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화물을 단순보관하는 곳에서 하역 유통가공 배송 등을 담당하는 종합유통센터로 변모하고 있다. 96년부터 외국업체의 창고업 진출이 허용됨에 따라 창고시설의 대형화와 첨단 관리기법이 더욱 요구된다.서영물류센터는 이같은 물류업계 요구에 신속히 대처해 온 영업창고중 하나다. 국내 영업창고로는 드물게 창고면적과 물류공정의 기계화 자동화 등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창고면적은 자동창고 7백여평을 포함, 모두 4천여평. 94년말 현재국내 1천6백여 창고업체의 평균 5백여평에 비해 8배 정도 넓다. 단순히 창고 면적만 넓은 것이 아니다. 대량의 화물을 신속히 처리한다. 물류과정을 기계로 처리하기에 가능하다. 부가가치를 높이는유통가공업무는 두말할 것도 없다. 종합물류센터로서 손색이 없는셈이다. 현재 국내영업창고의 68%는 물품의 단순보관에 머물고 있다. 물류설비도 다양하다. 지게차 19대와 화물차 43대, 10m 롤러카펫 1대, 플렉시블 컨베어 4대, 창고청소용 배터리차 3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일반적으로 창고는 경영주체에 따라 자가창고 영업창고 공공창고로분류되며 기능별로는 저장창고 보세창고 유통창고 등으로 대별된다.◆ 창고시설 대형화·첨단 관리기법 도입물론 서영물류센터도 처음부터 종합물류센터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52년 3월 주정업체로 출발한 풍한산업의 후신인 서영주정이 공장이전에 따른 부지활용 차원에서 창고업에 진출한 것이 계기가 됐다.90년 7억원을 투자하여 창고사업부를 발족시켰다. 당시 창고는 재래식으로서 물품을 단순히 보관하는데 그쳤다.창고를 단층으로 건립했기 때문에 화물을 많이 보관할 수도 없었다. 값비싼 지가에 비해 토지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창고와 야적장의 무질서한 배치로 화물차량이 드나들 때 교통혼잡을 야기했다. 물동량이 집중되는 월말이나 월초에는 더욱 더 혼잡스러웠다. 정보화는 물론 엄두도 못낼 일이었다.이같은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물류센터로 변신을 시도했다. 랙(화물저장 선반시렁)시스템의 도입과 창고 내에서의 유통가공사업그리고 보세창고와 보세장치장 설치가 변신의 골자. 교통체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리적 조건도 충분히 고려했다. 삼성항공의 컨설팅을 받은후 창고에 54억원,물류설비에 16억원을 투자했다.우선 화물 적재용 팰릿을 보관하는 랙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랙시스템은 보관 및 피킹작업의 기계화 대량화를 구축하는 전제가 된다.다품종 소량제품이란 취급화물의 특성에 맞게 팰릿랙 슬라이딩랙드라이브인랙 등 다양한 랙설비를 도입했다. 일반영업창고중에서최대의 랙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값비싼 도시지가를 고려한 3단랙의 도입으로 화물보관량이 증가했다. 창고공간의 활용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어 컨베어나 에어 팰릿과 같은 하역기계를 도입, 활용하였다. 입출고 작업의 효율이 향상되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다. 현재는2.5t 트럭 4백여대분의 화물처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화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높이는 유통가공 사업도 도입했다.랙시스템의 도입으로 물품의 분류와 검사, 입출고 작업의 선입선출이 가능해졌기 때문. 재래식창고시절에는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현재 롯데백화점의 선물세트 포장과 랑콤화장품의 한글상표 부착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고소득원천으로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또한 보세창고와 보세장치장을 창고내에 설치하여 통관화물의 이동거리를 최소화했다. 