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해킹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초 등장해 역대 최악의 e메일 바이러스로 등록된 ‘마이둠’ 바이러스는 전세계 100만대의 이상의 컴퓨터를 감염시켰다. 이를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무려 50억달러. 또 14시간 만에 36만대를 감염시킨 코드레드 바이러스의 경우 원상복구 비용에만 20억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는 단지 컴퓨터를 정상화하는 데 드는 비용에 그치지 않는다. 정상화되기까지 영업을 중지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손실과 데이터 손상으로 인한 손해도 만만치 않다. 손실된 데이터의 시간당 가치는 소매중개업의 경우 645만달러, 신용카드 판매 허가의 경우 260만달러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보안사고로 인한 피해규모가 이 정도에 이르자 최근 재해복구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모든 데이터를 백업해 해킹, 천재지변 등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보안전문가들은 데이터 복구의 최선책은 백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별도의 장비나 시설에 데이터를 저장하면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무너져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데이터를 백업하는 사용자들은 많지 않다. 특히 개인 사용자들의 경우 대부분 별다른 보안장치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데이터 복구 기술은 사고로 인해 손상된 데이터를 되살리는 것이다. 이 기술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파일시스템의 특성을 이용한다. 파일시스템은 실제 데이터가 저장되는 데이터 영역과 파일의 속성, 권한, 이름 등 파일 자체의 정보가 담겨 있는 정보영역으로 구성돼 있다.해킹이나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해 데이터가 삭제돼도 정보영역은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데이터 복구기술은 손상되지 않은 데이터 영역과 파일정보를 검색해 OS상에서 사라진 데이터를 되살린다. 과거에는 파일정보가 거의 그대로 살아 있어야 복구가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일부분만 있어도 데이터를 되살릴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하지만 모든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일이 손상된 후 사용자가 어떤 작업을 했는지에 따라 복구율이 현저하게 차이 난다. 손상된 지 한달이 지난 파일이 100% 복구되는가 하면 1시간도 지나지 않았지만 전혀 복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손상된 파일이 다른 파일들로 덮어씌워져(overwrite) 있으면 복구가 되지 않거나 복구된다 해도 데이터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더욱이 최근 출시되는 OS들에서는 파일 복구가 더욱 어렵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파일을 치료해도 바이러스가 정보영역에 남아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기 위해 파일을 삭제했을 때 정보영역까지 완전히 삭제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파일을 복구했음에도 파일이 열리지 않을 경우 보정작업을 통해 파일을 읽어 들일 수도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파일정보의 손상 정도에 따라 보정의 효과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반면 사용자들이 조금만 주의하면 복구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데이터를 백업해 두는 것이다. 일일이 백업하기 어렵다면 자동으로 백업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디스크조각 모음을 실행해도 복구율을 높일 수 있다. 여기저기 분산된 데이터를 순서대로 모아두면 정보영역도 순서대로 정리돼 파일을 복구하기 용이하다. 중요한 데이터는 빈 공간이 넉넉한 디스크에 저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간이 적은 디스크에 저장하면 디스크가 조각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데이터 복구 전문업체인 파이널데이터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업이나 기관의 서버뿐만 아니라 개인 PC에 대한 해킹이나 바이러스 공격이 늘고 있다”며 “바이러스 백신뿐만 아니라 침해를 당했을 때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소프트에어를 설치하거나 올바른 사용습관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