)이다. 크레벤의 모토 중 하나는 ‘성공 인맥 구축’이다. 그에게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인맥이 사업수단이자 목적인 셈이다.“크레벤은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의 미래상’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만든 비즈니스 커뮤니티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고객인 개인들이 최근 집단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아실 겁니다. 결국 각각의 소비자도 모두 커뮤니티를 이루는 사회가 될 겁니다.”따라서 크레벤 회원은 단순한 친목도모가 아닌 비즈니스라는 공통의 화제를 갖고 모인 사람이라는 설명이다.이 사이트에는 약 4만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이들을 상대로 그는 세미나를 연다. 유료로 진행되는 자기계발 세미나가 대부분으로 강연 자체가 상품이 되는 동시에 강의테이프와 관련서적, 요약본 등이 모두 크레벤의 상품이다.물론 4만명 회원 모두가 그의 인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충성도 높은 회원은 전체 회원 중 1~3% 정도다. 하지만 한 사람이 새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하루 4~5명 정도라고 가정하면 4,000명 넘는 그의 충성도 높은 인맥은 실로 대단한 규모다. 실제 다른 직업 없이 이 사이트 운영을 전업으로 하고 있는 그가 한달에 올리는 매출(그는 스스로를 ‘1인 기업’이라 표현한다)이 1,800만원 정도라고 하니 그가 가진 인맥의 가치는 설명이 필요 없다.IT회사 운영자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던 그가 이런 엄청난 일을 벌일 수 있던 비결은 ‘커뮤니티가 단순한 인맥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시작됐다.“미국 사회학자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인맥의 한계는 250명이라고 합니다. 제가 관리하는 인맥의 숫자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작죠.”백대표는 이것이 “사람을 찾아다니지 않고 나를 찾아올 수 있게 불러모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그는 “부자에게 왜 사람들이 모이겠느냐”면서 “난 돈은 줄 수 없지만 돈이 아닌 좋은 콘텐츠를 회원들에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이렇게 온라인 커뮤니티 시삽과 회원의 관계로 맺어진 인맥이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이에 대해 그는 “나는 그를 몰라도 그가 나를 알면 그것으로 게임 끝”이라며 “이것이 인맥의 양면성”이라고 강조했다.“사람들이 정말 가까워지려면 공통점이 많아야겠죠. 이 경우 나에게 없는 것이 그에게도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비록 나는 그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그가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이라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겁니다.”사회생활에서 유용한 인맥의 기준은 친밀한 정도보다 ‘나에게 우호적인 다른 환경의 사람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해석이다.2개월에 명함 500장을 쓴다는 백대표는 “인맥관리는 명함교환에서 시작된다”며 “명함을 새로 만들 때마다 변화를 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비록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 못하더라도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게 수월하다고.약력: 1998년 인포뱅크코리아 대표. 99년 헬프맨 대표. 2001년 코리아나 커뮤니케이션 마케팅팀장. 2002년 크레벤 대표. 2004년 비즈넷타임즈 선정 42인의 자기계발 대표강사인맥 달인 백기락의 TIP1. (회사명함 대신) 나만의 명함 만들 것.2. 내가 주체가 된 커뮤니티를 만들어라.3. 정기행사를 진행해라.4. 유무형의 무언가를 상대에게 줘라.5. 상대방 의견에 귀 기울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