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이 일단 발생하면 환자의 몸안에는 엄청난 변화가 급박하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의사의 치료 손놀림도 매우 바빠진다. 한가지 증상이라도 잘못 다루면 나중에 큰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의사는 주도면밀한 치료 스케줄로 긴장할 수밖에 없다. 많은 증상들이 나타나지만 중풍 초기에 가장 시급하게 치료해야 할 부분은다음과 같다. 고혈압을 조절해서 뇌에 주는 부담을 줄이고 손상된뇌혈관을 복구시키며 뇌출혈이나 뇌혈관이 막힌 결과로 빚어진 뇌의 부종을 완화시킨다. 또 대소변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호흡과 기관지 상태가 청결하게 유지되도록 하고 합병증을 방지하는 것 등이다.그래서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이 접목해 서로의 장점을 상호 보완함으로써 보다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최선이라 하겠다. 두의학의 치료내용은 매우 상이한데 각각 나름대로의 이유와 장점을지니고 있다. 서양의학은 현대적 진단기계와 치료방법을 활용하여고혈압 뇌부종 뇌혈관장애 합병증 등과 같은 급한 상황에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한의학은 간장을 중심으로 한 오장의기능이상을 조절해서 평형을 유지하고 중풍을 유발시켰던 원인물질을 찾아 제거함으로써 근본치료 및 재발방지에 유효하다. 후유증치료에 있어서도 침치료와 약물요법을 통해 마비를 풀어주거나 근육의 힘을 돋우어 주는데 유리하다. 그래서 중풍은 동서의 협진을통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이 아닌가 한다.실제로 본원에서는 1993년 2월부터 6월까지 중풍클리닉에 입원한42명의 환자에게 한방과 양방의 치료방법을 합리적으로 접목시켜치료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가 빠르게 정상기능을 회복했으며환자가원래 가지고 있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의 질환에도 좋은 효과가있었음을 학계에 보고했다. 이중에서 뇌출혈로 우반신마비와 언어장애를 나타낸 환자에 대한 한·양방의 병합치료 케이스를 소개하고자 한다.이환자는 16년전부터 고혈압을 앓고 있던 48세의 남자로 회사에서회의하다가 쇼크로 쓰러졌다. 대학병원에서 뇌출혈로 진단 받은 후발병 10일째에 한방과 양방 병합치료를 받고자 본원에 입원했다.환자는 심한 어지러움과 두통, 180/120 정도의 비교적 높은 혈압과CT사진상에 뇌부종을 동반한 출혈소견, 음식을 삼킬때 사래가 들리는 것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에 대한 두 의학의 진단과 치료를 보면 다음과 같다.(양)대체적인 증상이 뇌출혈과 뇌부종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어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면서 재출혈의 방지와 부종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했다. 이외에 연하장애로 인한 폐렴부작용을 우려하여카테타를 삽입해서 식사와 약물을 공급했다.(한)한의학적인 진단결과 환자의 중풍발생 원인이 간장의 풍이 뇌를 공격한 것에 있는 것으로 분석돼 먼저 뇌로만 몰린 기의 흐름을바로 잡는 약물을 주입하고 3일째부터는 간풍을 완화하는 치료법을적용하였다.두 의학의 협진 치료개시 7일째부터 혈압이 140/90정도로 유지되었고 뇌부종이 호전되면서 두통과 어지러움도 감소됐으며 전반적인컨디션도 안정됐다. 급한 불은 껐다고 생각되어 후유증 치료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심한 우반신 마비와 오른쪽 어깨통증, 언어장애가 대상임.(양)우반신마비와 언어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물리치료와 작업치료 언어치료를 서서히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어깨의 통증은 견수증후군으로 진단하여 약을 투여했다.(한)한방에서는 2주동안에 걸쳐 심장에 막혀있는 담을 제거함으로써 언어장애와 연하장애를 치료했고, 이후에 마비를 치료하기 위한약물을 공급. 근육의 힘을 복구시키는 한약과 통증을 조절하고 막힌 혈도를 풀어내는 침치료도 병행했다.치료를 시작한지 1개월이 지나면서 환자는 부축을 받으며 화장실을다녀올 수 있었고 언어장애도 호전돼 짧은 대화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2개월간의 치료끝에 환자는 지팡이에 의지하기는 하였지만 자력에 의해 그리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