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따라 청약 양극화 뚜렷…강남권 저밀도 재개발 돌풍예고

지난해 10ㆍ29 대책 발표 이후 침체를 면치 못하던 신규 분양시장이 4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7일 접수한 제3차 서울동시분양 무주택 우선공급에는 총 1,296가구 모집에 2,627명이 청약, 2.0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제10차 동시분양 이후 경쟁률 1대1 이상을 면치 못하다 5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1을 넘어선 것이다.이 같은 회복 분위기는 지난 3월 치러진 제2차 서울동시분양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단 한 건의 계약도 하지 못한 아파트가 등장해 분양시장 침체를 단적으로 드러내더니 불과 한 달 만에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 일각에서는 시티파크 청약 열풍과 더불어 분양시장이 완전히 회복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하고 있다. 지난 3월의 계약 저조 현상은 바닥점 찍기의 일환이라는 이야기다.그러나 부동산전문가들은 이를 ‘양극화 심화의 전초’로 해석하고 있다. 김우희 저스트알 상무는 “입지여건, 브랜드에 따라 청약경쟁이 달리 나타나는 양극화 현상이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좋은 입지, 프리미엄이 기대되는 브랜드에만 돈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다.실제로 제3차 동시분양 서울무주택 우선공급분 접수 결과를 분석하면 이 같은 특징이 뚜렷함을 알 수 있다. 부동산114 조연화씨는 “강남구 삼성동ㆍ역삼동, 송파구 잠실동ㆍ풍납동 등 주요 강남권 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마감됐고 양천구에서도 단지 입지여건이 양호한 목동의 단지가, 그리고 성북구 길음동ㆍ삼선동 등은 재개발사업 분양분에 청약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단지는 삼성, LG, 현대 등 메이저급 업체들이 시공을 맡아 입지여건과 브랜드 파워가 동시에 충족되는 곳만 수요를 이끌어 낸다는 점을 확인시켰다.강남ㆍ잠실 저밀도지구 분양 스타트이처럼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질수록 투자전략은 확실성, 안정성 위주로 바꿔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시장이 완전한 회복기에 들어서지 않은 만큼 남보다 한발 앞서 청약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관망하는 수요가 많은 지금이 오히려 극심한 청약경쟁을 피하면서 노른자위 요지를 노려볼 만한 시기라는 것이다.특히 올해는 서울 수도권 재개발ㆍ재건축 단지에 호재가 많다. 서울 강남 청담ㆍ도곡 저밀도지구, 송파 잠실 저밀도지구 등이 한꺼번에 일반분양에 들어가며 강북 뉴타운도 첫 삽을 뜨고 일반에 공급된다. 한강조망권이나 대단지도 있어 구색이 다양하고 선택폭이 넓다.재개발ㆍ재건축으로 개발되는 단지는 입지여건이 좋고 중소평형 중심 단지가 많다. 여기에 3월부터 1순위 자격을 갖춘 5년 이상 무주택자에게 돌아가는 공급분이 기존 50%에서 75%로 확대돼 실수요층에게 한층 유리해졌다. 단 분양권 거래가 금지돼 있고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당첨 금지 등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입지, 교통, 환경, 교육시설 등을 철저히 검토한 후 선별투자에 임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당첨확률이 높아진 만큼 청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5~7월 사이에 분양되는 단지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중구 황학동 롯데와 강남구 삼성동 해청아파트 재건축분, 성동구 금호동 대우, 잠실주공3단지 재건축분 등이다. 중구 황학동 2198번지 일대 재개발로 지어지는 롯데는 1,852세대 중 24~46평형 467세대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주상복합아파트이지만 주택법 개정에 따라 청약통장이 있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도심에 위치한데다 복원되는 청계천이 단지 앞으로 흘러 환경 프리미엄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 올해 경쟁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 가운데 하나다.대우건설이 시공하는 금호11구역은 금호동 4가 292번지 일대 노후주택 재개발지. 서울 중심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무엇보다 한강조망에 탁월한 입지라는 점이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888세대 중 246세대가 일반분양될 예정. 이른바 ‘강남효과’를 누릴 수 있는 강북권 아파트로 분류된다.강남구 삼성동 일대와 송파구 잠실동의 저밀도지구 재건축은 올해 신규분양의 ‘꽃’. 오는 5월 롯데건설이 해청2단지 재건축으로 715가구를 공급하며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해청1단지 재건축분은 6월 중에 공급이 예정돼 있다.6월에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LG건설 컨소시엄이 맡은 3,696가구 규모의 잠실주공3단지 재건축분과 현대산업개발이 맡은 도곡주공2단지, 신도곡 재건축분도 예정돼 있어 분양시장이 북적거릴 전망. 잠실주공3단지의 경우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25평형 408가구 정도다.그러나 이들 강남권 저밀도 재건축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 시세에 맞춰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큰 폭의 프리미엄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25평형 일반분양분 평당가를 1,658만∼1,79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말하고 “하지만 실제 분양가는 평당 1,800만원이 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난 3차 동시분양에서 공급된 잠실주공4단지 평당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1,990만∼2,200만원으로 책정된 점이 분양가 책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