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을 복용해 최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계절을 굳이 선택하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봄과 가을을 꼽을 것이다. 한의학의 입장에서 보면 꼭 계절을 가려야만 하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다만 치료목적의 보약이 아닌 순수하게 예방의학적 측면의 보약은 약을 끓이기도 편하고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봄이나 가을을 선호하는 것뿐이다.우리의 생활에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한방과 보약에 관한 상식이 잘못 알려져 있거나 왜곡된 부분이 많다.제대로 알고 먹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한약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보약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된다. 예를 들면 약을 많이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한다, 어릴 때 녹용을 많이 먹으면 머리가 둔해진다,여름보약은 땀으로 다 나가기 때문에 약효가 없다, 사춘기 학생에게 보약을 먹이면 딴 생각을 해서 학업성적이 떨어진다,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등의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이런 것을 정설인 양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한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런 이야기들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거나 와전된 것뿐이다.한의학적 견지에서 본 보약의 약효는 부족해진 인체의 음양기혈(陰陽氣血)을 보충해 내부장기의 기능을 바로 잡고 음양기혈의 부족으로 생긴 여러가지 병증을 낫게 하는 데 있다. 즉 몸의 전반적 기능을 잘 조절하고 도와줘 그 기능을 높이고 병세의 회복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어떤 이들은 인삼, 녹용 등이 들어 있는 보약을 함부로 사용해 정말 자기 몸의 보(補)해야 할 장기(臟器)나 허(虛)한 곳은 보하지 못하고, 반대로 실(實)한 곳을 보하게 해 음양실조(陰陽失調)를 초래, 질병을 발생케 하는 예를 임상에서 흔히 접하게 된다. 때문에 어떤 보약이든 좋다는 것만 복용하면 좋을 것 아니냐는 단순한 생각을 버리고 정확한 진찰을 받아 보약을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보약을 쓰는 양과 기간은 그 목적에 따라 일정치 않으나 일반적으로 성인의 겨우 약 1개월 정도 쓰고 3개월 이상 쉬었다가 필요에 따라 더 쓰는 것이 좋다. 또한 치료목적의 보약은 단기간에 효력을 나타내지만 보건용 보약은 복용한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서 특이하게 효력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 점이 보약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원래 보약이란 물질대사를 왕성하게 하며 생체의 반응성을 높임으로써 우리 몸의 기능을 바로잡아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과 함께 몸의 영양을 좋게 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약의 기능을 주로 한다. 특히 보약은 일반적으로 몸의 어떤 하나의 장기나 조직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전반적인 기능에 영향을 미쳐 많은 질병들에 대한 치료적 작용을 나타내는 것이 보통이다.이것은 보약에 인체의 각 장기조직들에 직접 영양을 공급해 주는 일반성분뿐만 아니라 여러 질병들에 대한 치료작용을 하는 특수성분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그러므로 보약은 단지 몸을 튼튼하게 할 목적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병을 고치는 약 즉 치료약으로도 많이 쓰이는 것이다. 부족한 기운이나 혈액을 보충하여 몸을 튼튼하게 하고 병을 이겨내는 힘을 강하게 하는 약은 물론 여러가지 소모성 질환이나 허약증상을 치료하는 많은 약들이 보약의 종류에 포함된다. 그러므로 보약에 관한 지식을 충분히 갖고 이것을 잘 활용하면 많은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보약의 성분 및 약리보약의 일반성분은 수분, 단백질, 탄수화물, 유기산, 아미노산, 미량원소, 비타민류, 지방, 색소, 수지, 스테로이드물질, 세포자극물질, 핵산대사참여물질, 호르몬양 물질 등으로 이러한 성분들은 영양보충뿐만 아니라 체내활성 효과를 나타낸다. 보혈약, 보음약에 속하는 보약들에 많이 들어 있다.그러나 보약의 특수성분으로는 호르몬 유사물질, 배당체정유, 페놀물질, 알칼로이드 등 이러한 성분들은 보기약, 보양약에 속하는 보약들에 흔히 들어 있다. 보약에서 이러한 특수성분들은 병을 직접 치료하는 주성분으로 역할을 하고 일반성분들은 주성분이 몸에 가져다주는 부작용을 막아주며 그 효과를 높여주는 보조성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보약과 장수오랜 옛날부터 몸을 보할 목적으로 쓰여온 보약의 절대다수는 몸을 튼튼하게 하며 병 없이 오래 살게 하는 작용을 해왔다. 그러나 보약을 장수의 목적으로 쓰자면 한의학의 원리에 맞는 적응증을 잘 가려서 써야 하며 쓰는 나이와 시기, 쓰는 양과 기간을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 보약이 보약으로서의 효능을 잘 나타내게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과 꾸준한 관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보약을 쓰는 기간에도 효력을 나타낼 수 있지만 쓰고 난 후 일정기간이 지나서 특이하게 효력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건강과 장수를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처방들은 대부분 신장과 비장을 보강하면서 약해진 장기의 기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조성된 것들이다.그러한 기능을 향상시키는 세 가지 방법들을 하나씩 조명해본다.첫째, 보약에 대한 적응증을 잘 가려야 한다. 건강과 장수를 위한 처방은 대개 몸이 튼튼한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고 몸이 약한 사람, 주위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저항력이 약하며 일단 병에 걸리면 쉽게 낮지 않는, 즉 면역반응이 약한 사람에게 쓰인다. 보약이라고 해서 아무에게나 맞는 것이 아니므로 처음에는 적은 양을 써서 반응을 보고 적응증이 되는가, 안되는가를 가려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둘째, 약의 양과 형태, 그리고 먹는 시간까지 잘 챙겨야 한다. 생리적 노화보다 일찍 늙는 것을 막고 몸을 건강하게 하며 오래 살게 할 목적으로 쓰는 약은 알약 또는 고체 형태로 만들어 적은 양씩 비교적 장기간 쓰는 것이 좋다.셋째, 비위의 기능을 도와주는 약을 잘 가려서 써야 한다. 보약 중에는 비위기능에 지장을 줘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약물들이 적잖다. 그러므로 필요에 따라 소화를 도와주는 약을 가미해 처방해야 한다.돋보기 보약을 쓸 때 주의할 점남용은 금물… 생리균형 깨보약은 비록 허약성 또는 소모성 만성병증에 쓰게 돼 있다 하더라도 남용해서는 결코 안되는 약재임에는 틀림없다. 왜냐 하면 체내의 음(陰), 양(陽), 기(氣), 혈(血) 가운데 어느 한 부분만을 지나치게 보강함으로써 정상적인 생리균형을 파탄시켜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이 한창 진행할 때 보약을 쓰게 되면 오히려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이때의 보약이 정기를 보강하는 것이 아니라 되레 사기를 더 세게 만들어주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이런 경우일수록 병적 요소를 제거하는 약을 배합해 써야 하는데, 보약처방은 많은 경우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 외에 몸을 약하게 만드는 원인적인 요소 및 그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여러 병적 증상을 없애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가지 보약처방을 택한 후에는 병세에 맞게 여러가지 대증치료제를 가미해야 하기 마련이다.보음 보혈약에 속하는 약제를 많이 쓰면 비위를 상하게 해 입맛을 떨어뜨려 소화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건위소화약을 적절히 배합해 사용해야 한다. 보기, 보양약은 대체로 성미가 따스하거나 뜨겁기 때문에 음허화왕 증상이 있거나 진액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보혈약, 보음약은 대체로 성미가 차고 진득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양이 부족하고 습이 중초에 많이 차 있는 상태에 있을 때 특히 입맛이 없고 설사하는 경향이 있는 때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