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내수경기가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치열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이관응 엘테크신뢰경영연구소 소장(47)은 지적한다. 구성원이 신바람나게 일하는 기업, 즉 ‘건강한 일터’로 가꾸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건강한 일터’란 어떤 곳입니까.구성원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곳입니다.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에 충분히 공감하고 상사의 지시가 없어도 일에 적극적이며 구성원 상호간에 갈등이 없는 일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수가 적고 사회적 위신이 떨어지는 직종에서 일하더라도 자기 일에 대한 구성원의 자부심이 매우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구성원과 조직이 한마음이기 때문에 업무성과가 크고 특히 조직이 어려울 때 더욱 단합하여 위기를 돌파하는 장점이 있습니다.생존의 필수조건이란 얘기인가요.이전에는 기업의 경쟁력을 측정할 때 매출, 시장점유율 등 재무적인 것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람’입니다. 기술개발도 시장개척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제품이 좋아도 구성원이 협력하지 않는 기업은 성장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구성원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일터’를 만드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일터는 왜 생긴다고 봅니까.구성원과 상사, 구성원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대화가 적으면 목표를 공유할 수 없고 상호간에 신뢰를 형성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갈등과 반목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지요. 특히 기업이 어려울수록 더 많이 대화해야 합니다.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모든 것을 비밀리에 진행한다면 구성원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대안이 필요한 일일수록 구성원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켜야 합니다.어떻게 해야 ‘건강한 일터’를 만들 수 있나요.무엇보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큽니다. ‘건강한 일터’에 대한 비전이 명확해야 하고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강해야 합니다. 구성원과 최대한 많은 것을 공유하고 먼저 모범을 보여 구성원이 경영진과 회사를 믿고 따르도록 해야 합니다. 자기에게 익숙한 방식보다 구성원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또 많은 문제가 중간관리자 선에서 나오는 만큼 중간관리자에 대한 교육과 교정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필수입니다.국내기업들의 ‘일터 건강지수’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요.미국의 경제지 <포천>이 매년 발표하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비해 건강지수가 크게 떨어집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욱 열악합니다. ‘건강한 일터’에 대한 개념도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 관심을 갖는 기업도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건강한 일터’에 주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