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원주의란 이런 것

여전히 언저리다. 언저리 뉴스에조차 소개되지 못할 정도로. 하지만 그 맹아는 역발산기개세의 힘으로 싹을 틔우고 있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www.seoulfringe.net)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실 프린지 페스티벌의 출발 자체가 그랬다.프린지는 1947년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의 주변부(fringe)에서 초청받지 못한 작은 공연단체들의 자생적인 공연에서 시작됐다. 1957년 마침내 ‘페스티벌 프린지협회’(The Festival Fringe Society)가 결성됐고 현재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36개국 1,000여개의 공연단체가 200개에 달하는 서로 다른 공연장에서 1,500개가 넘는 공연물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의 축제가 됐다.서울 프린지 페스티벌도 마찬가지다. 지난 98년 시작된 독립예술제를 모태로 출발한 이 행사는 연극, 무용, 음악, 미술, 독립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분야에서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지향한다. ‘한국적 프린지의 실험과 모색’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시작된 독립예술제는 폐쇄적인 국내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으며, 비주류 문화의 창작활성화와 이를 통해 문화적 다원주의를 실현해 왔다.독립예술제에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로의 도약은 아시아지역의 차세대 문화예술교류를 도모함으로써 아시아 각국의 문화적 차별성을 이해하고 상호간 문화적 다원성을 고양시켰다.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축제적 교류의 장을 통해 아시아 문화예술의 미래를 개척하고 국내의 문화예술인들이 아시아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국내 200여개 연극 무용 음악 미술 등 비주류 공연단체와 홍콩 일본 태국의 문화예술팀이 대거 참여하며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오프(off)를 비롯해 해외 프린지 페스티벌 예술감독들이 초청됐다. 프로그램은 △음악축제 ‘고성방가’ △미술ㆍ전시축제 ‘내부공사’ △독립단편영화제 ‘암중모색’ △무대예술제 ‘이구동성’ △거리예술제 ‘중구난방’ △학술행사 등 6개로 진행된다.음악축제는 홍대 클럽문화를 주도하는 ‘라이브 클럽 연대’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축제기간 중 금ㆍ토요일에는 홍대의 대표적 클럽에서 해머, 아마추어증폭기, 뷰렛, Guyz, 노마크, 슈가도넛 등 밴드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영화제인 암중모색에서는 일본의 ‘이미지 포럼’, 홍콩의 ‘IFVA’, 방콕의 실험화제에 출품된 작품들과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선정한 한국실험영화 60여편을 상영하며 오픈 스테이지, 언플러그드 콘서트, 스트리트 시네마, 금욕파티 등 거리예술제도 준비했다.8월13일~9월7일/서울 홍익대 주변 실내외 공연ㆍ전시장 및 거리/02-325-8150이 주의 문화행사턱&패티 내한공연- 기타와 보컬의 포근한 대화8월25일 오후 7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5만원, B석 3만원20년 넘게 함께 활동해 온 기타와 보컬로 이뤄진 부부 듀오 턱&패티가 서울에서 라이브공연을 갖는다. 지난 2000년 정명훈이 지휘했던 팝스콘서트를 위해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첫 내한공연.오랫동안 함께 음악활동을 해 온 음악적 동반자들에게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듯, 턱&패티 부부에게서도 서로의 모습이 녹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서로의 음악적 색깔이 조금씩 어우러져 절묘한 조화(하모니)를 이룬다.턱&패티는 백인과 흑인의 결합만큼이나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록기타와 재즈, 클래식을 두루 섭렵한 턱과 어려서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다가 보컬로 전향한 패티가 만나 풍부한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패티는 샤카칸, 레온러셀을 비롯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백코러스로 활동했다. 신기에 가까운 핑거재즈기타의 진수를 보여줄 턱 안드레스. 기교 넘치면서도 따스한 목소리를 들려줄 패티. 기타와 보컬의 대화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02-541-6234)네가지 모던발레의 유혹 = 8월28~31일/LG아트센터/V석 8만원, R석 6만원, S석 4만원, A석 2만원창단 20주년을 맞는 유니버설발레단이 세계적인 안무가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최고의 모던발레 작품을 선사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한 ‘컨템포러리 발레의 밤’의 세 번째 시리즈. 특히 세계 정상급 안무가들의 무대라는 점에서 국내 발레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전세계를 스페인의 정열로 사로잡은 스페인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나초 두아토, 유럽문화재단 안무상을 수상한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 하인츠 스포얼리, 유니버설발레단을 이끄는 도전적인 안무가 부예술감독 유병헌, 리옹 댄스비엔날레를 놀라게 한 댄스시어터 온의 홍승엽 등 4명의 안무가가 각기 다른 색깔의 무대를 선사한다. 세계 무용계의 흐름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 (02-2204-1041)청산별곡Ⅱ- 청자 속으로 날아간 새 = 8월28~31일/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V석 5만원,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2,000원서울예술단이 가무악(歌舞樂)의 대표작 ‘청산별곡Ⅱ’를 재창작해 무대에 올린다. 가무악은 음악과 노래와 춤이 함께하는 종합예술로, 서양의 뮤지컬에 견줄 수 있는 한국 전통예술.이번 재창작공연 ‘청산별곡Ⅱ’는 13세기 고려시대, 몽고군의 잦은 침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고려인들의 애환과 역사적 불행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담았다. 8만마리의 새가 새겨진 청자를 쿠빌라이 황성에 바쳐야 하는 한 도공의 집념과 사랑이 예술혼으로 승화되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감동과 예술적 만족감을 전해주는 새로운 시각의 가무악을 경험할 수 있다.( 02-523-0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