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산 평균 8억1400만원…가족과 보내는 시간 하루 1시간22분

일과 가정은 흔히 ‘두 마리 토끼’로 비유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간 한 마리도 손에 넣지 못하기 일쑤라는 의미다. 일을 쫓으면 가정에 소홀하기 쉽고 가정에 충실하자면 일에서 어느 정도 손을 놔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월급쟁이들의 꿈이라고 하는 대기업 임원, 특히 영업사령탑의 경우는 어떨까. 가정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영업사령탑의 현주소를 알아보자.한달 용돈, 절반이 100만원 미만대기업 임원들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장 궁금한 점은 ‘얼마나 벌까’ 하는 것이다. 일을 벗 삼아 숨차게 달려온 사람들인 만큼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을 것이란 게 보통의 짐작. 하지만 사실 그들의 연봉은 보통 사람들이 쳐다보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높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대상인 70명의 영업사령탑의 평균연봉은 2억3,400만원이었다. 높은 연봉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임원들간 연봉 차이가 많이 났다. 평균 이하라고 할 수 있는 2억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 임원이 무려 전체의 82.9%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은 연봉대는 51.4%에 해당하는 1억~1억5,000만원대였다. 특히 연봉이 1억원을 밑도는 임원이 18.6%나 돼 임원이라면 당연히 ‘억대 연봉자’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짐작과 차이가 났다.소수의 ‘고액 연봉자’들이 전체 평균을 높였다. 특히 14.3%의 임원들이 7억~10억원 사이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임원들 사이에서도 ‘빈부 격차’가 뚜렷했다. 2억~7억원대는 2.8%에 그쳐 평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연봉과 달리 총재산규모는 평균인 8억1,400만원을 중심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었다. 7억~10억원이 24.3%로 가장 많았고 5억~7억원이 21.4%, 5억원 미만이 18.6%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재산이 10억원이 넘는다는 임원은 18.5%에 그쳐 ‘대기업 임원=재산가’라는 일반적인 공식과 다소 달랐다. 이 가운데 총재산이 30억원 이상이라고 답한 영업사령탑은 단 1명뿐이었다.재산과 관련해 특이한 점은 흔히 ‘스카이대학’이라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과 그외 대학 출신 영업사령탑의 재산규모가 2배 가까이 차이난다는 점이다. 스카이대학 출신의 평균 재산이 10억3,900만원인 데 비해 그외 대학은 5억8,800만원에 머물렀다.‘귀하 가정의 재산관리는 주로 누가 하십니까’라는 설문에서는 배우자라고 답한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고 본인이 직접 챙긴다는 비율은 37.1%에 그쳤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령과 근속연수에 따라 결과가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근속연수가 길고 연령이 높을수록 본인이 재산을 관리하는 비율이 높았고 근속연수가 짧고 연령이 낮을수록 배우자에게 재산관리를 맡기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근속연수가 25년 이하인 경우 58.8%가 배우자에게 맡기고 있어 본인이 직접 챙기는 비율인 29.4%를 압도했다. 하지만 25년 이상 근속한 영업사령탑들의 경우 배우자가 41.9%, 본인이 45.2%로 이 순서가 뒤집혔다.연령별로 구분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령이 높을수록 본인이 관리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 배우자가 재산을 관리한다고 답한 비율이 49세 이하에서 56%, 50~54세 사이에서는 51.6%, 55세 이상인 경우 41.7%로 줄어든 반면, 본인이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28%, 35.5%, 50%로 높아졌다.주로 활용하는 재테크 수단으로는 예금이 꼽혔다. 37.1%가 예금을 애용하고 있었고 부동산은 32.9%, 주식은 18.6%를 차지했다. 펀드는 2.9%에 불과해 거의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재테크 수단에서도 연령과 근속연수에 따른 차이가 많이 났다. 연령과 근속연수가 높을수록 예금을 많이 활용하는 반면, 낮을수록 부동산과 주식의 비율이 높았다. 근속연수가 25년 이상에서는 예금이 48.4%로 가장 높았고 부동산과 주식은 29%, 16.1%였다. 이에 비해 25년 이하에서는 예금과 부동산이 32.4%로 같았고 주식은 23.5%로 나타나 보다 다양한 재테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학 전공별로 결과가 다른 점도 관심거리다. 문과 계통 출신자의 경우 예금, 부동산, 주식이 각각 32.6%, 32.6%, 23.9%로 비슷한 반면, 이공계열은 71.4%, 14.3%, 7.1%로 예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의 한달 용돈은 얼마나 될까. 평균은 118만8,000원으로 100만원을 넘었지만 빈도수는 48.6%를 차지한 100만원 미만이 가장 많았다. 100만~150만원이라고 답한 사람은 34.3%로 나타나 대부분 용돈이 150만원 미만이었다.현재 거주하는 주택의 평수는 48.6%를 차지한 40~50평형이 가장 많아 전체 평균인 43.4평과 거의 일치했다. 40평형 미만인 경우는 30평형이라고 답한 2.9%를 포함해 31.5%였고 50~60평형은 14.3%, 70평형 이상은 1.4%였다.가족건강이 가장 큰 고민거리‘비즈니스는 밤에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술자리를 비롯한 퇴근 후의 회합이 비즈니스에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사람 만나는 일이 중요한 일과인 영업맨들이 가정을 살뜰하게 보살피기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영업사령탑들의 경우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81.6분에 불과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1시간30분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1시간이 안된다는 응답이 무려 38.6%를 차지해 영업사령탑이 가정적이기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고 있다. 세부적으로 구분해 보면 30분~1시간이 18.6%, 30분 미만이 12.9%였고 ‘거의 없다’는 답은 7.1%였다. 빈도수에서는 31.4%를 차지한 1~2시간과 27.1%인 2~3시간이 1, 2위를 기록했다.이 설문에서도 연령별, 근속연수별로 반응이 달랐다. 근속연수 25년 이하의 평균이 65.3분인 데 비해 그 이상에서는 93분으로 28분 정도 많아 직장경력이 짧을수록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9세 이하가 60분, 50~54세가 95.2분, 55세 이상이 82.5분으로 50세 이상의 영업사령탑은 평균보다 긴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정과 관련해 고민하는 사항은 가족의 건강(37.1%), 자녀진학(18.6%)이 많았지만 연령별로 차이가 났다. 연령층을 막론하고 가족의 건강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지만 자녀진학, 금전문제, 자녀결혼, 부모공양 등 응답에서 연령별 차이가 적지 않았다.49세 이하의 젊은층에서는 자녀진학이라고 답한 비율이 26.5%로 상대적으로 높았던 반면, 55세 이상에서는 자녀진학보다는 자녀의 결혼문제(25%)와 금전문제(25%)로 고민하는 영업사령탑이 많았다. 이는 영업사령탑의 연령에 따라 자녀의 연령도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영업으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지만 자녀에게 영업일을 권하겠다는 답은 많지 않았다. 권하겠다는 답은 14.3%로 권하지 않겠다는 응답과 동률에 그친 반면, 자녀 본인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견해가 67.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결과는 근속연수별, 연령별로도 차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