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의 정보처리진흥사업협회는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바이러스 감염률이 63.3%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내용이었다. 2위인 대만의 41.1%, 3위인 일본의 35.4%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세계 최고의 바이러스 천국이라는 불명예를 얻은 것이다.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워낙 잘 구축돼 있어 전파 속도가 빠르고 사용자들이 바이러스 공격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백신업체인 뉴테크웨이브의 김재명 사장은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바이러스 백신의 70~80%는 국내업체의 제품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바이러스 검출 능력은 세계 수준에 한참 뒤져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제품의 성능이 현격히 높아지지 않는 한 바이러스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습니다.”그렇다고 국내 백신을 버리고 수입품에 의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에도 세계 수준의 제품이 이미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뉴테크웨이브의 ‘바이러스체이서’라는 것. 단순히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테스트 결과에 바탕한 주장이라고 김사장은 강조한다.영국의 바이러스 백신 평가업체인 바이러스불레틴의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시만텍, 트랜드마이크로, 맥아피 등 세계적 업체들에 비해 국내 제품들의 바이러스 검출력은 매우 낮았다. 특히 변종 바이러스의 검출능력은 절반 정도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바이러스체이서는 모든 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성능을 보이고 있었다.바이러스 체이서는 3가지 면에서 기존의 제품들에 앞서 있다.우선 바이러스 검출능력이 뛰어나다. 변종바이러스, 매크로바이러스 등 6가지 평가항목에서 거의 100%에 이르는 성능을 보였다. 특히 압축파일 형태의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점이 두드러졌다.“최근 압축파일 형태의 변종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이 이런 형태의 바이러스를 잡지 못해 피해가 큽니다. 바이러스체이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23개의 압축파일 형태의 바이러스를 모두 검출할 수 있습니다.”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업데이트가 신속한 것도 강점이다. 하루 평균 35개의 신종 바이러스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타 제품들이 엔진업데이트와 함께 패턴업데이트를 하는 방식인 반면, 바이러스체이서는 이를 분리해 보다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프로그램 자체의 용량이 적어 컴퓨터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특성은 우리나라보다 인터넷 인프라와 PC의 사양이 낮은 국가에서도 쉽게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수출전망이 밝다.김사장이 백신업계에 뛰어든 것은 2000년의 일이었다. 무역회사를 운영하던 당시 한 러시아 개발자로부터 한국의 바이러스 백신 기술이 형편없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 계기였다.그후 러시아의 백신업체인 닥터웹(Dr.Web)과 제휴, 2002년 바이러스체이서를 내놓았다.하지만 그동안 후발업체로서의 불이익이 심해 기업을 이어가기 쉽지 않았다고 김사장은 털어놓았다.“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온갖 오해를 받았지요. PC에 이상이 있으면 무조건 백신 탓을 하는 겁니다. 결코 백신의 잘못이 아닌데 말입니다. 또 백신은 공짜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판매하기가 쉽지 않았지요. 선발업체들의 견제는 말할 것도 없고요.”최근에는 제품의 성능이 알려지면서 사정이 호전되고 있다. 회원이 7만명에 이르는 사용자 동호회가 결성될 정도로 마니아 고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얼마 전에는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웜 바이러스 진단 및 치료 서비스에 참가하는 등 공신력도 높아졌다. 일본과 중국 등에 대한 수출도 반응이 좋다.“일반인뿐만 아니라 기관과 기업의 IT 관리자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품을 개발한 지 2년 만에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한 셈입니다. 3년 안에 국내 백신시장을 석권할 자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