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는 지속되는 내수위축과 체감경기 악화에도 불구, 종합지수가 900선에 다가서 있고 화학, 철강, 운수업종 등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3년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음식료업과 보험업, 제약업 역시 탄탄한 상승을 보이며 최고가 경신을 준비 중이다.사람들은 흔히 주가와 경제가 밀접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표경기나 주변에서 경험하는 체감경기가 나쁘면 주가도 오르지 않고 하락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일반인이 최근 증시를 멀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식은 경기보다 기업실적과 관계가 있다. 지표경기나 체감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실제 보고 느끼는 경기는 소규모 상업이나 서비스업, 또는 건설업인 데 반해 증시 상장기업은 대부분 제조업이 그 중심에 있다. 실제로 내수는 위축됐지만, 수출이 급격히 성장한 까닭에 제조업도 연간 10% 이상 성장해 왔다. 따라서 전체적인 지표경기나 체감경기와는 무관하게 실적이 호전된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주가는 상승하게 돼 있다.2005년의 주식시장을 전망하기 전에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역사적 규칙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경제는 10년마다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변동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주가도 주기적인 변동을 나타낸다. 이 변동은 주로 기업의 설비투자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이 주기성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본떠 ‘주글라’ 경기 사이클이라고 부른다.세계경제를 대표하는 미국경제의 주기성을 알기 위해 미국의 실업률 변동을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수십년에 걸쳐 미국경기는 매 3년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한 뒤 매 8년 실업률이 호전되는 주기적인 모습을 나타내 주글라 사이클의 변동을 증명해 준다. 세계경제는 ○○○3년에 최악의 경기를 나타낸 후 ○○○8년까지 경기가 성장하고, 다시 ○○○3년까지 경기가 침체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런 경기흐름은 주식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따라서 주식투자의 경우 ○○○3년에 우량주와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8년까지 보유하면 큰 이익을 낸다. 한국증시도 1962년에 출발한 종합주가지수가 63~68년, 73~78년, 83~88년, 93~96년(경제위기로 예외적)에 가파른 상승시기를 나타냄으로써 세계경기의 성장 사이클에 맞춰 주식투자 절호의 기회가 돼 왔다.이런 배경에서 2003~2008년 역시 절호의 투자기가 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지난 2003~2004년 시멘트, 철강, 화학, 기계, 운수, 운수장비, 정유, 음식료, 제약업종 등이 업종별 경기에 따라 종목별로 사상 최고가를 넘어 상승하는 대세상승을 진행해 왔다. 이들 업종에 해당하는 중가 우량주의 경우 2003~2004년의 2년간 200%를 넘는 주가상승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카드문제, 가계부채 상환, 대통령 탄핵과 불확실성, 중국의 경기긴축 등 여러 이유로 국내경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국내투자자는 심리적 위축과 가계부채상환압박으로 주식을 매도해 왔다.보통 일반인은 전반적 경제지표가 나쁘고 피부로 느끼는 경기도 나쁘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실적호전에 연관돼 있다. 게다가 업종별로 경기에 따라 달리 움직이며 성장하는 업종은 불경기에도 상승한다는 점에서 이 판단은 잘못됐다.주글라 경기의 성장국면은 2008년까지 이어지며 초반에는 원자재와 광업, 건설 및 중장비 위주의 투자에서 제어계측장비와 IT설비 투자로 점차 확대된다. 미국 IT산업의 재고와 출하 상관분석을 해보면 99년 이후 5년 만에 IT산업이 통신장비산업을 중심으로 재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2004년의 소재산업과 자본재산업을 중심으로 한 주가상승이 내년에는 IT산업과 금융산업으로 확대되며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종합지수는 89년 지수 1000을 돌파한 후 15년이 넘게 1000 아래에서 박스권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1800년 초부터 시작된 세계증시의 역사적 흐름에서 규칙을 따져보면 15년 이상 정체된 증시는 반드시 10여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10배 이상 크게 상승하는 대세흐름이 나타난다. 주식은 기업의 지분을 나타내므로 물가상승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10년 넘게 물가를 반영하지 않고 정체된 주가는 한꺼번에 이를 반영하며 상승할 수밖에 없다.현재 국내증시는 76년 경제위기로 IMF 지원을 받은 후 7년 후인 1983년 지수 1000을 돌파해 15년 동안 7000까지 10배 이상 상승한 영국의 주가지수와 매우 흡사하다. IMF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지 7년을 넘어서는 2005년에 종합지수는 1000선 돌파가 확실해지고 있다. 10년이 넘도록 형성된 종합지수 500~1000의 등락에 대한 고정관념과 경기가 어려워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위축이 이러한 가능성을 누르고 있지만 이미 선도업종인 화학과 철강업종 지수가 95년의 최고점을 넘어서 종합지수 박스권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또한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장기적 수급여건도 마련되고 있다. 2004년 국내증시 사상 처음으로 장기에 걸쳐 주식을 사는 적립식펀드가 자리를 잡았다. 4월만 해도 223억원이던 적립식펀드 설정액이 7월 1,000억원을 돌파하고 10월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말까지 잔고가 3조원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매월 1조원이 넘는 규모로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립식펀드는 한 번 설정되면 3년 이상 주식을 팔지 않고 매월 사기만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이어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와 2005년 말 퇴직금으로 주식을 적립하는 기업연금제 실시를 앞두고 있어 상승을 위한 장기적 수급기반은 충분하다.주글라 사이클의 세계경제 성장과 장기수급의 주식매수 여력, 그리고 이미 종합주가지수를 리드하는 선도업종의 최고점 돌파를 감안하면 2005년에는 반드시 지수 1150의 최고점이 돌파될 전망이며, 최고점 돌파는 필연적으로 매수세의 급증을 유인해 1400선 수준까지 상승이 예상된다.지수가 10년 이상 정체된 후 상승이 나타날 때는 오랫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물가상승이 반영된다. 따라서 10년간의 자산증가에도 불구, 주가가 정체됐던 자산가치가 높은 종목들이 상승탄력을 받는다. 철강, 화학, 건설, 제약, 전력, 가스, 제지업종 등이 자산가치가 높은 업종으로 업종의 경기흐름과 종목별 주당 순자산가치와 주당순이익의 실적에 따라 탄력적인 상승이 기대된다.한편 IT업종은 주글라 경기국면의 설비투자가 내년에는 제어와 계측장비 및 IT설비로 확대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점차여건이 호전될 전망이다. 특히 99~2000년의 IT 상승을 리드했던 통신장비산업이 미국을 중심으로 3년간 재고조정을 마무리하고 2004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주문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2005년에는 5년 만에 본격적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과거와 같이 일반인의 일시적인 참여에 의한 상승이 전개되기보다 조만간 3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적립식펀드, 연기금, 기업연금 등 보수적인 투자주체에 의해 기업가치와 실적 및 안정성을 중시하는 가치투자가 자리잡을 전망이다. 따라서 안정성을 갖춘 기업과 주당순자산이나 주당순이익의 자산가치와 실적가치가 좋은 회사가 좋다. 배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목을 선택하는 방법도 무난하다.쥬라기ㆍ(주)팍스넷 투자전략 담당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