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출신 후보들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특히 최근의 경제 사정이 워낙 어려워서인지 이들에게 주문하는 것도 많다. 공천은 끝났지만 경제에 밝은 후보를 더욱 늘렸어야 했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린다.이제 돌은 던져졌다. 누가 어려운 관문을 뚫고 고지에 오를지 지켜보는 일만 남은 셈이다. 하지만 선거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금배지를 달았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당선되느냐가 아니라 이들이 나중에 어떤 일을 하느냐다. 후보들은 국민들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경제인 후보들에게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특별하지 않다. 따지고 보면 아주 평범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선 국민을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정치를 기대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쟁만 일삼지 말고 경제를 살릴 고민부터 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영업자인 최병용씨(39)는 “요즘 서민들은 정말 먹고사는 문제조차 고민할 정도로 경제여건이 심각하다”며 “아무 신경 안 쓰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경제인 출신들이 앞장서 문제를 풀어 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주역으로 활동해 주기를 바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제를 잘 아는 정치인인 만큼 더 이상 경제에 부담을 주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대학생 김은하씨(21·연세대 2년)는 “대선자금 수사를 지켜보면서 정치인들의 행태에 분노를 느꼈다”며 “17대 국회에서는 더 이상 기업이나 기업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아무래도 이런 일에는 경제를 잘 아는 경제인 출신이 적극 나서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일에도 경제인 출신이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정치적 지도력으로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 사례가 많은 만큼 우리나라도 지금 상태에서 한 단계 점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송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52)는 “스코틀랜드나 핀란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국회의 도움 없이 IT 강국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소득 2만달러 시대를 위한 비전 제시를 거론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말로만 아무리 떠들어 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2만달러 시대로 안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규황 전경련 전무는 “한ㆍ칠레 FTA 국회비준 체결에서 보듯이 국회가 움직이지 않으면 2만달러 달성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며 “여야를 가리지 말고 국회가 발벗고 나서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전무는 “이 과정에서 경제를 아는 사람들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규제 완화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자리를 늘리고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태안산업 이윤호 사장(51)은 “뭔가 하려고 하면 규제가 심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하고 “중소기업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국민들의 대부분은 경제인 출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경제를 잘 아는 만큼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에 손을 대야 할지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북가좌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민아씨(34)는 “실물경제를 잘 아는 사람들을 국회로 더 많이 보내야 지금의 경제위기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