창고 3층의 보세창고와 보세장치장을 통관한물품은 바로 아래층의 일반창고로 보내진다. 5t용량의 화물엘리베이터 4대로 이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작업과정 컴퓨터 제어, 교통체증도 줄여동떨어진 보세장치장을 통관한 화물을 일반창고로 다시 수송하던때보다 하역비와 수송비 포장비 등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통관화물은 30대의 지입화물차로 화주가 지정한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서영은 95년 9월에 보세창고 및 보세장치장 설영특허권을 취득한 바있다.이같은 일련의 작업은 중형컴퓨터로 제어된다. 창고내 위치와 상품의 재고량, 상품분류, 입출고 일정 등을 제어한다.이 전산시스템은 교통체증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입출고 일정에맞게 배차순서를 통보, 창고에 드나드는 화물차량을 분산시켰다.삼성항공이 설치한 이 전산시스템에 약 2억원을 투자했다.서영은 내년의 창고업 개방을 앞두고 대비책 마련에 부산하다. 일본의 경우 등록된 창고업자수가 93년말 현재 3천3백개사에 달한다.이들 창고의 총면적은 9백여만평. 이같은 거대 공룡과 개별적으로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서영은 전국조직망을 만들려고 한다. 서영의 우정수 물류과장은 『창고업체의 영세성과 무허가 창고의 난립으로 대규모 투자가 불가능하다』며 『집단화·공동화를 통한 덩치불리기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조만간 가칭 사단법인한국창고협회를 조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협회에는 냉동창고보세창고 특수창고업체를 모두 참여시킬 방침이다.◆ 한국창고협회 만들 예정현재 서영의 최대 화주는 롯데삼강과 삼성전자. 양사가 7백평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한화와 코벨 그리고 신세계백화점 등이각각 3백평을 임대하고 있다.평당 보관료는 4만5천원으로 아직은 수지를 맞출 수 있는 단계에와있진 않지만 보세화물의 거래관행이 개선되면 조만간 흑자전환될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인터뷰 / 노성익 이사▶ 주정업체에서 창고업에 뛰어든 동기는88년 군산으로 주정공장을 옮기면서 공장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다각도로 검토했다. 오랜 연구 끝에 창고업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90년 6월부터 창고업에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재래식 창고만으로는 많은 한계가 있어 삼성항공에 컨설팅을 의뢰한 후 물류센터로변신하게 됐다.▶ 5백여억원을 호가하는 부지에 굳이 창고를 건립한 이유는.자주 이런 질문을 받는다. 사실 지금도 인근 백화점들이 좋은 가격을 쳐 줄테니 공장부지를 판매하라고 한다. 하지만 영업창고업계의선두가 되어 이를 발판으로 종합물류업체로 성장하려는 민병훈 사장의 경영방침이 워낙 확고해서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있다.▶ 도심형 물류센터를 건설하는데 애로사항은.국내 자가창고중에서 물류센터는 여러군데 있다. 하지만 일반영업창고중에는 거의 없다. 그래서 일본창고업계를 많이 참조했다. 일본의 대표적 영업창고인 도쿄창고와 강동창고단지 등지에 수차례다녀왔다. 유럽과 미국도 자주 다녀왔다. 이들 각국을 다녀온 후에국내실정에 맞도록 설계했다.▶ 서영주정이란 상호에서 유통창고업체를 연상하기 힘든데.현재 서영에는 주정사업부와 물류사업부 2개의 사업부가 있다. 영등포창고를 운영하는 것은 물류사업부다. 물류사업부는 내년 3월께별도의 독립법인으로 발족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경기도부곡소재의 3만여평의 부지를 최첨단 창고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창고업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60%에 달하는 임대율과 무허가 창고의 난립 등 창고업자의 영세성이 가장 큰 문제다. 자본이 부족하다보니 보관 수배송 유통가공 등을 수행하는 물류센터의 기능을 갖추기 힘들다. 또한 아직도 메창고지기?라는 의식이 업계종사자들에게 만연돼 있다. 철저한 직업의식을 가져야 내년의 창고업 개방에 대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