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중 우리경제가 풀어 헤쳐 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작년말부터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국내경기의 급랭을 사전에 막아 경기를 연착륙으로 유도하는 일이다. 설문 분석결과를 보면 정부나 국회내 대다수의 경제정책 엘리트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리라고 보고 있다.그러나 연착륙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행조건들이 충족돼야한다. 그중 가장 급선무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마인드를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많은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설비투자증가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최근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정치적 소용돌이는 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정치권은 현재와 같은 정국경색을 해소시켜 기업들의 투자분위기를 개선시켜 주어야 한다.정책당국도 앞으로의 설비투자가 단순한 생산능력 확충쪽보다는 생산성 향상이나 연구개발쪽으로 이루어지도록 민간기업들을 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차단해 정치적 갈등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원화환율과 금리안정도 도모해야 한다. 올해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실시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자금경색이나 금리상승등과 같은 불안요소가 나타나지 않은 점은 다행이다. 문제는환율쪽에 있다.그동안 국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상대적으로 높이는데 크게기여했던 엔강세가 올해중에는 상당폭 후퇴하리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마저 떨어지게 될 경우 올해 수출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자본시장의 개방속도 조절과 외환시장에 대한 직간접적인개입 등을 통해 원화환율 안정에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또 연착륙과 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경기양극화 현상을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경기활황에서 소외되어 온 경공업부문이나 많은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서 근본적인 해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들 부문에 대한 금융및 세제를 통한 직접적인 지원제공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덮어두는 역할을 할 뿐이다. 따라서 기술 및인력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이들 부문이 자생력을 갖출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우리경제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큰 과제는 경제체질의 선진화이다. 국내기업들의 활동을 옭아매고 있는 각종 불필요한규제들을 획기적으로 완화시켜야 한다. 특히 설문에서 경제정책 엘리트들도 지적한 바와 같이 금융거래와 국내외 직접투자와 관련된법규와 관행들이 주요 손질 대상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또 기업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른 업종선정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주요한경제정책결정 정부투자사업의 선정과 여기에 대한 예산배정이 보다민주적이고도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금년중 우리나라의 대외통상 환경은 상당한 장애물들로 가득차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미국의 시장개방압력의 증가가 될 것이다.클린턴 행정부는 그동안 북미자유무역협정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등에서 다른 국가들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따라서 클린턴 대통령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대외통상부문에서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그 주요 대상은 90년대 들어 교역이 급속하게 확대추세를 보이고있는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리나라도그 범주에 속해 있다. 우리정부도 한시 빨리 대외통상문제 전담기구를 설립하고 통상전문가들을 많이 확보함으로써 통일되고 전문적인 통상협상능력을 배양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시기를 금년내로 못박기보다 보다 유연하게 해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이밖에도 정부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교통난해소 환경보호 교육정책강화등에도 힘써야 할 것으로 본다. 이미 실시된 금융 및 부동산실명제의 정책실효성도 높여 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