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트렌드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지난해에 이어 ‘웰빙’(Well-being) 트렌드가 이어지리라는 점이다. ‘잘 먹고 잘 산다’는 뜻에서 순우리말 ‘참살이’로 대체되기도 하는 웰빙은 이제 거의 일상화돼 있다. 특히 올해는 저출산ㆍ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문제제기가 계속되면서 헬스케어산업 등 웰빙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지난해 12월 중순 삼성증권에서 발표한 ‘2006년 5대 이슈’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웰빙 관련 히트상품의 ‘고급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일본에서는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가격 문제로 이미 한 번 실패를 경험했던 ‘식초음료’ 등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은 웰빙의 고급화와 관련해 주목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주문형 아파트, 가정용 보안서비스, 기능성 고급화장품, 케이터링 서비스 등을 꼽았다.같은 맥락에서 ‘영거 루킹’ 상품도 2006년 히트상품이 될 전망이다. 개인의 평균 기대 수명이 길어지고 노년으로 살아가는 햇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 이전 세대에 비해 젊음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이 커지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따라서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06년 히트상품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시판되고 있는 코엔자임 Q10, 콜라겐 음료 등이 계속해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기술, 신소재를 채택한 화장품이 주목받고 성형수술이 60대 이상 노년 여성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인기를 얻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노년에서도 정력과 성생활을 지속하려는 욕구가 나타나 발기부전치료제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게 LG경제연구원측이 보는 2006년 한국사회의 모습이다.트렌드 정보 컨설팅업체 아이에프네트워크는 이를 ‘셀프 테라피 트렌드’로 표현했다. 지난해 초 이 업체가 발표한 ‘2006히트상품 트렌드 워치’는 4대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셀프 테라피’ 트렌드로 스스로를 관리하고 스트레스에 지친 심신을 치유하는 제품이 각광받는다는 예측이다.월드컵 특수, 디스플레이 ‘뜬다’독일월드컵 특수 역시 올해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로 PDP-TV, LCD-TV 등 고화질 대화면 디스플레이 제품이 또 다른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가장 중요한 배경이다. 특히 이들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은 최근 가격인하 추세에서 월드컵 특수와 맞물려 올해 상당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미 시작된 지상파 DMB 서비스와 함께 이동통신사의 DMB폰 판매에 대한 긍정적 움직임이 예상돼 월드컵 경기를 DMB용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시청하려는 욕구도 표면화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올해 안으로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reless Broadband Internet) 서비스도 실시될 예정이어서 디스플레이 제품의 인기뿐만 아니라 IT산업 전반에서 히트상품이 속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가 6월 중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용체계(OS)인 윈도우 비스타가 연내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오랜만에 IT산업 전반에서 히트상품이 속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2006년 소비시장 메가트렌드’를 발표한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올해 소비문화 양극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그 한 단면으로 복합화와 단순화를 꼽았다. 이에 따라 디지털카메라에 캠코더, MP3, 이동형 저장장치의 기능을 겸비한 만능제품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DMB 상용화를 계기로 DMB, 내비게이션, PDA, 동영상 재생까지 가능한 복합제품이 올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신소비자가 온다지난 연말 LG애드는 20~33세로 구성된 2033세대를 9가지 트렌드 키워드로 요약 분석한 ‘2006 서울 2033 트렌드 키워드9’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행복한 싱글’(Happy Miss Old)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 나타나는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창조적 소비자’, 즉 크리슈머(Cresumer)다. 크리슈머는 제품의 판매와 유통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들로 최근 몇 년 전부터 관심을 끌어온 프로슈머(공급자가 결정한 상품 특성에 만족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꾸미고 변형하기를 즐기는 소비자)나 트윈슈머(인터넷의 사용후기를 참고해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와도 유사한 개념이다. 결국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이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는 단순히 일반소비재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에는 개인 미디어의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인터넷상의 콘텐츠 생산에 있어서도 일반소비자가 점차 공급주체로 변신하고 있다. 프로튜어(ProteurㆍProfessional+Amateur)들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지난해 화제가 됐던 나물이의 요리책, GS홈쇼핑의 일반인 코디네이터 강희재 등이 프로튜어의 전형으로 올해 역시 이런 프로튜어들이 적극적으로 등장하는 한해가 되리라는 게 LG경제연구원측의 예상이다.올해 떠오를 또 하나의 소비자 유형은 그린슈머다. 그린슈머는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로 이는 웰빙 트렌드가 지속되리라는 예상과도 맞아떨어진다. 특히 신세계유통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2006년 유통업계 키워드를 ‘G.R.E.A.T’(Greenㆍ친환경, Recoveryㆍ소비회복, Experienceㆍ고객경험관리, Agglomerationㆍ복합화, Technologyㆍ소매기술)로 발표하고 김치 등 식품파동 이후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린슈머의 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로하스(LOHASㆍ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슬로푸드, 오가닉을 추구하는 그린슈머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유통업계 매장도 보강돼야 한다는 분석이다.