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이전 출근 ‘아침형 인간’ 수두룩… 출장만 연간 ‘한달 보름’

한국의 영업사령탑은 영업업무만 평균 18.4년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설문항목 구간에서 20~24년을 고른 응답자가 24.3%로 최다를 차지했다. 직급 중 전무 이상에서는 25~29년간 영업 한우물을 팠다는 대답이 30.4%로 가장 많았다. 다소 의외인 건 비교적 단기간 영업을 해 왔다는 응답자도 적잖다는 사실이다. 최저득표를 거둔 15~19년(7.1%)을 중심으로 14년 이하(35.7%)와 20년 이상(57.1%)에 응답이 쏠린 모레시계 구조를 띠었다.직장생활에서 업무능력이 가장 향상됐던 시기를 꼽으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2.9%가 5~10년을 1순위에 올렸다. 10~15년째를 업무효율 향상기로 대답한 사람도 40.0%를 차지했다. 총응답자의 평균은 11.0년으로 계산됐다. 직급별로는 대답이 엇갈렸다. 상무 이하에서는 10~15년째를, 전무 이상에서는 5~10년째 가장 많이 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학교별로 분류하면 서울ㆍ고려ㆍ연세대 등 ‘빅3’졸업생은 10~15년(48.4%)째 업무능력이 가장 나아졌던 반면, 기타 대학 출신은 5~10년(43.3%)째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전공별로도 갈렸다. 문과가 평균 11.3년을 선택한 한편 이과는 10.0년을 답해 이과의 업무 향상기가 더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영업세계를 호령하는 별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떨까. 우선 이들에게 출근시간을 물어봤다. 응답자의 답변을 계산한 결과 평균치는 오전 7시30분으로 집계됐다. 다만 가장 많은 응답자(28.6%)가 분포한 시간대는 7시30분~8시였다. 응답자의 절대다수는 6시30분~8시30분을 출근시간으로 꼽았다. 결국 열에 예닐곱 명은 오전 8시 이전에 출근을 끝내는 셈이다. 이른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직급이 높을수록 출근시간은 더 빨랐다. 전무 이상이 오전 7시24분인 데 반해 상무 이하는 오전 7시36분으로 계산됐다. 근속연수와 연령이 높을수록 출근시간도 앞당겨졌다. 가령 55세 이상 응답자의 평균 출근시간은 오전 7시6분으로 가장 빨랐다.반면 퇴근시간은 평균 오후 7시48분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8.6%가 오후 7~8시에 퇴근한다고 대답했다. 출근과 달리 퇴근은 전무 이상(오후 7시36분)이 상무 이하(오후 7시48분)보다 다소 빨랐다. 근속연수와 연령이 높을수록 퇴근시간대도 앞당겨졌다. 젊은 영업리더의 야근이 한결 많은 셈이다. 출신학교와 전공분야별 대답도 뚜렷이 갈린다. ‘빅3’ 대학일수록, 문과일수록 퇴근시간이 늦어졌다. 출신지별 퇴근시간은 출근 때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출근(오전 7시24분)이 빨랐던 경상권이 퇴근(오후 7시42분)도 빨랐던 한편 출근(오전 7시54분)이 늦었던 전라권은 퇴근(오후 8시)도 늦었다. 결국 이들은 출근부터 퇴근까지 만 12시간 가까이 일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그렇다면 공휴일 및 일요일은 어떨까. 한국의 영업사령탑 중 절반만 휴일을 챙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28.6%는 절반 정도는 일한다고 답했고, 17.1%는 거의 일한다고 응답했다. 이 항목 역시 직급, 근속연수, 연령이 높을수록 휴일에 쉬는 비율은 떨어졌다. 이는 회사에서의 지위와 파워에 따라 휴일을 반납하는 케이스가 많다는 속설을 입증한 셈이다. 물론 일부 젊은 영업수장이 ‘휴일은 없다’고 답했지만, 전체 평균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출신대학별로는 ‘빅3’의 45.2%와 기타 대학의 56.7%가 휴일에 쉰다고 답했다. 한편 이과출신의 절반(50%)은 ‘거의 일한다’고 답해 문과출신 중 56.5%의 ‘쉰다’는 대답과 대조를 이뤘다. 이들은 또 연간 45.6일의 평균 출장일수를 기록했다. 직급, 근속연수, 연령이 낮을수록 출장일수는 반비례했다. 또 문과보다 이과출신자가 출장이 더 잦았다.영업파트 별들의 퇴근 후 시간은 어떨까. 역시 ‘영업’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업무관련 접대ㆍ미팅에 참가한다는 사람이 60.0%를 차지했다.