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LG전자 인턴십 프로그램 ‘유명’… 대학·기업 연계 프로그램 증가세

“단순한 업무보조는 필요 없다. 자신의 능력과 업적을 증명해 보여라.”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부생 및 대학원생에게 기업들이 요구하는 것이다. 기존 업무를 도와주며 ‘직장생활은 이런 것’이라고 체험하는 수준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살벌한 경쟁 속에서 첩첩관문을 통과해 ‘신입사원 후보’가 되기까지 인턴들도, 기업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옥석을 가려내 최고의 인재를 뽑기 위해, 취업 희망자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기업과 직무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켤 수밖에 없다.인턴십을 운영하는 기업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은 화장품업체 로레알, 생활용품업체 P&G, CJ, LG전자 등이다. 특히 다국적기업들이 인턴십 제도에 투자와 관심을 높이는 추세다.‘전설의 인턴십’이라 불리는 로레알의 경우 높은 취업률과 탄탄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올여름 인턴십에는 1,200여명이 지원해 현재 15명이 각 부서에서 인턴 근무 중이다. 선발된 이들은 대학 3~4학년생들로 3차례의 관문을 통과했다. 영어실력은 기본, 프리젠테이션 능력과 비즈니스 감각 등이 주요 경쟁요소였다. 이 가운데 4학년생 일부는 각 부서 업무평가 등을 종합해 신입사원으로 채용되고 3학년생들은 향후 1년간 ‘될성부른 묘목’으로 집중 관리된다. 김형규 채용담당 매니저는 “업무보조 수준에 머무르는 일반 수습과정과 달리 인턴 개개인에게 고유 프로젝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분명한 업무목표와 책임이 따른다. 인턴십에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경력개발 요소가 된다”고 밝혔다. 로레알은 지난 3년 동안 인턴사원 중 50% 이상을 정규채용했고 올해부터 신입사원은 100% 인턴사원 중에서 채용할 계획이다.LG전자는 우수인력 확보 차원에서 인턴제도를 해외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은 국내외 대학생들이 함께 해외법인에서 가전제품 신기능 연구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 국내 대학생들과 모스크바국립대학, 인도네시아의 UGM대학, 카자흐스탄대학 등 국내외 대학생 총 34명을 인턴사원으로 선발, 7월28일부터 3주간 국내 사업장 및 해외 현지법인에서 근무케 했다. 전세계 77개 법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시키고 우수인재를 육성한다는 게 목적이다.지난 8월8일까지 6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을 가동한 CJ는 자격을 갖춘 멘토(Mentorㆍ지도자)를 선발, 인턴 육성의 책임을 맡기는 게 특이하다. 멘토와 부서장, 임원의 평가결과 직무수행 능력이 뛰어난 인재는 신입사원으로 채용된다. 입사 전 준비과정을 통해 능력개발 기회를 갖는다는 것도 특징.이밖에 각 대학들이 기업에 직접 인턴십 요청을 하는 경우도 많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인턴십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대학은 전국적으로 54개에 달한다. 인턴십 수요가 있는 기업을 대학이 직접 발굴해 우수학생을 보내고 사후관리를 거쳐 학점을 부여하는 형태다. 이화여대의 경우 여름방학에 삼성전자, 현대홈쇼핑, SAP코리아, 골드만삭스 등 19개 기업에 40명의 인턴십 학생을 파견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도 수시로 기업에 인턴십 제의를 해 학생을 선발, 파견하고 있다. 이 대학 MBA 디렉터 조연주 교수는 “교과목 수강보다 인턴십 등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상당하다”고 밝히고 “현장에서의 체험이 경력개발과 연결돼 최악의 구직난을 타개하는 좋은 방편이 된다”고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