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일본 가장 활발 … U-비즈니스 성공 위한 산학연계 서둘러

#시나리오1아침 일찍 출근한 김부장이 사무실에 들어가면 전등이 자동으로 켜진다. 늦은 시간까지 야근한 김부장이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떠날 경우 전등은 자동으로 꺼진다.#시나리오2김부장이 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뒤 다른 컴퓨터로 걸어가 앉는다. 처음 사용하던 컴퓨터는 로그오프되고 새로운 컴퓨터에 자동으로 로그인된다.#시나리오3회의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김부장은 노트북컴퓨터에 있는 정보를 회의실 벽스크린에 표시되기를 명령한다. 벽스크린과 컴퓨터를 연결할 필요 없이 노트북만 회의실로 가져가면 벽스크린을 통해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환경에 접속할 수 있다는 유비쿼터스는 먼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비쿼터스라는 용어 자체가 개념적인 성격이 강해서 관련 제품 출시에 있어서나 서비스화 차원에서 구체적인 전략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미 세계적인 IT기업을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개념을 현실화시키는 제품과 서비스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유비쿼터스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활발히 진행 중인 곳은 미국과 일본이다. 미국과 일본은 유비쿼터스 기술개발 방향과 전략에서 차이는 있지만 80년대 이후 e비즈니스에서 U-비즈니스로 IT의 포커스를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은 기술적 비전과 실질적인 활용을 강조하며 민간기업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국가 차원의 정책적 추진에 비중을 둔다. 미국은 ‘컴퓨팅’을 강조하는 반면, 일본이 ‘네트워크’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양국의 차이점이다.미국의 경우 몇몇 유명 IT기업에서 유비쿼터스를 위한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아예 가상체험관 등을 세워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는 새로운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 개념은 결국 각 기업의 유비쿼터스 준비전략과 궤를 같이하게 되는데 휴렛패커드(HP)의 쿨타운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지리빙, IBM의 퍼베이시브컴퓨팅 등이 대표적이다.앞서 언급한 세 가지 시나리오는 바로 이중 MS가 주창한 이지리빙의 컨셉을 보여주는 사례다. MS가 1995년에 도입한 이지리빙 프로젝트는 지능적 환경을 기반으로 해 이동 컴퓨팅 기술지원을 위한 시험 프로젝트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방법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지리빙시스템은 상황인식과 위치감지 컴퓨팅, 분산 컴퓨팅 등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대한 많은 가능성을 보여 주는 시제품이다. 당장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아니지만 앞으로 일상생활에서 유비쿼터스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따라서 MS는 이처럼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전사적 차원에서 유비쿼터스를 궁극적인 비즈니스모델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MS가 1년에 투자하는 연구개발비는 60억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를 비롯한 많은 IT기업들이 결국 u비즈니스를 차세대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유비쿼터스를 위한 회사측의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MS측은 유비쿼터스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기가 인터넷을 통해 연동되는 ‘웹서비스’가 완전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보고 웹서비스를 구현해내는 ‘닷넷’(.NET)을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에 둔 상태다. 닷넷에 관한 관심은 이미 2000년부터 세계 유명 IT기업을 중심으로 커져 왔다. ‘닷컴’의 시대는 가고 ‘닷넷’의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따라서 MS는 지금까지 윈도와 오피스 프로그램 등 PC와 서버 기반 소프트웨어(SW) 위주의 영업전략에서 벗어나 웹 진화에 따른 닷넷 웹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사업구조의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닷넷 전략의 핵심은 ‘단순 SW 중심에서 이에 따른 서비스와 제품을 아우르는 혁신기술과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MS는 인터넷을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위한 거대한 플랫폼으로 보고 기업의 e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위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 자사의 제품과 전략을 닷넷 웹서비스에 담아 거대한 웹 플랫폼에 적용하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MS에 이지리빙이 있다면 HP에는 쿨타운이 있다. HP는 2000년에 ‘모든 것이 넷 위에서 움직이는 세상’(Everything has a place on the Net)을 의미하는 ‘쿨타운’ 개념을 제시했다. 싱가포르에 마련된 미래형 도시 쿨타운은 특히 각종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ㆍ전자태그) 기술의 미래상을 보여준다. 필기내용을 기억하는 펜이나 도난당한 차를 원격지에서 정지시키는 기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HP는 이미 유비쿼터스 개념을 도입한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고 있다. 21세기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무선서비스 기술을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어떤 모바일기기(Anytime, Anywhere, Anydevice)로도 고객이 원하는 출력물을 원하는 장소에서 출력할 수 있도록 하는 HP U-Print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HP는 이 같은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유비쿼터스가 구현되는 작업공간이 만들어진 뒤 온ㆍ오프라인이 통합된 유비쿼터스 지역을 형성하면서 결국은 유비쿼터스 세상이 실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IBM에서 제시하는 개념은 퍼베이시브컴퓨팅이다. IBM 역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IBM퍼베이시브연구소에 ‘스마트하우스’라는 독특한 장소를 마련해 뒀다. 이곳에는 IBM이 주창하고 있는 퍼베이시브컴퓨팅이 적용된 미래 가정의 거실, 부엌, 창고 등이 현실화돼 있다. 이곳에서는 “불켜”라는 주인의 목소리로 조명을 조절한다. “분위기 있는 음악”이라고 명령하면 조용한 발라드가 흘러나온다. TV, 에어컨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은 음성인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IBM의 퍼베이시브컴퓨팅은 PC, 전화, PDA, 셋톱박스, 냉장고 등 다양한 휴대용 장치들이 인터넷에 완벽하게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고객, 협력사나 직원들이 e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것은 기존 e비즈니스와 별개의 개념이 아닌 e비즈니스의 연장선상에 있는 개념으로 IBM이 최근 몇 년 동안 최우선적으로 추구해 온 성장사업 중 하나다.일본의 유비쿼터스 연구는 84년 사카무라 도쿄대학 교수가 중심이 돼 제안한 TRON(The Realtime Operating System Nucleus)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총무성 주관으로 2001년에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술의 장래전망에 관한 조사연구회’를 출범시켜 국내외 연구동향 등을 조사 및 분석하는 한편 몇가지 중점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유비쿼터스 국가 기반 구축을 위한 산학연계를 추진하고 있다.기업단위의 준비과정으로서는 역시 통신사업자 NTT의 예를 들 수 있다. 네트워크에 중점을 두고 국가 과제로 수행하고 있는 만큼 NTT는 초고속광처리, 고속무선접속, 정보유통플랫폼 등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유럽의 경우에는 하노버대학과 VTT대학이 수행한 ‘유비캠퍼스 프로젝트’와 2001년에 시작된 ‘사라지는 컴퓨터계획’(Disappearing Computer)이 대표적인 유비쿼터스 프로젝트다. 유럽 역시 유비쿼터스에 사활을 걸고 산학연계로 활발히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사라지는 컴퓨터계획’의 경우 정보기술을 일상사물과 환경 속에 통합해 인간의 생활을 지원하고 개선하려는 프로젝트다. 일례로 독일 테코(TecO)사가 개발한 ‘미디어 컵’(Mediacup)은 일반 머그컵에 간단한 연산장치와 근거리통신장치를 보이지 않게 부착시킴으로써 사용자와 관련한 정보를 알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