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이상 대출 소득공제 혜택…투기지역도 이용가능

새내기 주부 정혜란씨(30). 요즘 집 장만할 궁리에 푹 빠져있다. 모아 놓은 돈이 많지 않은 정씨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모기지론(장기주택저당대출). 모기지론을 이용하면 집값의 30%만 있어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지론이 나오면서 정씨는 결혼 1년 만에 어엿한 ‘소유주’가 될 수 있게 됐다.집값의 최고 70%까지를 장기로 빌려주는 모기지론이 출시돼 무주택자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기지론은 담보인정비율(금융회사에서 주택 등 담보물에 대해 돈을 빌려줄 수 있는 한도)이 다른 대출상품보다 높은데다 최장 20년까지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점이 특징. 특히 봄 이사철과 맞물려 출시되면서 인기가 높다.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가 지난 3월 자사 회원 1,3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2.6%가 모기지론을 활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모기지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최장 20년까지 연 6.7% 고정금리 적용모기지론은 유동화 회차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데 지난 3월 출시된 1차 모기지론 금리는 연 6.7%로 정해졌다. 오는 6~7월로 예상되는 2차 모기지론을 이용할 때는 바뀐 금리가 적용된다. 금리변동 주기는 대략 3개월이다. 하지만 한 번 정해진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모두 상환할 때까지(최장 20년)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현재 연 6.7%로 모기지론을 받은 고객은 향후 시중금리가 아무리 치솟아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고객이 근저당권설정비를 부담하면 연 6.6%, 이자율 할인옵션을 선택하면 추가로 0.1%포인트가 떨어져 연 6.5%로 빌릴 수 있다. 이자율 할인옵션이란 고객이 대출과 동시에 원금의 0.5%를 선납하면 이자를 깎아주는 제도다. 1억원을 20년 만기로 빌릴 경우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은 75만7,394원(소득공제 효과 제외)인 셈이다.근로소득자가 15년 이상 장기로 빌리면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연 4~5%선(연봉에 따라 차이)이다. 그러나 전용면적 25.7평을 초과하는 주택을 담보로 했거나 자영업자인 경우 소득공제 혜택이 없다.투기지역서도 집값의 70%까지 대출모기지론의 가장 큰 장점은 대출한도가 높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에서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담보인정비율이 40~60%로 제한되지만 모기지론의 한도는 최대 70%(아파트의 경우)다. 대출 가능액은 주택가격과 부채상환능력, 전세 유무 등에 따라 2,000만원에서 2억원까지다. 상환방식은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인데, 이 방식 한 가지라는 점이 아쉽다. 5년 이상 꾸준히 상환하면 나머지 대출액을 일시에 갚아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거치(이자만 내는 기간)는 1년이다.일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방 1~2개를 초과할 경우 나머지 방의 수에 따라 소액임차보증금(방 1개당 1,600만원)을 공제하지만 모기지론은 이 제한도 두지 않는다. 서울 등 투기지역에서 시가 2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방 3개)를 구입하고 은행 단기대출을 받으면 한도가 7,600만원에 불과하지만 모기지론을 이용하면 1억7,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만 20세 이상의 무주택자라면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다. 1주택 소유자라도 기존 주택을 팔고 새집을 사는 경우라면 가능하다. 새집을 구입할 때는 기존 주택을 1년 안에 매각하겠다는 서약서를 내야 한다. 새집을 구입한 뒤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팔지 않으면 가산금리를 물거나 최악의 경우 대출금 회수를 당할 수 있다.소득 없으면 모기지론 빌릴 수 없어모기지론을 이용할 때는 몇가지 제약이 따른다. 먼저 매달 받는 소득이 원리금 상환액의 3배를 넘어야 한다. 1억원을 20년 만기로 빌린다면 월평균 소득이 227만원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신용불량자, 신용회복지원 등록자, 신용평가등급 최하위자 등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득 증빙자료는 △소득금액증명원 △전년도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최근 월급여명세서나 연봉계약서 또는 3개월 월급여 입금통장 중 한 가지를 인정한다.아파트 동시분양에 당첨될 경우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계약금과 중도금에 대해서는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없다. 중도금대출은 엄밀히 말해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금융공사가 중도금도 모기지론 방식으로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중도금 모기지론도 가능해질 전망이다.또 △재건축ㆍ재개발 예정 주택 △상가주택 오피스텔 상가건물 등 근린생활시설 △다가구주택 △배우자가 아닌 제3자 공동명의 주택 △가압류 가처분 공매 경매 중인 주택 △건축 중인 주택 등을 담보로 모기지론을 빌릴 수 없다. 집값이 6억원을 넘는 고가주택도 모기지론 대상에서 제외된다.시중은행도 자체 모기지론 취급모기지론 취급점은 국민ㆍ우리ㆍ하나ㆍ외환ㆍ제일ㆍ기업은행ㆍ농협 등 7개 은행,삼성생명 대한생명 등 2개 보험회사다. 제2차 모기지론부터는 전 시중은행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을 취급하지 않는 신한ㆍ조흥ㆍ한미ㆍ대구ㆍ부산은행 등도 자체 개발한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최근 잇따라 출시했다. 신한ㆍ조흥은행의 장기모기지론은 금리가 현재 연 5.4%(최저금리 기준)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상환방식도 원리금분할, 만기 일시상환 등 다양하다. 다만 변동금리여서 향후 시중금리가 오를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한미은행은 4월1일부터 장기대출상품인 ‘굿뱅크장기모기지론’을 취급하고 있다. 만기가 10~30년인 이 상품도 금리변동 주기와 상환방식을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최저금리를 기준으로 연 5.62%다. 지방은행 가운데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은 ‘DGB 장기모기지론’, ‘부은장기모기지론’ 등을 각각 출시했다.장기로 대출을 받을 때는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과 시중은행의 장기주택담보대출을 꼼꼼하게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다소 높은 고정금리(모기지론)냐, 낮은 변동금리(시중은행 상품)냐이다. 향후 금리가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점까지 감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