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가축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바늘처럼 생긴 가늘고 긴 치료기구를 침(鍼)이라 한다. 여러가지 역사 자료를 볼 때 침술은 중국에서 체계화된 것으로 보인다.침의 기원은 석기시대부터인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오래된 침술도구는 폄석인데 이것은 돌이나 옥을 갈아서 송곳이나 쐐기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폄석은 피부를 자극하거나 얕게 찔러서 피를 내거나 고름을 짜내는 데 쓰였다. 고대 원시사회에서는 야산이나 어둡고 습기가 많은 곳에 거주하느라 여러가지 풍습통(風濕痛ㆍ뼈마디가 저리고 아픈 병)이나 창상(創傷ㆍ각종 외과질환)으로 고생했을 것을 상상하면 이것의 용도를 쉽게 알 수 있다.전통적으로 사용돼 온 침은 그 크기와 모양, 용도에 따라 9가지로 크게 구분해 9침이라고 부른다. 9침은 참침, 원침(圓鍼), 시침, 봉침(鋒鍼), 피침, 원리침(圓利鍼), 호침(毫鍼), 장침(長鍼), 대침(大鍼) 등이다. 대개는 피부, 근육 등을 깊게 혹은 얕게 찌르기 위한 것이며 때로는 칼처럼 생긴 침으로 피부를 갈라 피나 고름을 빼내고 관절 속의 물을 빼내기도 한다. 9침 가운데 가장 활용범위가 넓으며 침 치료를 대표하는 것은 호침으로, 길이 2∼17cm, 굵기 0.2∼0.4mm 정도이며, 가늘기 때문에 큰 자극 없이 찔러서 오랫동안 둘 수 있다.이밖에 현재 사용되는 침으로는 피내침(皮內鍼ㆍ피하에 넣어둘 수 있는 작은 침), 전침(電鍼ㆍ침자극과 전기자극을 결합해 발전된 침), 약침(藥鍼ㆍ침과 약물작용을 결합시킨 침), 피부침(皮膚鍼ㆍ작은 침 5∼8개를 동시에 찌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피부자극침), 레이저침(레이저 광선을 이용한 침) 등이 있다. 그리고 침을 놓는 부위에 따라 이침(耳鍼), 면침(面鍼), 비침(鼻鍼), 두침(頭鍼), 수침(手鍼), 족침(足鍼), 체침(體鍼) 등이 개발돼 그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침술은 기(氣)의 흐름을 조절하고 정신을 다스려서 내과, 외과, 부인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 모든 병의 치료와 마취, 질병의 진단, 가축치료에도 사용되고 담배를 끊게 하는 금연침도 있다. 침은 삐거나 체했을 때, 어린아이의 경기, 편도선염, 결막염, 졸도 등 급성질환에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신경통, 위무력증, 중풍으로 인한 반신불수나 언어장애 등의 만성질환은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나타난다.침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경혈(經穴)이다. 침을 이해하려면 필수적으로 경혈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흔히 사람들이 체하면 ‘사관을 딴다’고 해 엄지손가락 손톱의 윗부분을 바늘로 따서 피를 내면 대개 체기가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한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에 나오는 사관의 의미는 4개의 관문(關門)이라는 뜻으로 주로 사지(四肢)의 기혈 순환통로를 말한다. 침구학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손과 발에 2개씩 있는 합곡(合谷)과 태충(太衝)이라는 경혈 4개를 사관이라 하며, 이곳에 침을 놓아 기(氣)를 통하게 한다. 