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국 100대 기업들 가운데 50대 기업들의 유보율(2003년 실적 기준)은 지난해(2002년 실적 기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계속 불투명한 상황으로 치닫자 기업들이 투자보다 유보에 치중한 것으로 분석된다.유보율은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의 합계를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것으로 현금이 회사에 어느 정도 쌓여 있는가를 가늠하는 지표이다. 유보율이 증가하면 단기적으로 기업 자체의 재무구조는 튼튼해진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업들의 유보율 증가는 투자비 감소 내지 투자율 감소세에 따른 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그다지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유보율 1위는 SK텔레콤이 차지했다. SK텔레콤의 유보율은 1만7,796%로 전년(2002년 말 실적) 1만7,239%보다 500%포인트가 올랐다. 반면 지난해 2만5,087%로 1위에 랭크됐던 태광산업은 올해 자취를 감췄다. 2위 롯데제과와 3위 롯데칠성의 유보율도 각각 1만967%, 1만617%로 1,000~2,000%포인트가 상승했다. 지난해 순위에 없던 남양유업(종합 순위 100위)은 9,648%로 일약 4위로 치솟았다. 한국 100대 기업 1위 삼성전자의 유보율은 3,571%로 전년 2,911%보다 1,400%포인트가 올랐다.포스코의 유보율은 2,759%로 전년보다 300%포인트 이상 증가했고, 현대자동차는 140%포인트 이상 증가한 751%를 나타냈다.한국 100대 기업들 중 유보율이 1,000%가 넘은 곳은 22곳으로 지난해 20곳보다 2곳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