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할인점업계는 토종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 중 하나다. 외국계 기업이 까다로운 한국소비자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테스코는 외국계 기업 중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할인점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삼성테스코는 1999년 5월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와 한국의 삼성이 합작해 설립한 유통업체로 현재 전국에 대형할인점 ‘홈플러스’ 점포 31개와 100~350평 규모의 슈퍼마켓 ‘홈플러스 수퍼익스프레스’ 6개를 운영하고 있다.삼성테스코 설립 당시인 99년은 이미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당시 롯데 마그넷), 까르푸, 월마트 등 대형할인점업체의 경쟁이 치열해 전국에 할인점수가 100개에 달했던 시기다. 당시 대구점과 서부산점 2개 점포로 시작한 홈플러스의 99년 총매출은 지금의 10분의 1 수준인 2,490억원에 불과했다.후발주자인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가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2000년과 2001년,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12개 점포를 열면서부터다. 특히 홈플러스는 토착화 전략을 통해 한국시장을 빠르게 공략해 왔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할인점의 기본요건은 만족시키면서도 다양한 고객 편의시설로 백화점 같은 쇼핑환경을 제공해 경쟁사의 창고형 할인점과 차별화시켰던 것. 글로벌의 선진화된 기술과 유통 노하우는 받아들이되 영업과 마케팅, 개발 등은 한국고객 성향에 철저하게 맞추는 ‘글로컬(Global+Local) 경영’을 추진했다는 얘기다.따라서 홈플러스는 일찌감치 ‘세련된 점포 외관과 밝고 널찍한 쇼핑동선’을 컨셉으로 했다. 할인점 최초로 문화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약국, 민원센터, 미용실, 어린이놀이방 등 다른 할인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고객 편의시설을 대폭 마련해 쇼핑장소뿐만 아니라 생활의 공간이 될 수 있게 했다.모든 지역에서 무조건 일번점을 차지한다는 ‘일번점’ 전략도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몫 했다. 경쟁점보다 좋은 조건의 부지, 탁월한 매장환경, 더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해당상권에서 무조건 1등을 한다는 게 홈플러스의 일번점 전략이다.이 같은 전략으로 홈플러스는 2001년에 매출 1조3,000억원을 기록해 시장 진출 3년이 채 되지 않아 1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이로써 2000년에 비해 230% 매출신장을 기록하며 까르푸를 밀어내고 매출 기준 업계 3위가 됐다. 이어 2002년에는 8개 점포를 새로 오픈하며 총매출에서 롯데마트를 제치고 할인점업계 2위로 급부상했다. 2005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핵심 경영목표는 ‘협력체계를 강화한 성장위주의 경영전략 전개’다. 이를 위해 할인점사업 분야의 기존점 매출 신장률을 증대시키고 슈퍼마켓사업 등과 같은 새로운 포맷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2005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부문은 점포 건립과 부지매입, 물류센터 건립, 기존 점포 리뉴얼 등이 될 예정이다. 서울지역에 홈플러스 점포 1개를 더 여는 것을 비롯해 8~10개점을 추가 오픈해 2005년 내에 점포망을 39~41개로 늘린다는 각오다. 지난 6월 처음 선보인 홈플러스 수퍼익스프레스도 20여개 이상을 새로 열 방침이어서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수퍼익스프레스를 합쳐 총 30여개 점포가 신설되는 셈이다.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003년 4월 천안시 목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하드라인 분야)를 마련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경남 함안에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3만2,000평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회사측은 또 “홈플러스 시화점, 칠곡점 등 총 10여개의 기존 점포 매장을 확장하거나 개편해 고객에게 최고의 쇼핑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