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도 간단한 기술만 배우면 가능

유명한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 designtimesp=24123>에서 주인공인 세키구치 쇼타는 초밥왕이 되기 위해 험난한 길을 걸으며 초밥의 달인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세키구치의 초밥왕 스토리는 만화 속 이야기이다. 일반 창업자들은 세키구치만큼 헌신적이고 열렬하게 장기간에 걸쳐 초밥기술을 쌓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일반 창업자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업종으로 등장한 게 바로 기계초밥 전문점이다.초밥은 남녀노소 누구나 별미로 선호하는 메뉴다.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초밥전문점이 등장했다. 초밥과 관련된 1세대 점포는 일반 일식집이다. 2세대는 회전식 초밥집, 3세대는 전문초밥집, 4세대가 기계초밥전문점이다.회전식 초밥전문점은 회전식 컨베이어벨트에 다양한 종류의 접시에 담긴 초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값에 비해 양이 적고 품질이 떨어져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수제초밥전문점의 경우 맛과 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고급음식점이라 역시 일반 창업자들에게는 별로 호응을 얻지 못했다. 반면 기계초밥전문점은 초미니 점포에서 창업이 가능한데다 초보자들도 간단한 기술만 배우면 손쉽게 창업이 가능하다. 2001년 처음 등장한 기계초밥전문점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기계초밥전문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계를 이용해 생선초밥을 만든다. 기계에 밥을 넣기만 하면 한 덩어리씩 초밥이 만들어져 나온다. 그 위에 생선살과 각종 재료들을 얹기만 하면 된다.생선살도 갓 잡아 바로 초밥용으로 만든 후 냉동시킨 것을 본사에서 공급해주므로 만들기가 어렵지 않다. 고급스러운 비싼 초밥보다 맛은 떨어지지만 대중적이고 일반 생선초밥업소들의 수제초밥과 큰 차이는 없다.기계로 초밥을 만들면 일정량의 밥과 식초물의 농도까지 정확히 맞춰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초밥을 만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수제초밥에 비해 적게 든다. 손님들의 대기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수제초밥은 대부분 전문주방장이 직접 만들고 매장 위주로 판매를 해야 하므로 투자비나 운영비가 많이 들었다. 자연히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었다. 반면 기계초밥은 기계를 사용해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양도 더 많이 준다.기계초밥은 배달과 테이크아웃 위주라 10평 규모이면 창업할 수 있다. 따라서 수제초밥전문점이 오피스 밀집가나 부유층 주택지 부근 등에 주로 입점해 있다면 기계초밥전문점은 중산층이나 서민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도 창업이 가능하다.고급초밥전문점과 달리 대중형인 기계초밥전문점은 판매방식과 객단가가 달라 보다 적극적인 홍보판촉전략이 필요하다.“철저히 준비하고 창업한다면 어떤 일이든지 성공할 수 있습니다.”서울 암사동에서 기계초밥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순식씨(43)는 철저한 준비와 적극적인 경영마인드로 성공한 사례이다.그는 벤처기업에서 17년을 보내고 처음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막막하고 업종선정도 힘들었다. 언론매체에서 기계초밥전문점을 접한 후 자료를 수집했다. 창업자금이 적게 들고 객단가가 높아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에 기계초밥전문점을 선택하게 됐다.그의 점포입지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아파트단지 내 상가에 입점하기는 했지만 도로 쪽이 아니라 그다지 좋은 상권이 아니었다. 우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시급했다. 도로변 상가에는 김밥전문점, 피자배달전문점 등 경쟁업체들이 이미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신씨는 발로 뛰는 홍보와 맨투맨 방식을 선택했다. 초기에는 신문에 전단지를 넣어 돌리기도 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직접 사람들을 만나 홍보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꿨다. 직접 배달을 하면서 전단지와 명함을 돌렸다. 전단지만 들고 나가는 것보다 배달 도중에 홍보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 시각적인 홍보도 같이 되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그는 다른 매장과 달리 자전거를 이용해 배달을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홍보를 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홍보는 별다를 바 없다. 자전거 운전 도중 마주치는 동네사람들에게 항상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는 것. 배달량은 적지만 단골고객 및 지역주민과 유대를 강화하는 방법으로는 최선책이라고.기계로 초밥을 만들다 보니 청결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기계를 믿지 못하겠다는 손님도 더러 있다. 그 자신도 처음에는 그런 의문이 있었기에 이해가 된다고. 마감시간에 매일 끓는 물로 기계를 소독하고 있다.여름에는 계절적 요인에 의해 초밥의 매출이 감소한다. 그 대안으로 우동 및 돈가스 종류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신씨의 성공원인은 철저한 조사와 데이터 분석에 있다. 투자비용부터 현재 지출 및 매출까지 철저히 분석한다. 이런 정확한 분석자료 덕에 추가비용도 10~20% 정도만 들었다. 현재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까지 만들고 있다. 그 데이터를 이용해 좀더 정확한 고객서비스를 할 예정이다.10평 매장에 들어간 창업비용은 총 3,330만원선이다. 점포임대비용은 제외된 금액이다. 세부내역으로는 가맹비 300만원, 인테리어비 1,100만원 등.객단가는 4,800원선이다. 지금은 하루 평균 50만~6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건비와 월세 등을 제한 순수익은 300만원 정도. 마진율은 약 20%이다.도입기 업종이라 실패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안일한 경영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인천에서 기계초밥전문점을 운영했던 김모씨(51).서점을 운영하다 좀더 편하면서 매출이 높은 업종을 찾다가 외식업이 가장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로 초밥을 만든다는 정보를 접하고 운영하기 쉬우면서 매출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업종을 전환했다. 인천에 10평 규모의 매장을 구했다. 매장임대료를 제외하고 총 3,330만원이 들었다. 창업 후 김씨는 한동안 아무 걱정이 없었다. 주변의 주택과 아파트단지의 손님들에게 입소문도 빨리 퍼져나갔다. 매출이 높은 날은 하루 평균 60만원을 웃돌았다. 단골손님들도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김씨는 여름을 맞아서려니 하며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매출이 줄어든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보통 다른 매장에서는 배달과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배달에 상당한 역점을 둔다. 배달을 하면 추가 비용 없이 홍보를 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는 배달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배달주문이 오면 직접 나가지 않고 아르바이트생을 보냈다. 아르바이트생이 없을 때는 배달주문을 거절했다. 직접 조리를 하지 않고 카운터만 지켰다. 직원관리를 잘 못해 주방장이 자주 바뀌다 보니 음식 맛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 주인임에도 주방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매출이 떨어지는 매장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매출이 떨어지면 식자재비용을 낮춘다는 것이다. 김씨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게으른 성격이 매장관리에 그대로 나타났다. 나오기 싫은 날은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기거나 아예 가게 문을 열지 않았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쳤다는 속담이 있다. 그는 창업 전부터 해오던 부동산 관련 일을 같이 하다 보니 양쪽 모두 신경을 쓸 수 없었다. 욕심이 과했던 것이다. 자연히 매출이 떨어지는 매장을 등한시하게 됐다. 매출이 하루 평균 25만~30만원선으로 하락했다. 지금은 폐점을 하고 매장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