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업체와 치열한 경쟁, 쏘나타 ‘미 JD파워 1위’

2004년 5월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발표한 ‘2004 상반기 신차 품질조사’ 결과에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국내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중형차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소식은 당시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매체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던 뉴스였다. <뉴욕타임스>는 “10년 전만 해도 형편없이 싸구려차라는 평판을 들었던 현대차가 지속적인 성능향상 노력을 기울여 일본 도요타, 혼다와의 품질 차이를 없앴다”고 보도했다.경기부진과 극심한 내수침체에도 그나마 국가경제의 성장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은 자동차산업 등 몇몇 효자산업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현대자동차는 이처럼 해외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은 자동차산업 대표선수다.자동차는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수출업종인 만큼 현대자동차의 성장사는 수출사로 설명할 수 있다.우선 현대차의 도약기를 설명하는 말은 역시 ‘포니’다. 현대자동차는 1966년 12월 미국 포드사와 자동차 조립생산 계획을 맺고 합작회사 형태로 승용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우리 기술과 고유브랜드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만이 앞으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100% 국산자동차 개발에 매달렸다. 이것이 76년 1월 최초의 국산 고유모델 ‘포니’로 나타났다. 이 모델은 같은 해 에콰도르와 과테말라에 수출까지 하게 됐다.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판 것이 현대자동차의 첫 수출이었다.꾸준히 자체 기술과 고유모델 개발에 힘쓴 현대자동차는 86년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 진출했다. 당시 미국진출은 자동차업계의 숙원이었다. 따라서 이를 두고 국내 언론에서는 “어느 한 기업과 그 종업원만의 자랑이기보다 국민 모두가 기뻐해야 할 경사”라고 표현했다. 미국에 진출한 현대자동차의 모델 ‘포니엑셀’은 유례없는 인기를 얻었다. 87년에는 일본의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을 누르고 미국시장 수입 소형차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이후 88년에 전차종에 걸쳐 100만대 수출을 돌파하게 된 현대자동차는 90년대 초에는 유럽시장에까지 진출했다. 독일, 터키를 거쳐 96년에는 인도에 현지공장을 설립했다.이처럼 글로벌 기업으로서 면모를 갖춰나가기 시작하면서 마케팅 차원에서도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2한ㆍ일월드컵 공식후원업체로 선정된 것. 특히 공식업체로 선정되던 즈음인 90년대 후반에는 기아자동차 인수와 함께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거듭났다.2002년에는 미국과 중국에 공장을 세우면서 인도와 더불어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2004년 11월 말에는 현대자동차의 자회사인 인도법인 HMI(Hyundai Motor India)가 총 2만 4,566대로 인도진출 이후 월간 최다 판매기록을 수립했다. 베이징현대도 11월 판매실적 1만7,300대로 2002년 12월 중국진출 이후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2003년에 쏘나타 단일차종 국내 최초 250만대 생산 돌파, 연간수출 100만대 돌파, ‘100억달러 수출의 탑’ 수상 등의 기록을 세운 현대자동차는 2004년에는 수출 통산 1,000만대를 돌파하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최근 우리 경제는 극심한 불황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수출 호황과 몇몇 대기업의 선전이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여기에 늘 언급되는 기업인 덕분인지 이번 조사에서 전 연령대에 걸쳐 고른 득표수를 기록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경우 2위인 현대건설보다 오히려 더 많은 비율의 조사 대상자가 한국경제 기여한 업체로 현대자동차를 꼽은 점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