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만 해도 은행이 쉬는 공휴일에 돈을 찾는 것은 상상조차 할수 없었다. 요즘은 은행업무가 끝난 시간이나 공휴일에도 얼마든지 돈을 찾을 수 있다. 무인점포의 등장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무인점포의 핵심은 CD(현금자동인출기)와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다. 현금을 자동으로 출금하고 송금과 계좌이체도 카드 하나로 처리하는 CD기와 여기다 입금기능까지 갖고있는 ATM만 있으면 은행원없이도 기본적인 은행 창구 업무는 처리할 수 있다. 은행 영업시간이후의 영업이 가능한 것이다.CD와 ATM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87년 무렵. 은행간 전산망(Inter-Bank System)이 완성되면서부터다. 이후 CD와 ATM은 매년 급격히 늘어나 90년말에는 8대 시중은행에 각각 3백84대와 15대가 보급됐다. 지난해말에는 1천2백51대와 1백29대로 늘어났다. 연평균 26.7%와 53.9%씩 증가한 셈이다. 은행권 전체의 독립무인점포는 지난해 6월말 현재 8백18개, 은행영업점 옆에 붙어 있는 365일자동화코너는 2천3백53개다.◆ CD·ATM설치 연 27%·54% 증가CD에 입금이라는 기능을 한가지 더 갖고 있는 ATM은 가격면에서는CD보다 약 4배가량 더 비싸다. CD가 대당 8백50만원 정도 하는데비해 ATM은 3천5백만원 정도다. 보통 무인점포나 365일자동화코너는 CD 3~4대에 ATM 1대, 통장정리기 1대 정도로 이뤄진다. ATM이많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까지도 기계에다 돈을 입금하는데대한 거부감이 많은데다 무인점포나 365일자동화코너를 이용하는대부분의 사람이 입금보다는 돈을 찾는데 주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기계에 돈을 넣는다는 불안감이 있긴 하지만 돈을 넣는 즉시 온라인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ATM에서의 입금거래 비중도 차츰 높아지는 추세다.신한은행이 지난해 9월에 ATM거래 종류를 조사한 결과 유인점포 옆에 붙어있는 ATM의 경우 지급이 전체 거래의 50%로 가장 높았고 입금이 28%로 그 다음을 이었다. 통장정리와 자금이체는 각각 19%와3%였다. 무인점포의 경우에는 지급이 44% 입금이 37% 이체와 통장정리가 각각 15%와 4%였다. 무인점포보다 유인점포의 ATM에서 입금과 이체 거래 비중이 낮은 이유는 창구직원에 의뢰할 수 있는 비율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왕이면 기계보다는 은행 창구에서직접 입금하고 이체하는게 더 믿음직스럽다는 의식이 남아있는 것이다.특히 ATM이 도입된지 얼마 안되는 92년까지는 봉투입금식 ATM이 많아 입금 거래가 더욱 저조했다. 봉투입금식이란 봉투에 돈을 넣어ATM에 입금한 후 자신이 얼마를 넣었다고 금액을 누르면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은행 본점 호스트 컴퓨터에서 처리되는 방식이다. 봉투입금식은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며 한국IBM 한국AT&TGIS 등에서 공급하고 있다. 봉투입금식 ATM은 초기에 소량 선보였다가 곧 일본식인 산폐입금식으로 대부분 교체됐다.산폐입금식이란 돈을 기계에 넣으면 기계가 얼마인지를 세어서 즉석에서 입금액을 온라인 처리해주는 방식이다. 산폐입금식 ATM은청호컴퓨터 LG전자 효성컴퓨터 등에서 공급하고 있는데 청호컴퓨터가 금융권 ATM 시장의 76%를 점하고 있으며 LG전자와 효성컴퓨터가각각 10%씩을 차지하고 있다.일본에서는 대부분의 ATM이 기계에 돈이 모자라면 자동으로 보충하고 기계에 돈이 꽉 차면 자동으로 회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나국내에서는 아직 지폐자동보충 및 회수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지폐자동보충 및 회수 기능은 ATM과 CD 뒤에 지폐가 채워진 큰 자동 기계를 설치해 이 기계가 스스로 알아서 각 ATM과 CD에 돈이 얼마나들어있는지를 체크하고 적당량을 채워 놓는 것을 말한다. 기계가ATM과 CD에 늘 적정량의 지폐가 채워져 있도록 자동으로 처리하는것이다. 지폐자동보충 및 회수 기능이 보강되면 돈이 급히 필요한이용자가 CD나 ATM을 찾았다가 기계에 지폐가 모자라는 바람에 허탕치는 짜증스런 일도 없어지게 된다. 신한은행의 이충상대리는 『지폐가 자동적으로 보충되고 회수돼야 진정한 의미의 무인점포 실현도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지폐자동보충 및 회수 기능을 갖춘ATM은 빠르면 올 상반기에 국내에도 선보이게 된다. 은행 영업시간이후의 은행 거래가 더욱 편리해 지는 것이다.