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은 <한경비즈니스> 선정 ‘2004년 외국계 100대 기업’ 중 7위에 랭크됐다. 지난해(3위)보다 4계단 떨어졌지만 톱10 멤버 자리는 유지했다. 자산순위 19위(5,504억원), 매출액 11위(9,139억원), 순이익 8위(472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한국IBM은 1967년 설립됐고, 현재 자본금 255억원에 2,476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IBM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전체로 봤을 때 세계시장의 절반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탁월한 영업정책과 강력한 노무관리로 현재 130개국 이상 진출해 있다. 특히 대공황 때도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는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유명하다. 총수입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배정한다. 최근 IBM 본사는 PC부문을 중국의 레노보(Lenovo)사에 매각하기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한국IBM은 외국계지만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은 회사다. 국내제품을 IBM 해외공장에 수출하기 위해 82년에는 ‘국제기술구매사무소’를 세우기도 했다. 83~2003년까지 총 155억달러어치를 해외로 수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평균 15억달러 가량의 국내제품을 글로벌 IBM 공장에 수출하는데, 이는 국내 수입규모보다 월등히 많다”고 말한다. IBM을 논할 때는 역시 기술력을 뺄 수 없다. IBM 본사를 비롯해 한국IBM의 집적된 기술노하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령 삼성전자 영업시스템에 납품된 IBM의 서버는 2,000일 무장애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미래시장 장악을 위해 지난 6월에는 ‘IBM 유비쿼터스 컴퓨팅연구소(UCL)를 개소했다.IT업계의 간판선수답게 한국IBM은 늘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업계ㆍ고객에게 제시한 최대 아젠다는 ‘온 디맨드(On demand) 비즈니스’다. 이는 샘 팔미사노 IBM 회장이 주창한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자 차세대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요약된다. 핵심개념은 ‘원하는 때,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제공하는 준비된 기업이 미래시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요구를 신속히 감지ㆍ반응하도록 항상 안테나를 켜(On)둬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한국IBM은 고객사들이 ‘온(On)기업’으로 변신하도록 다양한 제품ㆍ기술ㆍ서비스ㆍ컨설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결과 ‘대한항공은 On입니다’, ‘현대자동차는 On입니다’ 등의 온 디맨드 기업광고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한국IBM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서비스ㆍ컨설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주요 솔루션으로 구성된다. 최근 몇 년간은 서비스ㆍ컨설팅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려 고객의 패턴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PwCC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이제는 단순한 IT파트너 개념만으로는 부족하며, 따라서 경영ㆍ기술파트너로서 역할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김광원 홍보팀 부장은 “복잡한 고객경영 프로세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품ㆍ기술ㆍ서비스ㆍ컨설팅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며 “이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게 IBM의 최대 강점”이라고 평가한다. 가령 ‘온 디맨드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본사 연구소에 200~300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온 디맨드 이노베이션 서비스’를 출범시켰는데, 이는 과거에 없던 고객 커버리지 모델이다.‘가장 입사하고 싶은 외국기업’답게 한국IBM의 조직문화도 빼어나다. IBM의 기업문화 중에서는 특히 ‘기회의 균등’이 돋보인다. IBM이 보유한 전직원에 대한 동등기회 정책은 글로벌 IBM 조직을 이루는 DNA 중 하나다. 53년 당시 회장이었던 토머스 왓슨 2세 때부터 이 원칙은 강조돼 왔다. 이 결과 여직원에 대한 배려가 특히 남다르다. 물론 여직원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은 아니다. 일례로 한국IBM은 97년 ‘코리아 우먼 카운슬’을 발족했다. 이는 사내 여직원들의 효율적인 인력활용 및 지도력 향상 등을 꾀한다. 임광수 인사부 상무는 “여성뿐만 아니라 전문가로서 능력과 실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IBM의 ‘Woman Diversity’ 슬로건은 여성인력의 역량개발을 통해 회사발전에 기여하도록 지원하는 게 목적”이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