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방카슈랑스 가장 활발, 일본 2001년부터 본격 시행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결합이란 의미의 ‘방카슈랑스’는 1980년 이후생긴 신조어로 프랑스가 기원이다. 프랑스에서 나온 용어라는 데서 눈치챌 수 있듯이 방카슈랑스가 가장 잘 발달돼 있는 나라는 프랑스다. 유럽에서는 상당히 진전돼 있는 금융제도인 것이다.유럽지난 82년 프랑스는 은행의 생보자회사 설립을 허용했다. 그후 은행이 생명보험산업의 주역으로 거듭나게 됐다. 유럽에서도 프랑스의 방카슈랑스가 가장 성공했다. 85년 보험시장의 64%를 점유하던 보험대리인 판매는 98년에 35%로 감소했다. 반면 방카슈랑스는 31%에서 59%로 높아졌다. 99년에는 프랑스의 생명보험 신규계약의 70%가 은행 창구에서 이뤄지기에 이르렀다. 은행 매출에서 차지하는 방카슈랑스의 비중도 10%에 미쳤다. 프랑스에서는 5대 은행을 포함한 대부분 은행이 보험자회사를 설립해 방카슈랑스 서비스를 하고 있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경우 생보자회사 설립 후 대성공을 거둬 방카슈랑스 케이스 스터디에 빈번히 쓰일 정도.유럽 지역의 상황을 살펴보면 은행의 46% 이상이 보험자회사를 갖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방카슈랑스 제도로 주로 판매한 보험상품은 생명보험 상품보다 개인연금이나 수익률이 높은 투자수익 상품이 주류를 이뤘다. 반면 영국은 방카슈랑스 초기에 연금보다 상품구조나 가입이 간편한 상품을 내놓아 성공을 거뒀다. 고객들이 개인연금은 은행창구보다 기존 보험대리점을 통해 정확한 자문을 받은 후 가입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영국의 방카슈랑스에서 은행업무와 보험업무의 구분은 법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장시간에 걸친 관습을 감독관청이 추인한 것이었다. 따라서 60년대 후반부터 특정분야의 금융기관이 다른 분야로 진입이 인가되는 경우가 일어났다. 67년 트러스티 세이빙뱅크(TSB)에 의해 최초의 방카슈랑스 업무가 시작되고 그후 은행 및 주택금융조합이 보험사가 개발하고 인수하는 보험상품을 판매됐다. 86년 로이드은행이 보험자회사를 설립하고 감독관청도 정식으로 은행과 보험의 계열화 금지의 폐지에 동의했다. 94년에는 주택금융조합에 의한 가계보험분야와 모기지(부동산 유동화증권)보험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손해보험사의 100% 소유가 허용됐다.영국은 보험사인 프루덴셜사가 계약자 600만명의 만기보험금 유출방지 목적으로 자회사로 은행을 설립했다. 유명 사이버은행인 에그(EGG)가 바로 프루덴셜보험의 자회사다.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방카슈랑스는 매우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2000년 이후 가계성 생명보험과 연금상품 부문에서 이들 국가의 방카슈랑스 판매비중은 각각 55% 및 40%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캐나다캐나다는 92년 은행법에 의해 은행 및 보험사가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게 됐지만 다수의 보험상품이 은행지점에서 판매가 허용되지 않았다. 지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신용보험과 여행보험에 한정돼 있다. 또 은행의 고객정보를 계열 보험사가 이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캐나다에서는 은행이 무료 또는 낮은 보험료의 재해사망 보험상품을 은행고객에게 제공해 보험산업에 진입하는 일이 많았다. 이 보험을 신청한 은행고객은 동시에 은행의 보험자회사 고객이 되며 고객데이터베이스(DB)에 올라가게 된다. 이후 보험자회사는 DB를 활용해 보험을 권유하는 다이렉트메일을 보내는 형식으로 방카슈랑스가 발전해 왔다. 96년 말까지 6개 대형 은행 중 5개 은행이 생명보험 자회사를 설립 또는 매수했다.미국미국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카슈랑스가 발달되지 않았다. 금융영역에 대한 구분이 뚜렷한데다 은행의 보험업 진출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대가 많았기 때문이다.미국은 66년 동안 은행과 증권, 보험의 상호진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글래스 스티걸 (Glass-Steagall) 법안을 폐지하고 99년 11월에 금융업종간 상호진출을 허용하는 금융서비스 현대화법(The Financial Services Modernization Act)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지주회사를 통한 보험, 증권사의 설립 및 인수가 허용됐으며 보험대리점 업무도 가능해졌다. 보험사 역시 자회사 또는 지주회사로 은행의 설립 및 인수를 할 수 있게 됐다.99년 방카슈랑스가 완화된 이후 은행의 보험 및 증권 인수를 통한 종합금융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다.아시아일본의 경우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해 방카슈랑스를 촉진하고 있다. 96년 11월 하시모토 전 총리의 ‘금융시스템 개혁을 2001년까지 완료한다’는 이른바 일본식 금융빅뱅의 추진안이 발표됐다. 금융개혁의 3대 원칙(시장원리에 의한 자유로운 시장,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 국제적으로 시대를 선도하는 시장)을 근간으로 한 본격적인 개혁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개혁안은 은행, 증권, 보험의 업종간 영역철폐 및 금융지주회사 또는 자회사 형태의 상호참여 허용, 외환업무 자유화, 주식거래 매매수수료를 비롯한 각종 수수료의 자유화, 상품규제의 철폐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후 98년 3월 외환거래법, 독점금지법 개정에 따라 금융업의 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하게 됐으며, 같은해 6월에는 ‘금융시스템 개혁법안’의 국회 통과로 금융업종간 자회사 방식에 의한 상호진출이 가능하게 됐다. 2001년 4월1일부터 방카슈랑스가 시행됐고, 일본의 일본산업은행(Industrial Bank of Japan)과 다이이치뮤츄얼(Dai-Ichi Mutual)의 전략적 제휴로 방카슈랑스가 태동됐다.그외에도 노무라증권은 99년 6월 정관을 변경하고 보험판매를 업무영역에 포함시켰으며, 생명보험업계 1위인 일본생명(닛세이)과 제휴해 보험상품 판매에 나섰다. 일본생명은 보험금이나 연금의 액수가 처음부터 일정하게 고정되는 대신 보험료로 조성된 투자자금의 운용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변액연금보험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노무라에 제공, 노무라증권의 전국 120여개 지점을 통해 자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최근에는 닛코증권이 미국 보험사인 하트포드와 제휴해 각 지점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와 보험사의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그밖에 싱가포르에서는 메이뱅크(Maybank)가 메이밴라이프(Mayban Life)를 보험자회사로 두고 방카슈랑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태국에서는 뱅크오브이스트아시아(Bank of East Asia)와 블루 크로스 앤드 아에트나(Blue Cross and Aetna)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방카슈랑스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