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손을 쓸 사이도 없이 하루아침에 사람을 불구가 되게 하거나사망하게 하는 중풍은 우리 인간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형벌이 아닌가 싶다. 최근 고혈압을 비롯한 중풍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의 치료로 그 발생빈도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나 중풍은 여전히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사인의 하나라는 점과 불구에 가까운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 특히 아무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와 미처 손을 쓰지도 못한 채 허망하게 당하게 된다는 것 등 현대인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망률을 줄이거나 완벽한 후유증의 처리, 그리고 안전한 예방 및 진단 등에 현대의학이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몇 회의 글로써 독자들에게 중풍의 모든 것을 전달할 수는 없지만중풍에 대한 핵심적인 요체를 알려줌으로써 중풍을 예방할 수 있고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지혜를 키우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원인부터 살펴보자.중풍은 뇌에서 흐르고 있는 혈관이 터지거나(출혈) 막히는(혈전)현상때문에 발생하며 그 손상된 뇌부위에 따라 증상의 차이가 있고 예후가 결정되는 것이다. 뇌혈관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은 동맥경화증, 뇌혈관의 기형, 혈관의 노쇠 등으로 인해 중풍유인 질환인고혈압 당뇨병 고혈지증 심장질환 등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리고 중풍(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중 신뢰할만한 것으로는 연령의 증가(50대 후반으로 갈 수록 중풍발생률은 높아진다), 흡연(비흡연자보다 배이상 높다), 비만과 운동부족, 음주, 과거에 뇌혈관질환에 걸렸던 경력이 있거나 또는 가족력 등을 위험인자로 꼽고 있다.한의학에서는 중풍의 발생원인을 뇌혈관 이상에 의한 것보다는 오장육부의 상태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뇌혈관의 상태는 오장육부의 기능에 의해 영향받고 조절된다는 기본적인 원리에 입각한 것인데 그렇기때문에 한방에서는 중풍이 발생했을 때 뇌를 치료하는 것보다 오장육부의 상태를 개선하는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다.그러면 오장육부의 어떠한 변화때문에 중풍에 걸리게 되거나 걸릴가능성이 있게 되는 것일까. 중풍의 원인을 한의학적으로 파악하게되면 원인규명을 본질적으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풍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도 크게 유익하다.한방에서는 중풍의 가장 큰 발생원인을 흥미롭게도 간장의 문제로지적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해서 간장내부의 질서와 균형이깨지면 중풍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중풍이라는 말의 어원을 살펴보면 풍(風)에 맞았다(中)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바로 이 풍기운이 간장에서 만들어지고 운행되기 때문에 간과 관련된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간장내에 있는 풍기운은 평소 인체의 성장과 활동,에너지대사 등에 관여하여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존재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간장내에 진액이 마르고열이나 화의 기운으로 꽉 차게되면 풍은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면서우리몸을 공격하게 된다. 그 기운은 마치 자연계의 태풍을 연상할정도이며 이 가공스런 기운이 뇌를 공격하면 그게 바로 중풍이 되는 것이다.이와같은 간장의 병적상태를 유도하는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스트레스다. 과도하거나 누적된 스트레스는 간을 화나게 해서 열적환경으로 변화시키게 되는데 바로 이 열이 간장에 있는 좋은 진액을 건조시켜 풍을 동하게 하는 여건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영양과잉의 음식섭취는 간장내에 후텁지근한기운(마치 장마때의 열대성 저기압과 같은 기운)을 만들어서 태풍을 생산하기에 좋게 만들며 술도 이와 비슷한 환경을 간에 조성하는데 일조를 한다. 또한 휴식없는 과로는 간장의 진액을 소모시켜간장을 건조하게 함으로써 이로인한 열과 화가 풍을 발생시킨다.이외에도 여러 인자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우리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문제들이 중풍 발생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다음호에선간장 이외의 다른 장기와 관련된 문제를 살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