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원·오강현 사장 뛰어난 실적으로 승승장구

공보관 출신 관료들이 바깥에서 기업인 못지않게 능력을 발휘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 4월 서울산업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윤총장은 이희범 산자부 장관의 후임으로 교육계에 투신한 것. 행정고시 12회 출신인 윤총장은 93년 재무부(현 재경원) 공보관을 지낸 후 대통령 조세금융비서실장, 관세청장, 재경원 차관, 산자부 장관을 역임했다.윤총장과 행시 동기인 오영교 무역진흥공사 사장은 수출기업들에 각종 정보제공를 제공하는 등 수출 촉진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4월 말로 임기가 끝난 오사장은 93년 상공부에서 공보관을 지낸 후 상공부 차관을 역임했다.94년 산업자원부 공보관을 지낸 오강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산자부를 떠난 후 한국철도차량 사장, 강원랜드 사장을 거쳤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오사장은 ‘경영도 1등, 홍보도 1등’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해 지난해 8조1,953억원의 매출과 2,883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오사장은 ‘좋은 경영실적을 널리 알려야 기업가치가 올라간다’고 판단, 태권도 선수단을 홍보실에 배속시키는 등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공보관과 대변인을 지낸 행시 14회 출신 관료들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강권석 금감원 부위원장은 지난 2000년 8월∼2001년 5월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을 맡으면서 당시 이근영 금감위원장의 입과 귀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동규 수출입은행장도 김대중 정부 시절 당시 이헌재 재경부 장관과 진념 전 장관 등 2명의 장관을 모시면서 1년 넘게 재경부 입장을 대변했다. 배영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지난 94년 당시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재정경제원으로 합쳐질 때 초대 공보관을 지냈다. 연원영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공보관을 두 차례나 지냈고,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은 지난 98년 취임 당시 보증보험 실적악화로 경영위기에 빠진 보험사를 강력한 혁신 운동을 추진, 공적자금이나 외부자금 조달 없이 회생시키는 수완을 보였다. 박사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7년 재경부 공보관을 지냈다.이밖에 엘리베이터 안정장치 및 빌딩 자동화사업 시스템을 제작하는 기산정보시스템의 강근희 회장, 매체광고 등을 전문으로 하는 온앤오프의 구본룡 회장, 한중훼리의 박원경 사장도 각각 산자부, 해양수산부, 산자부에서 공보관을 거쳤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검사업체인 솔트론의 김정곤 사장은 2000년에 산자부 공보관을 맡았다.윤진식 산업대 총장은 공보관 출신의 약진 현상에 대해 “공보관은 인맥을 넓히고 다양한 지식을 섭렵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보직”이라며 “이 같은 경험이 사회에 진출하는 관료들에게 큰 이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