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20.0%)거나 운동, 공부 등 자기계발(14.3%)을 한다는 응답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다른 분류기준으로는 특이한 점이 없었지만 전공분야만은 문과와 이과가 크게 갈렸다. 접대ㆍ미팅항목을 꼽은 사람은 문과출신(60.9%)이 이과출신(35.7%)보다 월등히 많았다. 한편 서울ㆍ경기 출신자의 90.9%는 접대ㆍ미팅을 1순위에 올렸다. 특이한 건 경상도 출신 응답자의 36.4%가 퇴근 후 가족과 함께 보낸다고 답해 31.8%를 기록한 접대ㆍ미팅항목을 따돌리고 1순위에 올랐다는 점이다.영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를 물었다. 응답자의 40.0%는 제품품질을 1순위에 올렸다. 영업능력과 브랜드인지도가 각각 32.9%, 18.6%로 그 뒤를 달렸다. 제품가격은 2.9%에 불과했다. 재미있는 건 경력이 짧을수록 영업능력을 중요시하는 반면, 노장일수록 제품품질을 더 중요시한다는 사실이다. 무응답자의 경우 브랜드인지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동시에 이들은 성실성(32.9%)을 영업맨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꼽았다. 그 뒤로는 전문식견(30.0%), 순발력(21.4%), 인적네트워크(14.3%) 순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전문식견보더 성실성에 후한 점수를 줬다. 출신대학이 ‘빅3’인 응답자의 22.6%는 인적네트워크도 중요하게 생각했다.한국 대표기업 영업수장들의 장점은 친화력으로 정리된다. 전체의 37.1%를 얻어 기획력(21.4%), 조직장악력(15.7%), 돌파력(14.3%) 등을 따돌리고 1위에 랭크됐다. ‘빅3’ 대학출신이 친화력(48.4%)을, 기타 대학출신이 기획력(33.3%)을 우선순위에 둔 건 다소 특이한 결과다. 또 문과출신이 항목별로 고른 답변을 한 반면, 이과출신의 50%는 친화력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출신지별로는 전라권의 40.0%가 돌파력을 강점으로 봤다. 반면 약점은 어학능력(34.2%)이 첫손가락에 거론됐다. 연공서열이 낮을수록 어학능력을 핸디캡으로 두는 시각도 강하다. 표준어와의 괴리감 탓인지 전라(90.0%), 경상(36.4%)권 출신자도 이 점을 약점으로 호소했다.이들이 선호하는 부하직원 스타일은 업무에 적극적인 사원이 62.9%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성실한 직원(18.6%)과 아이디어가 많은 직원(10.0%), 인간관계가 좋은 직원(7.1%)과의 선호격차가 현격했다. 이 질문항목은 어떤 분류에 따르더라도 모두 비슷한 결과를 도출했다. 반면 영업사령탑들은 후배들에게서 창조적 기획능력이 부족하다(38.6%)는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그 뒤를 돌파력 부재(27.1%)와 개인주의적 성향(24.3%)이 이었다. ‘빅3’ 대학출신에 이과일수록 기획력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짙었다.영업수장들은 선택의 순간 때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불확실성(78.6%)을 대답했다. CEO와의 의견 불일치는 14.3%에 불과했다. 특히 최후결정권을 쥔 상위직급, 장기근속 응답자의 답변비중이 높았다. 가령 전무 이상은 91.3%를 불확실성 항목에 몰표로 던졌다. 서울ㆍ고려ㆍ연세대 출신이고 이과전공일수록 불확실성을 염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한편 CEO와의 마찰 해소법으로는 62.9%가 의견절충을 꼽았다. 반복설득(17.1%)이나 CEO 의견수용(15.7%)은 일부에 머물렀다. 문과출신의 17.4%가 CEO 의견에 따른다고 답한 반면, 이과출신은 단 한명도 이 항목에 동의하지 않았다.현 직장에서의 가장 큰 불만은 개인시간이 없는(34.3%)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를 비효율적인 조직(28.6%)이 달렸다. 업무부하나 낮은 연봉, 장래 불안감 등은 거의 점수를 얻지 못했다. 특히 연공서열이 높을수록 개인시간 부재를 절감하는 응답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반면 젊을수록 비효율적인 조직에 불만이 많았다. ‘빅3’ 대학출신은 개인시간을, 기타 대학출신은 비효율적 조직을 큰 문제로 인식했다. 문과출신 역시 개인시간 부재를 꼽은 이과출신에 반해 조직 비효율성을 더 문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