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가장 좋은 제품을 가장 싼 값으로 가장 빠르게 공급한다?경기도 평택시 서탄면에 위치한 정밀금형 및 첨단전자부품 생산업체인 (주)우영의 연구개발(R&D)센터에 걸려있는 「품질방침」은 우영이 얼마나 품질을 강조하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이는『품질은 일본을 따라잡고 가격은 대만을 제압한다』 『우영의 기술을 세계에 심는다』는 창업자 박기점 대표이사 회장(51)의 말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영은 이같은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지난84년 UL마크(미국품질규정)를, 지난해에는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주요 제품중의 하나인 커넥터의 불량률은 16ppm을 기록할 정도다. 아직 일본의 8~10ppm에는 못미치나 멀지않아 이를 따라잡을 수있다(김창우 부사장)는게 우영의 설명이다. 지난해 7월엔 과학기술처에서 주는 벤처기업상을 받기도 했다.박회장의 기술개발 품질중시는 우영이 견실한 발전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박회장은 지난 77년 8년여동안 몸담았던 한국과학기술원(KIST)을 그만두고 단돈 7백20만원으로 창업했다. 대기업들마저 기초적인 전자제품과 금형을 수입해 쓰는 상황을 개선해 직접금형을 제작하자는 동기에서였다. 『기술개발과 인력양성만이 우리기업이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종속을 벗어나 살아남을수 있는 길』(박회장)이라는 원칙을 지켜왔다. 우영이 올해 4백7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데는 이같은 기술중심주의 원칙이 크게 도움이 됐다.우영은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기업규모면에선 아직중소기업(자본금 45억원)이지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면에선 대기업못지 않은 힘을 갖고 있어서이다. 삼성 LG 현대 대우등 가전4사에서 부품개발을 의뢰할 정도의 기술력이 가장 큰 밑천이다. 금형을기반으로 IC 소켓 커넥터 리드프레임 등 전자부품은 물론 팩스 등을 생산하면서 탄탄한 부품제조업체임을 과시하고 있다. 『우영은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가득찬 목장을 갖고 있다』(박회장)는 말로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자체 개발한 금형기술을 바탕으로 정밀전자부품을 일괄 생산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선 비용요인인 금형기계가 우영에선 자산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까지하드웨어를 갖추기 위한 기본투자를 마무리했으며 앞으로는 마케팅이나 회로설계 등 소프트웨어에 주력해 수익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김부사장)는 포부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영은 이에따라내년도 매출액은 올해보다 60%이상 증가한 7백50억원으로 늘려잡고있다. 급격한 경기후퇴를 걱정하는 「경기불시착」론은 우영에는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수익성·현금흐름 호조, 내년 기업공개 예정우영은 IC 소켓 커넥터 리드프레임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경쟁사가 AMP 뒤퐁 몰렉스 등 다국적 기업이나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높은데다 외국회사들은 기본기술을 본국에다 두고 있어 시장의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 LG등 가전4사에 대한 매출이 총매출의75%에 달하고 있다. 안정적인 판매망이 확보돼 있는 셈이다. 대금도 결제조건이 좋은 내국신용장(Local L/C)방식으로 받고 있다. 어음을 받을 경우엔 만기를 감안해 가격자체를 비싸게 받고 있다. 우영은 매출액 규모에 비해 차입금이나 자산규모가 과다한 편이다.매출액 대비 순금융비용부담률이 8.2%로 높은 수준이다. 언뜻 보기엔 지급능력이나 수익성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세 알수 있다. 우선 차입금 비중이 높은 것은 그동안 지속된 시설투자로 인한 것이다. 성장잠재력을 늘리기 위한 투자가 외형 지수를 부정적으로 나타나게했다는 얘기다. 또 소요자금의 대부분은 장기저리로 지원되는 「기술개발자금」으로 충당됐다. 지난해 순차입금이 30억원 늘었으나단기차입금은 오히려 14억원 줄어들었다. 단기적 금융비용 부담이높은 것은 사실이나 장기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는 것이다.게다가 실질적인 자금사정을 나타내는 지표는 대단히 양호하다. 순현금비율이 15.9%로 우량업체 기준(8.2%)을 크게 상회할 정도로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뛰어나다. 유동성차입금상환도 영업활동현금으로 100% 커버하고 있다. 