한편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는 감성소비자와 ‘인스피어리언스’ 소비자도 늘 것으로 보인다. ‘Indoor+Experience’의 줄임말인 인스피어리언스족은 코쿤족과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으로, 적극적인 소비주체로 부각될 전망이다. 사회의 복잡ㆍ다양화로 가족중시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편안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들이 바로 인스피어리언스족이다. 외부활동을 집안에서 체험하고자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들은 외부에서만 체험할 수 있었던 영화감상, 웨이트트레이닝, 마사지, 전문 커피숍에서 맛볼 수 있었던 고급커피를 집안에서 체험하고 있어 홈시어터, 전동운동ㆍ건강기구, 가정용 고급커피 제조기 등의 소비증가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또한 감성적 만족을 위한 소비에 지출을 집중하며 감성제품에 대해서는 디자인ㆍ브랜드ㆍ희소성을 중시하고 그 밖의 물품에 대해서는 철저히 가격ㆍ품질 등 실용성을 중시하는 감성소비자는 2006년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오감형 소비 본격화2006년에는 체험소비에 대한 욕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소비를 통해 일석이조, 일석삼조식의 총체적 오감만족을 기대하는 소비패턴이 유행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소비 고급화가 진행되고 상품에 대한 감성기대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한층 복합적인 공감각적 감성요소들이 소비의 주 테마로 떠오르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 3월 ‘2000~2004년 히트상품 분석을 통한 중기 소비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면서 주장한 것 중 하나가 오감소비다. 상품을 목적달성의 수단으로만이 아닌 감성적 교류의 대상으로, 그저 보고, 듣고, 즐기는 식의 수동적 오감체험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려는 니즈가 확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결국 이 같은 오감소비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유통업태에서는 시설이 합쳐지는 이른바 ‘업태 결합’이 가속화된다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전문점 등 각종 세입자들이 들어오는 지금의 이마트 죽전점, 롯데마트 구로점 같은 형태가 늘거나 또는 LG디지털 프라자와 총각네 야채가게가 합쳐진 것처럼 이업종간 복합으로 시너지를 추구하는 매장이 잇따라 등장할 예정이다.또 체험에 대한 관심이 늘면 참여형 여가활동을 촉진하는 신개념의 보조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즉 관람 중심의 문화ㆍ체육활동이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변모한다는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라 체험형 소매점도 각광받을 것으로 점쳐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LG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마치 안방에 있는 듯, 전시회에서 관람을 하는 듯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구매에 대한 중압감을 버리고 즐기면서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 주목을 끌 전망이다. 코즈니와 같은 가정용품숍이나 파주의 쌈지 매장은 이러한 성격을 반영한 예라고 할 수 있는데 2006년에는 더욱 확산되리라 예상된다.인간관리 비즈니스 ‘주목’최근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목적지향적인 전략적 인간관리가 중요해짐에 따라 교제ㆍ지원상품이 히트상품으로 부상하게 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1인 미디어는 본격적인 성공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삼성경제연구소의 ‘중기 소비시장 전망’에 따르면 안전한 교류문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파티산업과 케이터링 서비스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다양한 형태의 파티문화를 지원할 공간뿐 아니라 일상적 모임 진행에 부담이 없는 소규모 공간에 대한 요구도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특히 싸이월드를 비롯한 대인관계 관리의 도구인 1인 미디어가 올해 본격적인 성장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006년 이후에는 1인 미디어 전성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측은 이미 2005년에 싸이홈피 열풍을 이어서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가 파죽지세로 성장한 바 있다고 분석하고 특히 미국과 일본도 예외가 아니어서 미국의 경우 2004년 대비 4배 성장, 일본의 경우 10배가 성장한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블로그 전성시대를 맞을 뿐 아니라 블로그를 매개로 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출현이 예상된다.유니버설상품 인기글로벌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가능한 상품이 거대시장을 형성할 예정이다. 따라서 트렌드 예측 전문가들은 유니버설상품과 디자인, 또는 멀티컬처상품이 새로운 히트상품군을 형성할 것으로 봤다. 예컨대 트렌드 정보 컨설팅업체 아이에프네트워크에선 멀티컬처제품과 유니버설 디자인이 뜬다는 주장이 나왔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하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효용성을 갖춘 제품이 인기를 끈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애플에서 내놓은 MP3플레이어 ‘셔플’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나치게 많은 기능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특히 유비쿼터스 소비가 진전되고 사회지향적 웰빙이 확산되면서 연령, 성별, 장애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된 상품이 유니버설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게 삼성경제연구소측의 분석이다. 또한 오작동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동등하고 쾌적한 사용 등 유니버설의 기본개념은 선진기업이 주창하는 기술과 감성의 조직문화와 일치한다는 것이다.유니버설상품 중에서도 2006년에는 디지털기기의 패션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2005년에 슬림폰, 초콜릿폰, 아이팟 시리즈 등 디자인 리더십을 가진 다양한 패션 디지털기기들이 선보인 데 이어 2006년에는 패션강화형 디지털기기의 판매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명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채택한 디자인 강화형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DMB단말기, PDA, 디지털카메라 등이 선보일 것이며 이들 디지털기기가 시장의 주류로 부각될 것이라는 게 LG경제연구원측의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