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경영성과를 달성, 저력을 과시했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철강사로 발돋움한 포스코는 <한경BUSINESS>가 ‘한국 100대 기업’을 선정하기 시작한 2001년부터 3~7위를 오가며 초우량 기업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포스코의 2003년 매출액은 14조3,593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9,806억원으로 80%가 늘었다. 특히 재무구조 건전성이 한층 강화돼 자기자본비율이 70.4%(지난해 67.1%), 부채비율이 42%(지난해 49.1%)로 각각 3.3%포인트와 7.1%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또 회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1.3%로, 생산규모가 포스코보다 큰 유럽의 아르셀로나 JFE, 일본 신일철의 한 자릿수 이익률과 대비해 괄목할 만한 격차로 앞서고 있다. 세계 톱 철강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경영성과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에 힘입어 ‘한국 100대 기업’ 순위도 지난해 7위에서 올해 3위로 훌쩍 올라섰다.포스코의 이 같은 실적은 중국 등 국내외 철강 수요산업이 호황을 맞아 철강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선데다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등 포스코가 전략적으로 개발 육성하고 있는 고부가 제품의 판매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고경영층의 진두지휘로 전통적인 철강산업에 IT를 접목해 생산, 구매, 판매 등 경영 전반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프로세스 혁신(PI), 6시그마 운동 등 성공적인 경영혁신 활동으로 생산성은 높아지고 비용은 대폭 절감됐다.덕분에 최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국내 상장사 부가가치율(부가가치를 매출액으로 나눈 수치) 조사 결과 포스코는 부가가치 증가액 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상장사들의 부가가치율이 평균 1.39%포인트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인 셈이다.올해도 포스코는 굵직한 목표를 세웠다. 획기적인 도약을 위해 과감하게 목표를 설정하는 스트레치 타깃(Stretch Target)으로,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7.5%가 늘어난 16조8,750억원,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3조1,79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또 조강생산은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2,930만t 규모로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세계적인 철강원료 수급불균형에 따른 원료가격 상승과 해송운임 급등 등의 원가 상승 전망에도 불구하고 매출목표를 대폭 늘린 것은 극한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 고부가 제품 판매비중을 높여 올해도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에서 나왔다. 특히 추가 설비 증설 없이 고객, 주주, 종업원 모두에게 최대의 성과를 가져다주겠다는 포부다.더불어 향후 5년간 국내외에 13조5,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우량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포스코의 중기경영계획에 따르면 국내 철강부문 10조7,000억원, 해외 철강부문 2조1,000억원, 비철강부문 7,000억원 등 총 13조5,000억원을 투자, 제품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이처럼 대대적인 투자활동을 통해 생산능력 확대는 물론 자동차 강판, 고급 API재 강재, 스테인리스 400계, 고급 전기강판 등 4대 전략제품을 집중 육성해 제품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뿐만 아니라 산업구조 고도화, 실업난 해소 등 사회경제적 기여도 또한 적잖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공급 부족 현상을 완화해 국내기업의 철강재 구입난을 줄이는 한편 철강산업에서 2만여명, 철강 외 산업에서 5만여명 등 총연인원 7만여명의 고용유발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조강생산 능력 향상에 대한 기대도 크다. 2007년까지 고로 개수를 통해 130만t,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포스코 고유의 혁신 제철 공법인 파이넥스(FINEX) 데모플랜트의 증강 및 신설로 170만t을 증산, 총 300만t 규모의 조강능력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또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는 2008년께 3,200만t 규모의 조강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슬래브 및 열연의 공급부족 현상을 상당부분 완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해외사업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향후 10년 내에 중국, 인도 등 동남아에서 포스코 특유의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1,000만t 규모의 생산기지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특히 중국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11월 포스코 차이나 출범으로 뚜렷한 윤곽이 잡힌 상태다. 중국 내 투자사업 지주회사인 포스코 차이나는 초기 자본금 총 3,500만달러 규모로 우선 청도포항불수강, 소주프로세싱센터 등의 지분 10%를 인수할 예정이며, 단계적인 증자를 통해 장가항포항불수강, 순덕포항강판, 대련포금강판 등의 지분도 각 10%씩 인수할 계획이다.포스코의 중국 지주회사 출범은 이구택 회장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성장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중국 경제발전에 맞춰 적절한 설비투자와 철강기술 이전을 통해 35년 성공역사를 중국에서도 꽃피운다는 구상이다.돋보기 / 포스코 윤리경영 선포 1주년“기업이익보다 윤리가 우선”포스코는 ‘좋은 기업’ 구현을 위한 경영혁신에도 관심이 높다. 대표적인 전통 업종인 제철업에 일찍이 첨단 경영공법을 접목, 상당한 성과를 창출한 것은 이미 ‘모범사례’로 정평이 났다.지난 98년 12월부터 회사 전 부문에 걸쳐 ‘버리고 없애고 바꾸는’ 프로세스 혁신(PI)을 단행한 데 이어 2001년 7월부터는 새로운 경영시스템 ‘포스피아’의 가동으로 체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이어 2002년 5월부터는 6시그마를 도입, 변화와 혁신을 포스코의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는 등 왕성한 경영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포스코의 최근 화두는 ‘윤리경영’이다. 지난해 6월 윤리규범 선포를 통해 기업의 윤리적 판단 기준과 원칙, 구체적 행동 기준 등을 세운 후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로 목표를 잡았다.포스코의 윤리규범은 OECD, ILO 등 국제기구의 가이드라인과 GE, IBM 등 선진기업의 실천사례 조사 및 직원 토론회 등을 거쳐 마련됐다. △기본 책무 △고객 및 거래처 △주주 및 투자가 △임직원 △국가와 사회 등 5개 부문의 윤리규범과 △고객과의 거래 △이해관계 상충 △회사 자산의 보호 △정보 보호 및 공유 △직장인의 자세 △건전한 사회생활 △윤리규범 준수 등 7개 부문의 행동준칙으로 구성돼 있다.지난 6월8일 이구택 회장은 윤리경영 선포 1주년을 맞아 “업무를 추진하면서 기업윤리와 회사이익이 상충되는 순간을 맞는다면 당연히 기업윤리를 우선해야 한다”고 피력, 윤리경영의 정착을 강조했다. 또 “임직원의 윤리적 행동은 궁극적으로 포스코의 장래를 보장하는 토대”라고 밝혀 투명한 기업경영 의지를 재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