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검사, 철도청 기관사 등 금녀 구역 자취 감춰

여성 금지구역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금녀의 벽을 허무는 파워우먼들이 이곳저곳에서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병영은 여전사들이 속속 진입해 보병중대 최전방 소대장부터 전투기 파일럿, 전투함 근무, 특전사, 헌병 등 18개 병과에서 남성군인들과 동등하게 복무하고 있다. 좀체 진출하기 힘든 장성급에 처음으로 오른 여전사는 양승숙 준장. 그는 17대 총선 출마를 위해 예편했지만 낙선했다. 현재는 지난 1월 별을 단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인 이재순 준장(50)이 최고위직이다. 이준장은 1975년 간호사관학교 6기로 임관, 30년간 간호장교로 근무했다. 스타 후보인 대령급에는 6명의 파워우먼들이 포진해 있다.지난해 10월에는 해병대 여성부사관이 탄생했다. 지난해 7월 입소한 부사관 여성후보생 10명이 14주간의 ‘극기훈련’을 거쳐 하사 계급장을 수여받은 것. 이들은 동기인 남성후보생 44명과 똑같이 산악행군을 하는 등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모두 ‘귀신 잡는 해병’으로 다시 태어났다.지난 2001년에는 1945년 해군 창설 이래 55년 만에 처음으로 해군함정에 승선하는 두 여전사가 등장했다. 당시 27세 동갑내기인 정형랑, 이현주 소위는 ‘여자가 배에 타면 왠지 불길하다’ 등의 전통적 선입견을 깨고 잠수정 구조함 청해진함(4,300t급)에 배치받았다.경찰도 아직은 남성파워가 막강한 곳이다. 하지만 여경의 진출이 늘면서 경무관을 배출했다. 서울 방배경찰서장을 지낸 김인옥 경무관(53)이 그 주인공. 현재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 중인 김경무관은 1972년 순경 여성 공채 1호 출신.여경 가운데 최초로 총경의 금녀 벽을 깬 인물은 김강자 종암경찰서장. 김서장은 98년에 최초로 총경에 올랐다. 그녀는 17대 총선에서 민주당 전국구의원으로 출마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사건의 중요성과 살인적 업무량 등으로 검찰 내 대표적인 금녀구역으로 꼽히던 공안부도 여풍에 무너졌다. 지난해 강형민 검사(사시38회)와 서인선 검사(사시41회) 등 2명의 여성검사가 대전지검 공안부와 서울지검 공안부에 각각 배치된 것이다.오랫동안 금녀의 벽이 높았던 자동차검사원도 무너졌다.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은 남성을 대상으로 공개채용해 온 자동차검사원을 여성에게도 개방해 공채를 실시해 2명의 여성검사원을 선발했다. 교통안전공단 산하 전국 47개 국가기관 공인 자동차검사소가 있지만 지금까지 여성 자동차검사원은 한명도 없었다.103년 동안 지속된 열차 여객전무 분야 금녀의 벽도 깨졌다. 청량리열차사무소 소속 이은진, 이은난씨가 2001년부터 영동선과 경춘선을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의 여객전무로 활약하고 있다. 이은진씨는 철도대학 운수경영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여객전무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최초의 철도청 여성기관사는 2000년에 배출된 강은옥씨. 그는 96년 철도대학이 처음으로 여성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운전기전과에 수석입학, 일찌감치 첫 여성기관사 배출을 예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