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보험상품시장을 좌우할 두 축은 크게 노후불안과 경기불황으로 나눌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저출산율에 기인한 노령화 사회로의 급속한 이동과 평균수명의 연장은 가뜩이나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연금에 대한 관심을 더욱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울러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노인치료비에 대한 개인의 불안감 역시 보험을 통한 문제해결 욕구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반면 경기회복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의 실질가처분소득은 내년에도 전반적인 약세국면을 탈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보험소비자들은 같은 보장이라면 보다 저렴한 상품, 심지어 필요한 보장의 규모를 줄여서라도 보험료 지출을 줄이는 데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험료를 결정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보수적인 기준을 필요로 할 것이다.또한 보험상품 선택에 영향을 주는 세 가지 요인들이 있다.첫째, 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추세다. 이것은 장기상품인 보험의 특성상 장기투자를 통한 높은 수익률이라는 기대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이미 2004년 변액유니버설보험(VUL)상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입증된 바 있다.둘째, 계층간 소득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최상위와 최하위 계층의 월소득 격차가 지난 2003년 약 397만원이었으나 2004년 1분기를 지나면서 그 격차가 크게 벌어져 439만원에 달했다.이것은 결국 보험회사가 경제적 여유계층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그 결과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순수 보장성보험 보다 보험료가 높은 연금 및 변액보험에 더 많은 광고와 영업력을 집중시킬 것으로 예측된다.셋째, 판매채널의 다변화 및 복합상품의 판매 러시를 들 수 있다. 인터넷이나 TV홈쇼핑을 통한 보험가입은 이제 너무나 낯익은 풍경이 됐으며 연금저축성보험시장의 65%를 차지한 은행을 통한 보험판매, 즉 방카슈랑스도 내년에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이상의 두 가지 중심축과 세 가지 주변요인들에 따라 구체적으로 펼쳐질 2005년도 보험상품시장을 예견해 보면 다음과 같다.보험을 크게 보장성보험과 투자저축성보험으로 구분할 때 2005년에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보장성보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저렴한 보험상품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값싼 전화나 인터넷, 그리고 TV홈쇼핑을 통한 다이렉트 판매비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고 현재 전체 자동차보험시장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자동차보험과 1% 정도의 비교적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생명보험의 다이렉트 판매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마찬가지로 보험소비자들은 보장성상품 가운데서도 보다 저렴한 순수보장형(만기환급형이 아닌) 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보험료가 저렴한 정기보험이나 완전소멸형 암보험 또는 질병건강보험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소득여유 계층에 대한 보험회사의 마케팅집중 및 강화 현상으로 투자저축성 보험상품에 노출될 보험소비자들은 아무래도 장기 저금리를 헤징할 보험상품을 갈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변액유니버설보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2005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지난 2003년 여름 한 외국계 보험회사가 판매하기 시작한 변액유니버설보험이 2004년 많은 생명보험회사들로 확대되고 있지만 보장과 투자, 그리고 입출금이 자유로운 복합 퓨전상품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자칫 부실판매가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은 보험소비자들에게도 복병이 아닐 수 없다.따라서 VUL 상품에 접근할 때는 판매인의 전문성을 먼저 따져보는 자세가 요구된다. 실제로 몇몇 대형보험회사들은 변액유니버설상품에 대한 최저 가입보험료를 인상함으로써 무분별한 판매에 제동을 건 바 있다.노후를 바라보는 보험소비자들의 불안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 노후연금이며, 둘째 노후간병을 포함한 의료비 지출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3년 65세 이상 노인진료비가 4조3,700억원에 달했는데 이것은 지난 2000년 한해 동안의 노인진료비 규모가 2조2,000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불과 3년 만에 약 200%라는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낸 셈이다.아울러 치매노인이 급증하는 것도 노후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키는 중대요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4년 10월1일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8.3%인 34만6,000여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에 이르면 5가구당 1가구가 치매노인 가정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따라서 노후연금은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는 물론 치료가 필요한 노인질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2005년에도 여전히 인기상품이 될 수밖에 없으며 노후간병에 대한 불안감을 보장할 수 있는 간병보험 등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제로 최근 보험개발원이 20세 이상 세대주와 주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족의 간병에 대비, 간병보험에 가입하겠다는 응답자는 무려 42%에 이르렀다. 이는 종신보험(25.8%), 저축성보험(24.8%)은 물론 연금보험(23.6%)보다 앞서는 것이어서 노후간병에 대한 보험소비자들의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게 한다.아직 연금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보험소비자라면 최대 연간 240만원(월불입액 2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후 추가적으로 세제비적격 연금보험 혹은 변액유니버설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세테크를 통한 재테크뿐만 아니라 연금소득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어 유익하다. 물론 근로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업소득자라면 당연히 세제적격 연금보험과 변액유니버설보험에 분산가입하는 것이 좋다.노후복지와 관련, 2005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기업연금보험 역시 2005년의 보험시장에서 중대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기업 종사자라면 기업연금보험을 개인연금보험과 연계해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노인의료 및 간병을 위한 보험상품의 경우 생명보험회사뿐만 아니라 손해보험회사에서도 실버보험, 효보험, 웰빙보험 등의 이름으로 폭넓게 판매하고 있다. 실제 지출된 비용을 위주로 보장하는 손해보험상품의 경우 본인이 부담하는 실제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는 반면, 전체적인 보장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고 생명보험회사의 상품들은 정액보험금 위주로 보장이 이루어지는 대신 보장기간은 종신형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보험은 이제 단순한 위험보장이라는 순수한 의미의 수단을 뛰어넘어 갈수록 종합적인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실에서 가처분소득의 효율적인 배분이라는 당장의 목적과 심각한 노후문제의 보장이라는 장래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바로 그런 점에서 전문가를 통한 적절한 조언과 유지관리가 뒷받침되는 것이 전체적인 비용을 줄이고 보험가입에 따른 상대적인 효율을 높일 수 있다.특히 몇 년 전 종신보험을 필두로 최근의 변액보험상품에 이르기까지 보험시장을 주도하는 큰 흐름이 고급화된 선진 보험상품임을 감안하면 최근 몇 년간 지속돼 온 재테크에 관한 일반인의 높은 관심과 참여는 내년에도 지속돼 자산관리와 연계된 전문가집단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결과적으로 2005년에는 경기불황을 극복하려는 소비자들이 순수 보장형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한 발품 팔기와 함께 상대적으로 고가의 투자성 퓨전상품들을 통해 저금리를 헤징하고 노후에 대비하려는 소비자들로 양분되는 보험상품시장의 양극화가 판매채널의 다양화와 함께 더욱 심화될 것이다.김광주ㆍ서울디지털대학교 e-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