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열정 갖고 임하는 자세 ‘필요’…구체적 수치 제시해야

“먼저 상대방 입장에 서야죠.” 회사에서 ‘설득의 귀재’로 불리는 윤심 삼성SDS 웹서비스추진단장(42)이 말하는 설득의 첫 단추다.윤단장은 ‘웹서비스’라는 생소한 분야에 뛰어들어 회사 추진사업단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웹서비스란 기업 내에서나 기업간 컴퓨터 시스템 통합을 위한 글로벌 표준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2002년 4명으로 연구팀을 꾸릴 때만 해도 사내에서는 ‘이게 사업이 되겠느냐’는 회의론이 더 많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그녀의 치밀한 사전조사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설득력에 힘입어 회의론을 밀어내고 회사의 핵심 사업부서로 자리매김했다. 인원도 27명으로 대거 늘어났다.작은 연구팀이 회사 내 사업단으로 큰 것은 오로지 그녀의 끈기와 설득에 힘입은 것이다. 그녀는 회사 세미나나 주요회의가 열릴 때면 달려가서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설명하면서 ‘웹서비스 사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사업성을 증명하기 위해 그룹관계사 CIO(Chief Information Officer)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까지 진행했다. 별도로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면서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렇게 되자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경영진이 연구팀을 사업단으로 승격시켜 그녀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단순히 말솜씨와 사교성만 뛰어난 여성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목소리는 약간 느린 편이며 말투도 수수하다. 말 할 때 약간 뜸을 들이기도 하고 수줍은 듯한 표정을 자주 짓기도 한다.이런 그녀가 회사에서 설득에 강한 직장인으로 인정받는 것은 실패에서 교훈을 찾았기 때문이다. 입사 초기에는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바로 그 자리에서 ‘그것은 틀린 말’이라고 공박했다. 논쟁이 붙으면 금세 흥분하고 목소리도 높아져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줄곧 실패했다. 실패를 반복하다보니 길이 보였다. “경험상 설득은 연애하는 것과 비슷해요. 부부 사이에서 ‘그건 아냐’ 하고 나오면 더욱 반발이 심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일단 상사는 나보다 옳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공감할 수 없더라도 일단 수긍하고 나중에 논리를 만들어 다시 설득해야 합니다.”이때도 상사가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마치 상사가 직접 결정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인다.이와 다르게 부하직원을 설득할 때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부하직원이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야기는 들어주되 본인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부분은 밀어붙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녀는 상대가 상사든 부하직원이든 고객이든 간에 설득을 잘하려면 ‘10억원의 비용을 5억원으로 줄일 수 있다’거나 ‘당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승진할 수 있다’는 식으로 상대가 얻는 이익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인다.무엇보다 그녀는 남을 설득하기 전에 스스로 믿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설득하려는 것에 대한 열정과 신념없이 상대를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것. 따라서 “설득의 노하우를 테크닉에서만 찾아서는 곤란하다”며 “일에 대한 진심, 신념, 열정 등을 가지면 설득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약력: 1963년생. 82년 수도여고 졸업. 85년 중앙대 전산학과 졸업. 90년 프랑스 유학. 96년 파리 6대학 전산학과 공학박사. 96년 5월 삼성SDS 입사. 2003년 7월 웹서비스추진사업단장설득 달인 윤심의 TIP1. 상대방 입장에 서라.2.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라.3. 상대방보다 넓은 시야를 가져라.4. 상대방의 이익을 제시해라.5. 자신이 먼저 믿고 설득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