또 이자보상비율이 33.6%에 그치고 있어금융비용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고 있다. 앞으로도 수익성높은 신제품 개발과 관련산업의 호황으로 수익성 및 현금흐름이 계속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추진중인 기업공개가 내년 하반기중 이뤄질 경우 무비용 자금조달이 더욱 늘어나 재무구조는 크게개선될 것이다.우영은 대지가 1만3천평에 달하는 평택공장에 새로운 부품조립라인을 증설하는 작업을 한창 하고 있다. 올해말까지는 준비작업을 모두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생산능력이 40% 가까이 늘어난다. 이에 맞춰 올해 7백만 달러인 직접 수출규모를 내년에 2천만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금형기술을바탕으로 부품산업의 작은 거인으로 성장한 우영의 앞날은 푸른 신호등인 셈이다.★ 미니인터뷰 / 박기점 회장▶ 우영의 기본 경영방침을 좀 설명해 주십시오.한마디로 「우영의 기술을 세계에 심자」는 것입니다. 우영이 설립된 지난 77년만해도 정밀가공을 위한 금형기술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었습니다. 모든 부품을 만들 때 금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합니다. 금형기술이 발전되지 않고서는 부품산업이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창업이후 금형기술 발전에 온힘을 기울였습니다.▶ 사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까.우리나라 사람들이 외제를 너무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80년대초 금형기계 부품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해 거래기업에 납품했는데납품사의 품질검사 여직원이 무조건 불합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꾀를 내어 보세가공지역에 있는 일제제품을 구해다 우영제품과 바꿔넣은 상태에서 검사를 요청했더니 이번에는 일제박스에 들어있는우영제품은 모두 합격인데 우영박스의 일제는 모두 불합격판정을내리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우영의 발전에 따라 경쟁관계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우영의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우영이국산품을 개발하면 기존 가격이 30~50% 인하되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도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WTO(세계무역기구) 출범에 맞춰산업계에서도 「신토불이」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예를들어 AMP와 뒤퐁이 특허를 갖고 있던 「프레스 피트 핀」을 우영 서울대 전자정보연구소가 산.학.연 공동과제로 개발하자 100핀에 3천8백원하던 것이 1천6백원으로 떨어졌습니다. 무려 58%나 하락한 것이지요.▶ 한국기술연구원(KIST;KAIST전신)에서 연구활동을 하다 창업하셨는데요.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하려고 하는 후배들에게 충고를 한다면요.오너의 특성(자기기술)을 살리되 돈벌이에 치우치지 말고 기술을바탕으로 회사를 튼튼하게 만드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회사가 잘되고 나서야 돈벌이도 됩니다. 당장 황금알을 기대하기 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먼저 키워야 하는 것이지요. 구멍가게식의 소단위창업이 힘들 시대이기 때문에 돈을 벌기위해 창업을 하려면 참모로있는게 낫습니다. 어설프게 직장생활이 싫어서 창업하는 경우 대부분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영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은 없었습니까.기능공이 기능경기대회에서 기능장을 받으면 기능을 유지하지 않고야간대학에 다녀 관리자로 빠지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급기술이 생산현장에 남아있지 않고 생산은 항상 견습공이 담당하기 때문에 품질향상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기술자는 기술자로 크는 풍토가 조성돼야 합니다.▶ 앞으로 인생설계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KIST원장과 과기처장관을 역임하신 최영섭박사를 존경합니다. 최박사가 강조하신 과학하는 사람은 △연구소 불이 꺼지도록 해선 안된다 △시계를 보아선 안된다 △물욕이 있어선 안된다는 말이 지금도생생합니다. 제가 KIST에 있을 때는 이같은 가르침을 받들어 한달에 20여일은 연구소에 살아 「야간소장」 「도깨비」라는 별명을얻었습니다. 일선에서 물러나게되면 우영기술연구소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연구에 몰두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