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 신천역 부근에서 ‘센츄리21 월드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순 사장. 올해 41세인 그녀는 전세 보증금 3,500만원이 전부인 ‘가난한 아주머니’에서 7년 만에 ‘의사ㆍ변호사 부럽지 않은’ 고소득자로 변신했다. 김씨에게 딸린 ‘사장’이라는 직함은 자영업자에게 흔히 붙여주는 ‘듣기 좋은 호칭’이 아니다. 부동산중개사무실 2곳에 10명의 공인중개사를 두고 있는 ‘중개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김씨가 부동산중개업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남편의 사업실패에 따른 ‘호구지책’으로 강서구 가양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견습생’으로 출발했다. “백일 된 둘째아이 분유값을 친척들이 대줄 정도로 어려웠지요. 정말 독한 마음으로 공인중개사시험도 임신 중에 공부해서 땄습니다.”가계를 홀로 떠맡고 있다는 절박감에 남다른 열정이 더해 ‘빠르고 제대로’ 중개업을 배워갔고 이듬해 5월 강서구 등촌동의 신축아파트 단지 앞에 첫 사무실을 냈다. 김씨가 개업 당시 세운 목표는 ‘월수입 최소 1,000만원’. 그녀는 개업 다음달부터 이 목표를 실현했고 이후 한번도 미달된 적이 없다고 한다.김씨가 꼽는 첫 번째 성공비결은 ‘정보의 DB(데이터베이스)화’다. 틈나는 대로 발품을 팔아 고객들이 궁금해 하는 ‘소소한’ 정보를 취합해 나갔다. 각 아파트 동별 세대수와 평형별 방수, 층수, 입주시기 등과 같은 기본정보는 물론 난방방식, 월평균 관리비와 자신이 직접 그린 내부구조까지 꼼꼼히 기록해 뒀다. 대부분 인터넷 검색만을 통해서는 알 수 없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관리사무소 등에 문의해야 알 수 있는 ‘작지만 귀중한’ 정보들이었다.또 세금 관련 법규는 물론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때 필요한 사항까지 스크랩을 해뒀다. 이렇게 해서 쌓인 메모는 지금까지 200페이지짜리 수첩 4권에 달한다. 김씨는 이를 통해 ‘중개업소가 지닌 국지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예를 들어 고객이 원하는 아파트 평형과 방수가 안 맞을 때 저는 다소 떨어진 지역이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구조의 아파트를 바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내부배치, 난방방식, 관리비 등까지 정리해주면 그때부터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집니다.”또 부동산법규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에게 어물쩍 넘어가지 않고 정확한 지식을 알려줄 때 고객은 한층 신뢰감을 보인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김씨가 지금도 주경야독으로 법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김씨는 ‘모든 것을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무척 치밀한 방법으로 실천해왔다. 중개사무실 입지를 고르는 것만 해도 그렇다. 김씨는 자신이 잘 아는 지역을 선택한 뒤 해당 지역을 샅샅이 훑어본다. 지하철역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지형지물’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도로 신호체계까지 확인 뒤에야 점포자리를 구한다.신규 입주 아파트에 주력해 왔던 김씨가 해당 아파트에 반드시 입주해 살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파트 주민이 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과 함께 소비자의 입장에서 매물을 바라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중개인 자신이 직접 살고 있는 아파트를 소개할 때 고객은 더 신뢰하게 된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김씨는 사업 초기 계약이 성사될 때면 사전에 몇 번이고 ‘연습용’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에게 시쳇말로 ‘초짜’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다.김사장은 최근 국내 한 대형 이동통신회사의 전속 중개인 일도 맡았다. 그 덕에 수입도 늘어 그녀의 표현대로 ‘의사나 변호사 부럽지 않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제 꿈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법인 부설 부동산연구소를 개설하고 개인적으로는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보고 싶습니다. 사업 초기 결심했던 이름 석자가 부끄럽지 않게 말입니다”TIP1. 자신이 잘 아는 지역에 중개사무실을 오픈해라.2. 분명한 소득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점검해라.3. 정보ㆍ지식 수집에 주력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