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시장이 기로에 섰다. 95년 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제도개선에 힘입어 탄탄한 성장의 길로 접어들지 않으면 과거처럼 열악한상황으로 뒷걸음 칠것인가가 결정되는 전환점에 서있다.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업계로서 지난 95년은 의미있는 한해로기록될 것같다. 지난 10여년간 손보사경영을 짓눌러온 자보의 구조적인 적자가 보험료 인상 및 손해율 하락에 힘입어 다소 개선되는조짐을 보였다. 반면 자동차 내수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향후자보영업에 어려움을 예고하는 징후도 나타나는 등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환경이 조성됐다.이런 와중에 삼성 쌍용 제일 등 일부보험사는 강력한 드라이브정책을 전개, 30%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한 반면 동부 현대 LG 등은 과거와 유사한 보수적인 전략을 고수하는 시장 양극화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이같은 여건속에서 올해 자보시장 추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만 가고 있다. 시장을 둘러싼 여러 변수들로 하여금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기아경제연구소는 「96년 자동차산업 전망」을 통해 국내 자동차보유대수는 95년 8백64만대에서 96년에는 9백97만9천대로 전년대비15.5%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우리나라도 「차량 1천만대시대」를눈앞에 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사정이 열악하고 정부의자동차보유억제책 등의 여파로 보유대수 증가추세는 점차 둔화될것으로 보인다.특히 96년중 예정된 자동차보험관련 정책은 손보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게 확실하다. 아직 자유화 폭등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4월부터 시행될 자동차보험 기본보험료에 대한 범위요율제 도입은 각보험사의 가격경쟁을 촉발시키면서 고객유치경쟁을한층 가열시킬 것이다. 신규계약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무사고 우량계약자를 대상으로한 가격과 서비스차별화를 통한 본격적인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는 얘기다.삼성 동부 현대 신동아화재등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실시하는 무사고 운전자에 대한 대출금리인하혜택 등 각종 서비스경쟁이 실질적인 가격경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가격경쟁은 보험사의 수입보험료 감소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 가입자들은 자신의 무사고경력 등 가입조건을 감안, 여러 보험사중 가장 유리한 회사를 골라가입하는 선택의 지혜가 필요해진다.높아만가는 소비자보호주의 추세에 따라 당국의 자동차보험약관 개정움직임도 업계로선 부담을 주는 요소이다. 그중 보험금 지급기준의 현실화는 피해자보호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이긴 하나 이에 상응하는 요율조정이 뒤따르지 않는 한 업계의 보험수지에 악영향을줄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책임보험의 보상한도 인상조치와 함께시행될 보험금 지급기준 변경내용은 피해자의 상실수익금액 산정기준을 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통원비 식대 장례비를 상향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96 자보정책 손보에 큰 부담현실과 동떨어진 보험금지급기준으로 인해 민원이 크게 늘어나고그 결과 소송제기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데 대한 해법이란 점에선 바람직하다. 그러나 보험금 지급기준의 현실화에 맞춰요율조정이 이루어지는 보험원론적인 처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업계의 고민이다.교통사고빈도의 감소추세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빚어지는 것에 대해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94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87명이었으나 95년에는1만2백명선으로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손해보험협회 내남정 자동차보험부장은 『지난해8월 보험료인상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그러나 하향안정세를 보이던 손해율이 사망자 증가 등에 따라 불안정해지고 보험금지급기준현실화 등으로 부담요인이 적지않다』고 말했다.손보업계는 책임보험 보상한도 인상 및 할인 할증제도와 교통사고감소현상 등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는 요인이 되나 의료비 소득향상 등에 따른 보험금 증가 등 보험물가는 계속 올라 내년중2~3% 포인트정도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쨌든 96년 국내자동차보험은 전년대비 26.1% 증가한 5조8천4백억원대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책임보험에선 보상한도 인상조치에 따른 보험료 인상조치에 힘입어 전년보다 40.2% 증가한 1조7천8백억원 종합보험은 4조1천6백억원의 보험료가 각각 걷힌다는 전망이다.그러나 마이카시대 생필품인 자동차보험이 수지균형을 이룰 때 가입자도 진정한 보험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당국의정책적 지원과 보험사의 자구노력이 필수적이다.지역간 가입자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해결하고 의료 정비수가문제도 관련업계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전체의 이익추구면에서 시급히 정리되어야 한다.삼성화재 손경식 자동차보험업무본부장은 『당국의 정책과 아울러효율적인 판매조직을 육성하고 과학적인 언더라이팅 기능을 확립해나가는 업계의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사고 예방을 위한 공익사업적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결국 약 2조원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자동차보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지구조를 개선해 나가면서 성장의 기반을 갖추기 위해선 보험업계는 물론 당국과 유관업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이는불가능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