합곡은 엄지와 검지 본절 간에 움푹 들어간 부분에 있는데 호구(虎口)라고도 한다. 임상에서 흔히 쓰이는 침자리인데 특히 얼굴과 입병에 주로 쓰며 그밖에도 소화기질환, 감기, 상기도 질환, 기(氣)의 흐름이 막혔을 때 쓴다. 태충은 발의 엄지와 검지의 본절 사이에 있는 경혈로서 경락을 통하게 해 경련을 가라앉히고 눈병과 간 및 생식기 질환을 치료한다.사관을 함께 쓰면 기혈의 흐름을 원활히 소통시키는 효과가 더욱 커지고, 식도에서부터 직장까지 소화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그러나 자극이 강하므로 신체가 허약한 사람들은 주의를 요한다.삼리는 경혈 명칭의 하나이며 팔과 다리에 좌우로 2개씩 전부 4개의 혈이 있는데 그중 족삼리가 대표적으로 쓰이는 경혈이다.주로 소화기질환에 많이 쓰이며 이름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다. 혈자리가 무릎의 아래 능선에서 3촌(寸) 밑에 있어 3리(三里)라고 한다. 그밖에도 삼(三)은 큰 숫자, 온전한 수이며, 천지인(天地人)을 가리키므로 중요하다는 의미가 있다. 이(里)는 밭(田)의 두렁(土)을 나타내는 말로서 위(胃)를 가리킨다. 즉 위장과 깊은 관계를 갖는 중요한 경혈(經穴)이라는 뜻이다.임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 경혈은 치료 범위가 넓다. 소화기계통 질환이 대표적이고 순환ㆍ호흡ㆍ비뇨ㆍ생식계 병증과 무릎이 아픈 데 양호한 효과가 나타나며 전신 강장의 중요한 침 또는 뜸자리이다. 이곳에 침을 놓게 되면 저릿저릿하고 뻐근한 감이 위아래로 뻗치게 된다.또 단전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관원(關元)이라고도 하며 상ㆍ중ㆍ하 3가지가 있는데 상단전(上丹田)은 뇌, 중단전(中丹田)은 심장, 하단전(下丹田)은 관원을 가리킨다. 배꼽과 치골결합(음모가 난 부위에 가로로 만져지는 뼈)을 연결한 선을 5등분했을 때 아래에서 5분의 2 되는 곳에 있다. 선천적인 원기가 이 관원의 깊숙한 곳에 머무른다고 한다.중완도 중요하다. 위장의 텅 빈 부분의 한가운데 있는 경혈(經穴)을 말한다. 위의 텅 빈 부분을 위완(胃脘)이라 하는데, 그 위쪽을 상완(上脘), 그 아래쪽을 하완(下脘), 한가운데를 중완이라 한다. 중완의 해부학적 부위는 실제로 위 유문부에 해당한다.중완은 배꼽에서 4치(寸) 위에 있으며, 급만성 위염ㆍ위경련ㆍ위하수 및 대부분 위장병의 치료점으로 이용된다. 인중은 코 아래와 윗입술 사이의 우묵한 곳을 말하며 독맥(督脈ㆍ양기를 총감독하는 통로)에 속하는 경혈(經穴)의 명칭으로 일명 수구(水溝)라고도 한다.△쇼크로 인한 혼수상태 △차멀미 △배멀미 △정신분열증 △히스테리 △중풍 △갑자기 삔 허리 △얼굴이 붓고 눈과 입이 한쪽으로 비뚤어짐 △안면근육이 경련을 일으킴 △소갈(消渴)이 있어 물을 많이 마시거나 △물에 빠져 인사불성이 됐거나 △전기에 감전되었을 때 이곳을 침이나 뜸으로 자극해 응급치료를 한다. 옛날 사람들은 인중을 통해 방광과 자궁의 질병을 살폈으며 인중의 길이와 깊이에 따라 수명(壽命)을 설명하기도 했다.갑자기 쓰러지거나 음식 먹은 것이 갑자기 체하는 경우를 한 번쯤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면 무척 당황하게 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런 경우 할머니들이 바늘로 손가락 끝을 찔러 검은 피를 내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때 사용한 혈(穴)이 바로 십선혈(十宣穴)이다. 응급시에 쓸 수 있는 10개의 혈(穴)로서 열손가락 손톱 밑 중앙에서 약 2∼3mm 떨어진 곳에 있다.자료협조 = 대한한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